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유인원과 달리 호미노이드의 가장 고유한 특징은 직립보행이다. 호미노이드는 마이오세 후기에 지리적으로 더욱 확산되어 아시아 등지에서도 발견될뿐 아니라, 그 다양성도 괄목할만 하게 증가헸다. 호미니드가 다른 유인원류로부터 분기되어 진화하기 시작한 것은 약 5mB.P에 불과하다. 특히 10mB.P부터 지구의 기후가 점차 냉각되고 건조해지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호미노이드의 서식처인 열대림도 급격히 줄어들었고, 대신 사바나 생태계가 넓게 들어섰다. 플라이오세에 아프리카에서 갑자기 출몰하기 시작한 호미니드 화석과 연계될만한 11-5mB.P 사이의 호미노이드 화석은 발견되지 않는다. 마이오세 호미노이드중 살아남은 종들에는 호미니드 이외에 현존하는 유인원인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큰긴팔 원숭이 그리고 긴팔 원숭이가 있다. 이들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의 열대림 잔존 지역에서만 발견된다. 아프리카의 고릴라나 침팬지의 조상이 될만한 화석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마이오세 호미노이드의 또다른 생존자로 중국에서는 1mB.P에 고릴라 크기의 기간토티테쿠스 화석이 마지막으로 나타났다가 영원히 사라지고 만다. 인간과 고릴라와 침팬지가 분기된 것은 약 4mB.P로 추정된다. 분자시계에 따르면, 긴팔 원숭이는 12mB.P, 오랑우탄은 10mB.P 그리고 고릴라와 침팬지는 각기 6mB.P와 5mB.P에 분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분자시계: 진화시계. 단백질이나 DNA의 염기서열의 치환(돌연변이)이 시간에 비례하여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치환이 일어난 정도를 이용하여 그 종이 다른 고대종으로부터 분지된 시간을 추정할 수 있다.) 플라이오세에 나타난 최초의 호미니드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화석은 아프리카에서만 발견 되었다. 마이오세 중기부터 지구의 기온이 내려가면서 건조해짐에 따라, 아프리카에서는 광활한 열대림 생태계가 축소되고, 그 대신 사바나 생태계가 들어섰다. 특히 동아프리카는 지각의 변화로 인해 고원지대가 형성됨으로써 사바나 생태계가 드넓게 확산되었다.
이런 변화의 결과 열대림 서식처는 마치 사바나의 바다에 드문드문 떠 있는 섬과 같았다. 이렇게 변화된 생태환경에서 마이오세의 호미노이드는 대부분 멸종했고, 살아남은 종은 생존을 위해서 나름대로 변신을 해야 했다. 국지적으로 남은 열대림에 잔존하면서 나름대로 적응한 호미노이드는 고릴라와 침팬지이다. 고릴라는 지상으로 내려와 새싹이나 잎 혹은 구근류나 뿌리 식물을 먹으며 몸집을 불렸다. 이와 달리 침팬지는 나무 위에서 열매를 주로 먹으면서 가끔 지상으로 내려와 사는 생활을 추구했다. 그렇지만 지상 생활에서의 적응결과는 공통적으로 주먹사지 보행으로 나타났다. 완전히 개방된 사바나 생태계는 포식자들로 인해 위험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바나로 들어간 호미노이드는 가능하면 지상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 또한 포식자들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가능하면 몸집을 키우는 것이 유리했다. 몸무게를 늘리고 유지하기 위해서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식량을 채집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필요성 때문에 생겨난 새로운 이동방식이 직립보행, 특히 활보이다. 활보는 매우 효율적인 이동방식이다.
사바나 세계로 진출한 호미노이드가 안게된 또 다른 문제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 개방된 사바나를 장거리 이동하는 것이었다. 모든 더운 피 동물의 체온은 항상성을 유지해야만 물질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 그러나 적도부근의 열대성 사바나에서 대낮에 이동을 하면, 체온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 결국 사바나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체온을 조절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이와 연계해서 직립보행은 사지보행에 비해 태양열에 덜 노출될 수 있게 한다. 머리카락, 특히 아프리카 민족의 곱슬머리는 태양열을 어느 장도 차단하는데 일조한다. 체온조절기제는 바로 땀샘이다. 땀샘은 체표면 밖으로 몸안의 수분을 증발시킴으로써, 체온을 내리는 기능을 한다. 땀샘은 영장류중 거의 인간 특유의 형질이다. 이러한 체온 조절 능력을 통해 호미니드는 다른 포식자들이 쉬거나 잠자는대낮에 오히려 안전하게 식량을 채집하면서 사바나를 돌아다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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