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가 있고 두려움이 없는 교실은 아이들이 배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다. 학생들은 좋은 선생님이 옆에 있으면, 모든 일을 너무나 훌륭하게 해낸다. 하지만 선생님이 하루라도 아파서 결근하거나 모임에 참석하느라 학교에 나오지 못하면, 그전까지 너무나 잘 돌아가던 교실이 갑자기 조지 오웰이 소설‘ 동물농장’의 한 장면처럼 바뀌어 버린다. 나는 여러해 동안 학생들이 바르게 행동하는 교실문화를 계발하기 위해 수많은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 물론 신뢰감만으론 택도 없었다. 그러다가 나는 알았다. 성공적인 교수법이란 대체로 수년간의 어렵고 고통스러운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갑자기 어느 순간 머리 위에서 전구가 반짝하며 깨닫게 되는 교육적 유레카란 없다는 것을. 나는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 6단계를 가르친다. 물론 아이들이 곧바로 이 6단계를 따르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1단계: 처벌회피
실제로 학생들의 모든 행동은 성가신 일을 피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학생들은 벌을 받지 않기 위해 숙제를 한다. 선생님 마음에 들기 위해 교실에서 말을 잘 듣는다. 1단계 사고방식은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아이들은 벌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옳다고 믿기 때문에 바르게 행동하는 아이들이다. 나는 선생님 말을 듣지 않거나, 숙제를 하지 않은 사람은 무서운 벌을받게 될 거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전략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수업 첫날부터 아이들과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만든다. 1단계 사고방식과 같은 잘못된 생각이 행동의 주된 동기가 된다면 결코 옳은 일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되지 못할 것이다.
2단계: 보상을 원하는 행동
이제 아이들은 벌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결정을 내리기 시작한다. 아이들이 바른 행동을 할때,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면 아이들은 우리가 좋아할 만한 행동만을 반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배웠다. 물론 이 말에도 일리는 있다. 그 보상이 사탕이든 장난감이든 또는 운동 시간을 더 주는 것이든, 공중에매달려 있는 당근이야말로 아이들의 바른 행동을 유도하는 데는 그만이다. 초보교사 시절 나는 어리석게도 효과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보상증후군에 매달렸다. 어쨌든 아이들을 위협하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가 좋았고, 아이들도 나를 더 좋아했다. 일한 만큼 대가를 받는 것, 이것이 우리 자본주의 체계가 움직이는 방식이니까. 바른 행동은 당연한 것이지 보상을 받아야 할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
3단계: 다른 사람 기쁘게 하기
아이들은 자라면서 어떤 일을 하면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을 기쁘게 하려는 아이들을 보면, 젊은 교사들의 자아는 심하게 동요한다. 선생님을 존경하고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는 학생들도 물론 좋다. 많은 아이들이 선생님을 기쁘게 하려고 애쓰면서 하루하루를 보낸다.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는 부담감은 훨씬 더 크다. 얼마나 필사적이면 부모님을 기쁘게 하려고 부모님이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기까지 한다.
4단계: 규칙 따르기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버릇없이 굴기 때문에 대부분 교사들은 수업 첫시간에 규칙을 정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물론 학생들은 반드시 규칙을 알아야 한다. 좀 더 나은 교사들은 규칙을 지켜야 할 이유를 시간을 두고 설명해준다. 나아가 창의적인 교사들은 학급규칙을 정하는 일에 학생들을 참여시킨다. 분명히 아이들은 한계와 바른 행동을 배울 필요가 있다. 규칙은 필요하지만, 많은 위대한 영웅들은 그 규칙을 따르지 않아서 영웅이 된다고 나는 가르친다. 용기있는 지도자들은 노동자들을 돕기위해 규칙을 깨뜨렸다. 역사속 비범한 인물들은 모두 이렇게 규칙을 벗어던졌다. 우리 아이들이 그런 수준에 도달하려면 규칙도 알아야 하지만, 벽에 붙은 도표 이상의 것까지 볼줄 알아야 한다.
5단계: 배려
아이들이 주변사람들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상태에 도달한다면, 우리는 정말 많이 해낸 것이다. 소설 '앵무새 죽이기'에서 주인공 애티커스가 딸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지 않는 한 결코 어떤 사람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다.... 그 사람속으로 들어가 그 사람이 되어보지 않는 한 말이야‘. 이것이 5단계 사고방식이다.
6단계: 나만의 행동양식을 따르는 행동과 사고
6단계 사고방식은 가장 도달하기 어렵고, 그만큼 가르치기도 어렵다. 그 이유는 개인의 행동양식이 개인의 영혼안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겸손도 포함된다. 나는 시도때도 없이 잘난 척 하고, 내가 세상의 왕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쓰레기 같은 내용의 ESPN이나 MTV와 결사적으로 싸우려고 한다.
6단계 사고방식을 가진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가 백주의 결투에 나오는 보안관 윌 케인이 바로 그런 인물이다. 총잡이들이 케인을 죽이러오자 마을 사람들이 각기 다른 이유로 케인이 도망가기를 원한다. 그러나 케인은 남아야 했다. 왜냐하면 케인이니까. 모두에게서 버림받았을 때나, 생명이 위태로울 때 조차도 케인은 자신만의 양식에 따라 행동했다. 그리고 쇼생크 탈출에서 모건 프리먼이 연기한 레드라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이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 6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그의 행동은 두려움 때문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바람 때문도 아니고, 심지어 규칙 때문도 아니다. 그는 자신만의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다. 너무 많은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기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을 위해 기준을 높여야 한다. 기준을 낮추지 않기 위해 구제불능인 행동을 허용할 수는 없다. 아이들에게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학생이 나를 우러러본다고 해서 내가 뭔가를 해낸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나 자신을 속이지 않을 것이다.
'위대한 수업(레이프 에스퀴스 지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젊은 작가 프로젝트 (0) | 2017.02.18 |
---|---|
평생 독서하는 습관 기르기 (0) | 2017.02.15 |
두 번 다시 속지 않아: 시험에 대한 두려움 떨쳐내기 (0) | 2017.02.15 |
진실을 알려줘: 교실문화 개선을 위한 네가지 지침 (0) | 2017.02.13 |
교육, 지름길은 없다 (0) | 2017.02.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