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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에세이

아름다운 마무리

 

옛 사람들은 고전에서 인간학을 배우며 자신을 높이는 공부를 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얄팍한

지식이나 정보의 덫에 걸려 고전에 대한 소양이 너무 부족하다. 자기 나름의 확고한 인생관이나 윤리관이

없기 때문에 눈 앞의 조그만 이해관계에 걸려 번번히 넘어진다.

 

인류의 정신문화 유산인 양질의 책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열리고,  인생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텔레비전 프로나 신문기사로 머리를 가득 채우는 것은 영양가 없는 음식을

몸에 꾸역꾸역 집어넣는 것처럼 건강에 해롭다.

 

그때그때 바로 그 자리에서 나 자신이 해야 할 도리와 의무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에 대해 감사히 여긴다. 내가 걸어온 길 말고는 나에게 다른 길이

없었음을 깨닫고, 그 길이 나를 성장시켜 주었음을 긍정한다. 나에게 일어난 일들과 모든 과정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에게 성장의 기회를 준 삶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삶의 본질인 놀이를 회복하는 것. 심각함과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천진 과 순수로 돌아가 존재의 기쁨을 누린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금이 바로 그때 임을 안다. 과거나 미래의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순간임을 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는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순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개체인 나를 뛰어넘어 전체와 만난다. 눈 앞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나 자신이

세상의 한 부분이고, 우리 모두는 서로 연결된 존재임을 깨닫는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

함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맑은 가난과 간소함으로 자신을 정신적 궁핍으로부터 바로 세우고, 소유의

비좁은 감옥으로부터 해방시킨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 서는 것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그 어디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순례자나 여행자의 모습으로

산다우리 앞에 놓인 이 많은 우주의 선물도 그저 감사히 받아 쓸 뿐, 언제든 빈손으로 두고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한다.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