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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것의 역사 (빌 브라이슨

세포들(1)

모든 것이 단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되었다. 첫 번째 세포가 둘로 분활되고 둘이 넷이 되는 일이 계속된다. 그런 분할이 47회만 반복 되면 1경 개의 세포가 생기게 되면서 인간으로 태어날 준비가 끝난다그리고 각각의 세포들은 모두 탄생에서 죽음을 맞아하는 순간까지 당신을 보존하고  키워주기 위해서 각자 해야 할 일들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당신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에게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포들은 당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각각의 세포들은 몸에 대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는 왼벽한 유전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해야 할 일뿐만 아니라, 몸 속의 다른 세포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도 모두 알고 있다.  인간의 세포는 단순히 종류가 많고 복잡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세포들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 때문에 엄청나게 더 매력적이다. 

 

인간의 세포들은 1경 명의 국민을 가진 국가를 구성하고 있으며, 각 세포들은 전체의 복지를 위해서 놀라울 정도로 전문적인 일을 수행해야 한다. 세포가 하지 않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즐거움을 느끼고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세포의 일이다. 일어서서 팔다리를 펴고 신나게  뛰어놀도록 해주는 것도 세포이다. 음식을 먹으면 세포들이 영양분을 추출해서 에너지를 전달하고, 노폐물을 처리해준다.  베가 고프다고 느끼게 만들고, 음식을 먹은 후에는 만족스럽게 해주어서 음식을 먹는 일을 잊지 않도록 해주는 것도 바로 세포들이다. 세포들은 머리카락을 자라게 만들고 귓속을 청소하는 귓밥을 만들고, 뇌가 아무 소리 없이 움직이도록 해준다.  몸이 위협을 받게 되면 세포들이 즉시 방어에 나선다.  세포들은 당신을 위해 주저없이 죽어주기도 한다. 매일 수십억개의 세포들이  그렇게 죽는다. 우리는 세포들이 어떻게 지방을 저장하고 인슐린을 만들며, 우리와 같은 복잡한 개체를 살아서 움직이게 만드는 많은 일들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조금은 알고 있다. 그리나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지극히 일부 뿐이다. 몸속에서 어렵게 만들어지는 단백질의 종류만 하더라도 20만종이나 되지만, 그중에서도 우리가 기능을 알고 있는 것은 2%에 정도에 불과하다. 자연에서 일산회 질소는 무시무시한 독소로 아주 흔한 대기 오염물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1980년대 중반에 인간의 세포에서 그런 물질을 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은 과학자들에게 깜짝 놀랄 일이었다. 처음에 세포가 그런 물질을 생산하는 목적은 신비에 쌓여 있었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일산화질소가 혈액의 흐름과 세포의 에너지 수준을 조절하고 암세포를 비롯한 병원체를 공격하고 후각을 조절하며,  심지어 음경의 발기를 도와주는 등 몸 속의 모든 곳에서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잘 알려진 폭발물인 나이트로글리세린이 협심증이라는 심장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이유도 알게 되었다. 인간의 세포는 대체로 지름이 1밀리미터의 100분의 2인 20마이크론 정도여서 눈으로 보기에는 너무 작지만 미토콘드리아를 비롯한 수천개의 복잡한 구조와 수백만개의 수백만에 배에 이르는 분자들을 담기에는 충분하다. 피부세포는 모두 죽은 것들이다.  피부가 모두 죽어있다는 사실은 끔찍하게 느껴진다. 보통의 몸집을 가진 성인은 대략 2킬로그램 정도의 죽은 피부를 가지고 있고,  매일 수십억 개의 작은 파편들이 떨어져나간다.

 

대부분의 세포들은 한 달 이상 사는 경우가 드물지만 예외도 있다.  간세포의 경우에 그 구성 성분이 며칠마다 새로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몇 년 동안 살아 있을 수 있다. 뇌 세포는 평생을 함께 한다. 출생할 때 1000억개 정도의 뇌세포가 만들어지면 그것이 전부가 된다.  뇌세포의 구성 성분들은 대략 한 달만에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 다행이다.  실제로 몸 속에 떠돌아 다니는 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어느 한 조각도 9년 이상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세포수준에서 보면, 우리 모두 어린 아이인 셈이다레벤후크는 1683년에 세균을 발견했지만, 현미경 기술의 한계 때문에 그로부터 150년 동안에는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 1831년이 되어서야 세포의 핵을 처음 볼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호흡하는 산소가 세포 속에서 결합되면서 전기가 발생한다. 우리가 서로 엄청난 충격을 주거나, 앉아 있는 소파를 태워버리지 않는 것은 전기가 아주 작은 규모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0.1볼트가 나노미터 정도의 거리를 움직일 뿐이다.  그렇지만 움직이는 거리를 1미터 정도로 확대해 보면 뇌우와 비슷한 2000만볼트 정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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