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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낯설다 (티모시 윌슨지음·

행동을 관찰하면 내면이 보인다.

자신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살피는 관찰자가 됨으로써, 우리는 자신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수 있다. 우리의 성격의 진짜 본질을 알고 우리가 진정으로 어떤 느낌을 갖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는 행동을 관찰하는 것이 유익할 때가 종종 있다. 심리학자 대릴 벰에 따르면, '자신의 행동에 대한 관찰'은 자기지식의 중요한 원천이다. 그가 주장하는 자기지각 이론의 핵심은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행동의 바탕에 어떤 감정과 특징이 깔려있는지를 짐작함으로써 자신의 내면 상태를 추론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외부의 관찰자가 우리를 관찰하는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말이다. 그런 식으로 자신을 관찰할 때, 사람들은 그런 행동이 일어나게 된 조건에 주목하게 된다. 마음은 과학자에게만 블랙박스인 것은 아니라고 벰은 주장한다. 마음은 또한 그것을 가진 사람에게도 역시 블랙박스라는 것이다. 블랙박스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유일한 길은,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근거로 현명한 추측을 하는 것이다. 과학자들만이 아니라 상대방을 관찰하는 사람들과 자기자신을 관찰하는 사람에게도 그 길 밖에 없다.

 

벰도 우리가 고통이나 사랑 혹은 성적쾌감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그런 감정을 찾아내기 위해 자신의 행동을 관찰할 필요가 없을 때도 간혹 있는 사실을 인정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감정이 그렇게 분명하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감정과 태도, 특징을 해독해내기 위해 우리가 자신의 행동을 살피는 관찰자가 되어야 하는 경우도 바로 그런 때인 것이다. 많은 연구에서 사람들은 당시의 상황이 자신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 하고, 자신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는 내면의 감정이나 태도 때문이었다고 잘못 추론했다. 사람들은 상황이 자신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하면서 자신들의 내면태도를 바탕으로 행동했다고 추론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인다. 이런 현상은 너무나 흔한 탓에 기본적인 귀인오류 (어떤 행동의 성패를 평가할 때 상황적인 요소는 고려하지 않고 ,그 사람의 성격과 태도, 가치관과 같은 그 사람의 내부현상에서 원인을 찾는다라고 불린다.

 

만약에 상황적 영향이 너무나 강하면, 사람들은 다른 종류의 자기꾸밈 실수를 저지른다. 자신의 행위를 상황탓으로 과도하게 돌리며, 자신이 그 행동을 수행하기를 얼마나 원하는지를 과소평가 하게 된다. 빌이라는 사람이 기타 연주를 언제나 좋아했고 기타연습에 몇시간씩 투자한다고 가정해보자. 엄청난 돈을 받고 결혼식장에서 연주를 한다면, 빌이 그 연주를 훨씬 더 즐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기타를 연주해야할 이유가 두가지다. 돈이 한가지 이유고, 기타연주에 대한 사랑이 또 하나의 이유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상황탓으로 돌리고, 관심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빌이 직업적으로 연주하면 할수록 기타연주를 즐기는 느낌이 줄어든다. 그 자신이 기타에 대한 사랑에서가 아니라, 돈을 위해 연주하고 있다고 추론하기 때문이다사람들이 언제나 자아를 주의깊게 살피며, 자기서사의 정확성을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결정에 직면했을 때에는 예컨대'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아기를 가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할 때에는 자기자신을 보다 잘 관찰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만약 조금 더 좋은 쪽으로 성장하고 변화를 꾀하려면, 우리는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편견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