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이름을 인서仁棲라고 지었다. 인서仁棲는 ‘仁이 내재화 되어있는, 품고 있는 (棲) 사람’이라는 뜻이다. 仁이란 공자 가르침에서 핵심이 되는 단어다. 仁이란 한마디로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 굳이 이야기 하자면 사람의 씨앗이 되는 인성이다. 인간은 그 씨앗이 무엇과 소통하느냐에 따라 무엇이 된다. ‘교감, 소통’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간이 잘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다. 사람과 소통할 줄 알아야 함께 살아갈 수 있고, 생물과 소통하여 생물학자가 되고, 수학과 소통하여 수학자가 될 수 있다. 음악과 통할수 있어야 음악가가 될 수 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세상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동양사상의 중요 핵심 단어들은 공경할 경憼, 용서할/ 공감할 서恕, 정성 성誠, 인사 예禮이다. 이러한 것들은 인仁의 기본요소, 덕德이다.
상대와 교감하기 위해 상대를 존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고, 올바른 예의로서 대해야 하며, 상대를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마음가짐은 쉬운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단순히 그 말의 뜻을 안다는 것으로내가 실행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결코 그렇지가 않다. 그 사람의 삶에 대한 태도로서 몸에서, 말에서, 행동에서 자연스럽게 묻어 나와 습관이 되어야 한다. 공자님 말씀처럼, 나도 그것을 제대로 행하는 사람을 지금껏 본적이 없다. 나 역시도 그렇게 살아오지 못함을 후회하며, 지금 마음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격물치지格物致知로 정심正心, 성의誠意하여 수신修身하며, 이로써 비로소 내 몸에 仁이 내재화 된다. 세상과 교감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용어들은 ‘대학大學’에 나오는 용어들이며, 아마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격물치지란 세상만물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여 지식을 쌓는 것을 말하며, 정심은 마음을 올바르게 갖는 것이며 성의는 내 뜻을 올바르게 세워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게 열심히 사는 것이며, 수신은 내 몸을 그렇게 훈련시켜 仁을 내 본능처럼 만드는 것이다.
만약 仁이 몸속에 제대로 내재화되어 일상의 습관이 된다면,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仁이 몸에 학습되어 익혀져 있다면, 그 仁이 삶이 힘들어도 의지를 갖게 하고, 용기를 갖게 하고, 참고 견디는 힘을 갖게 하고, 삶에 최선을 다하게 할 것이다. 의지, 용기, 인내, 성실은 필요할 때, 그냥 하고 싶다고 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삶에 필요한 중요한 덕德이고 삶의 수단이지만, 필요할 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사용할 능력이 있는 사람만이 사용할 수 있는 중요한 삶의 도구이다.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만이 삶을 진정으로 즐길 수 있다.
앞으로의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변하고, 복잡해지고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이러한 때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해 모든 부모들이 고민이 많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 교육시스템으로는 절대 아이들을 그러한 혼돈의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세상에 적응하여 인간으로서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아이가 스스로 학습하고 익혀, 仁이 몸에 내재화 되어 습관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만일 仁이 일상의 습관이 되면, 삶에 필요한 모든 것은 자연히 따라온다. 그리고 진정으로 삶을 즐길 수 있다. 나는 우리 인서仁棲가 인서仁棲로 성장하기 바란다.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인서仁棲로 키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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