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정해진 순간에 필연적인 희생을 감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 나는 하나의 길을 선택하면서 천 개의 다른 길에 등을 돌리는 것이다' 라고 자기자신에게 말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모든 것이 흥미롭다. 모든 것이 유용할지 모른다. 모든 것이 고결한 정신을 끌어당기고 유혹한다. 그러나 죽음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신과 신체가 제약을 가한다. 부끄러워하지 마라. 오히려 겸손하라. 그것이 우리의 한계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은 덕의 일부이고, 그런 이에게는 자신의 규율에 따라 본분을 다하며 살아가는 사람만의 당당한 위엄이 있다. 대단한 존재는 아닐지라도 우리는 전체의 일부이며, 영광스럽게도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독서와 어느 정도의 글쓰기를 통해서 지식을 여러영역을 둘러본 초기공부의 이점을 유지하되, 당신의 전공에 대부분의 시간과 힘을 쏟아라. 반쪽짜리 정보를 가진 사람은 사태의 절반을 아는 것이 아니라 사태를 어중간하게 아는 것이다. 당신이 알고자 결심한 것을 아는데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곁눈질만 하라. 다른 이들의 소명을 대신하려다가 당신 자신의 소명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적극적인 정신은 끊임없이 진리를 찾는다. 지성은 아이와 같아서 한순간도 쉬지않고 '왜'라고 묻는다. 휼륭한 교육자가 이 멈추지 않는 질문세례를 외면하던가? 발생단계에 있는 정신적 유기체에 양분을 공급하는 이 생생한 호기심을 그가 기회로 삼지 않고 내버려두던가? 우리의 영혼은 늙지 않고, 계속해서 자란다. 영혼을 끊임없이 교육할 의무가 있는 우리는 가능한 한 공부하는 도중에 생겨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고 탐구에 적절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앎의 가장 큰 적은 게으름이다. 나태하게 타고난 우리는 노력을 꺼리고, 시시때때로 대단한 노력을 쏟겠다고 말하지만, 머지않아 전처럼 아무렇게나 행동한다. 정신은 프로펠러의 추진력을 이용해 계속 전진해야만 하늘 높이 떠있을 수 있는 비행기와 같다. 멈췄다가는 곧장 추락한다. 반면에 절실함과 끈기를 갖춘 정신은 예견되는 모든 한계를 넘어 생각지 못한 영역으로 나아갈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일정한 양의 지식에 도달하는 것으로 쉽게 만족한다. 그들은 처음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다가 이내 지식을 채우려는 공복감을 잃어버린다. 소명을 가진 이들은 모든 성취를 새로운 출발점으로 여긴다. 우리는 언제나 시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자연은 야생화가 다시 피게 하고 별이 빛나게 하고, 물이 장애물을 피해 흐르고 흘러 바다를 향해 나아가게 한다. 모든 단계에서 창조는 끊임없는 열망이다. 절실한 정신에는 집중하는 습관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리저리 주의를 마구 돌리는 것만큼 해로운 것은 없다. 빛은 분산되면 기하급수적으로 세기가 약해진다. 반대로 렌즈를 이용해 빛을 모으면 빛이 분산될 때는 미지근해지지도 않던 대상에서 불이 붙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신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는 관념에 열중하라.
다른 공부 영역들을 하나의 정연한 연쇄로 구성하라. 전체가 하나인 것처럼 각각의 공부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어야 한다. 각 주제를 적절한 시기에 공부해야 하고, 공부를 위해 가진 자원을 남감없이 쏟아야 하고 성공적 이란 결과를 얻은 뒤에 다른 주제로 옮겨가야 한다. 참된 탐구자는 상충할 수도 있는 여러과제에 몰두하면서도 어떤 장애물을 넘기 위한 절실한 노력 사이 에서 늘 정신을 평온하고, 고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한 관념은 나머지 모든 관념과 연결되어 있어서 그 관념들을 통해 끝없이 다시 활력을 얻는다. 땅을 개간하고 씨앗을 뿌리는 일에 싫증내지 말고, 꾸준히 비옥한 사유의 씨앗을 뿌리고, 다시 그 씨앗에서 자란 열매의 씨앗을 뿌려라. 충실히 일구고 가꾼 정신의 모든 산물은 단 하나의 사유, 삶을 일구고 적용하려는 감각을 함양한 결과다. 정선한 몇몇 사실들, 중대한 몇몇 관념들- 그 성격 때문이 아니라, 관념들 사이의 일관성과 상호연결성 때문에 중대한-은 영감어린 공부를 하기에 충분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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