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초 독일에서 해당지역을 잘 모르는 운전자 때문에 수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람들은 낯선 도시를 매우 불안하게 운전하고 다니면서 스스로는 물론, 남들까지도 위험에 빠뜨렸다. 때문에 교통부와 자동차업계 대표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2000년 미국국방부 덕분에 글로벌 위성항법장치 GPS의 기술적 개선이 이루어짐으로써, 디지털 네비게이션 시스템이 모든 차에 적용되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사람들이 이 기계 덕분에 위치를 좀 더 파악하게끔 학습하게 되었다는 가정은 완전히 틀렸다. 차량에 네비게이션을 장착은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추적당하는 것이지 스스로 위치를 추적하지는 않는다. 특정 장소에서 방향을 설정하는 감각 자체가 감소하는 것이다. 해마에는 특정 장소를 담당하는 세포들이 있는데, 이 세포들이 장소를 학습한다. 낯선 지역에서 길을 찾는 사람들은 해마의 도움을 받는다. 런던의 택시기사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해마를 가지고 있다. 런든에서 택시 기사들은 택시 면허증을 취득하기 위해 약 2만 5000개나 되는 도로와 수천개의 광장 그리고 여러 장소를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한다.
위치파악과 길찾기를 담당하는 해마는, 택시기사들이 런던의 도로에서 수많은 것을 파악하느라 세월을 많이 보내며 보낼수록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저글링을 배우는 사람들은 시각적 운동의 처리를 담당하는 뇌의 해당 부위가 양적으로 증가한다. 의대생들은 예과시험을 앞두고 많은 지식을 섭렵해야만 한다. 실험을 통해 입증된 바와 같이 집중적인 암기 역시 해마의 양에 영향을 준다. 그리고 성장한 해마는 학습프로세스가 종료된 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해마의 세포들은 스스로 아주 신속하게 적절한 상관관계를 구축해냄으로써 활성화의 상관관계를 학습한다. 해마의 세포들은 경험을 피질에서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게 되고, 이는 장기적으로 경험과 피질적 재현 사이의 연결을 강화시킨다. 이러한 연결이 장착되고 나면 기억은 피질에 저장되고, 해마는 기억을 찾을 수 있게 된다.
해마는 비록 뇌의 구조와는 별다른 상관이 없긴해도 전체 뇌의 기능에 에 있어서 커다란 역할을 한다. 서로 네트워킹된 장소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장소도 대뇌피질에 저장하고 대뇌피질에서는 일정한 특징들이 코드화 된다. 이러한 코드화 즉 상호연결을 통해 우리가 '사건'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만들어진다. 서서히 진행되는 학습을 통해 여러 모듈에서 특정 카드를 생산해내는 피질과는 달리, 해마는 사물들을 서로 결속시키고 피질의 다양한 자극을 통해 발생하는 사건과 체험, 장기적인 기억의 내용들을 형성하는 일을지속적으로 담당한다. 해마의 신경세포들은 스트레스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추측이 오래전부터 제기되고 있다. 다시 말해 스트레스는 고혈압, 심근경색, 위궤양, 호르몬 문제, 단백질 감소로 인한 근육 감소 및 면역계 이상의 위험만 높이는 것이 아니라, 뇌의 신경세포 사멸을 초래한다. 해부학자 하이코 브라크의 연구를 통해, 오래 전에 알츠하이머가 해마 영역에서 시작되어 수 없이 많은 경로를 통해 대뇌피질 다른 부위로 확산된다는 다른 사실이 밝혀졌다. 뇌를 사용하면 특수한 능력에 사용되는 해당부위가 성장한다. 그러니까 우리 뇌는 주요한 측면에서 볼 때 마치 근육과 같은 기능을 한다. 근육은 사용하면 할수록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쇠퇴한다. 뇌의 변화는 이른바 시냅스라고 하는 아주 작은 구조에서 이루어지는데 불과 몇천년 전까지만 해도 이 시냅스에 대한 정확한 연구는 불가능했다. 뇌의 사용과 함께 변화한다. 사용하지 않으면 이 신경학적 하드웨어는 축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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