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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수업(레이프 에스퀴스 지음,

젊은 작가 프로젝트

요즘 학생들은 대체로 글을 제대로 쓸 줄 모른다. 이상할 것도 없다. 연습부족, 잘못된 교육, 휴대폰 문자 메세지, 인터넷 은어, 그리고 사실상 문맹을 부추기는 문화속에서 상당수의 학생들이 에세이나 독후감은 말할 것도 없고, 응집력 있는 문장 하나조차 제대로 쓰지 못한다. 프랜시스 베이컨이 다음과 같이 썼다. 독서는 완전한 사람을 만들고, 회의는 준비된 사람을 만들고, 작문은 정확한 사람을 만든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자신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었으면 한다. 시험을 잘보기 위해 또는 대학에 지원하기 위해서 또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글을 잘 쓰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글을 잘 썼으면 한다.

 

* 단계1: 문법

 하루를 시작할 때 몇분씩 놓치는 시간만 합해도 1년동안 모이면 2-3시간이 될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 그런 낭비조차 하지 않는다. 우리 반 아이들은 세가지 이유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다. 첫째 아이들은 스스로 실력이 느는 것을 경험한다. 두 번째는 아이들은 집으로 숙제를 가져가지 않으려 한다나는 가르치고 난 후에 마무리 하는 시간을 준다. 다 풀지 못한 문제는 모두 과제로 해와야 하기 때문에아이들은 항상 수업중에 문제를 다 풀려고 한다. 56호 교실에서는 문법과제 점수를 최소한 9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해야 한다. 벌을 받거나, 망신을 당하거나, 그 비슷한 어떤 일도 겪지 않는다단지 기본을 완전히 익힐 때 까지 반복해서 해야 한다. 그 방법은 문법 지식을 완전히 익힌 학생들이,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놓친 문제를 봐주면서 그날 밤과 다음날에는 더 잘 할 것이라고 격려하는 것이다.

 

* 2단계와 3단계: 주간 에세이와 월간 책 보고서

 내가 한 많은 실수중 하나는 아이들에게 시간관리의 중요함을 가르치지 못한 것이다. 최근에 졸업한 학생들은 어떤 과제는 주말 전날이나 월말에 미리 과제를 알려주었다면, 더 좋았을 거라고 말했다. 금요일마다 나는 주간 에세이를 숙제로 낸다. 보통 한 페이지 분량의 짧은 에세이로서 주제는 진지한 것부터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주말에 한두시간 작문해도 휴식시간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주간 에세이는 학생들에게 공부와 놀이의 균형을 맞추도록 연습하는 기회를 준다. 아이들이 과제에 관심을 갖고 성실하게 해오기를 원한다면,  나도 아이들의 글에 관심을 갖고있다는 걸 보여주어야 한다. 월간책보고서 쓰기는 56호 교실에서 매달하는 일이다. 나는 책보고서를 쓸 때에는 쉬운 책을 읽어라고 한다. 월간책보고서는 짤막한 단락으로 이루어지는 데, 소설의 구성요소인 주인공, 적, 갈등, 배경, 줄거리, 절정, 결말, 주제 등을 다룬다. 아이들을 사로잡을 만한 책을 고른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 책보고서를 읽고 유익한 평가를 해주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그만 한 가치가 있다.

 

* 4단계: 본격적인 글쓰기

 모든 학생이 1년동안 한권의 책을 써게 하는 것이다. 집에서 책을 쓰면, 충분히 집중할 만한시간을 절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일주일에 두세번 정도 오후에 학생들이 책을 쓸 수 있도록 30분에서 45분가량 시간을 준다.  많은 아이들이 과거에 일어난 일들만 쓰려하고, 무엇보다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한편 서너명씩 그룹지어 서로의 이야기를 듣게 한 다음, 수정할 부분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한다. 수정할 부분을 지적하는 아이들은 그런 과정을 통해 글쓰기에 대해 배우고, 글을 쓰는 아이는 유익한 조언을 얻는다. 글을 쓴다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을 수 있는지 몸소 보여주길 바란다. 어쨌든 이것은 숙제가 아니라, 실습 프로젝트다. 아이들이 등장인물에서 표현, 실타래처럼 얽힌 줄거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들을 완벽하게 제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처럼 책을 쓰는 과정을 통해서일지도 모른다.

 

작문은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과목임에 분명하다. 작문을 가르치는 데 들어가는 엄청난 양의 노력과 시간, 거기다 언어장벽이나 말도 안되는 학교정책같은 문제까지 겹치고 보면, 너무나 많은 교사들이 작문을 포기하고 있다는 전혀 의아한 일이 아니다.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글쓰기는 아이의 마음을 열수 있는 열쇠다. 우리는 캐치볼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문제를 해결하면서 관계를 돈독히 하기도 한다.  그러나 삶을 변화시킬수 있는 것은 글의 힘이다. 아이들은 부끄러워 사람들 앞에 드러내놓고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글로 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