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단순히 잊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내가 말하는 디지털 치매 또한 특히 젊은이들이 갈수록 점점 더 자주 잊어버리는 것 이상을 뜻한다. 이에 대해서는 지난 2007년 한국 학자들이 처음으로 발표했다. 디지털 치매는 이보다 오히려 정신적 능력, 사고, 비판능력에 관한 것이며, 정보의 홍수라는 미로에 관한 것이다. 우리의 번영과 우리의 사회는 우리 상당수가 전문가이고, 뭔가를 제대로 할 수 있을 때에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나는 미디어 증오자는 아니다. 나는 25년도 넘게 거의 매일 컴퓨터로 일을 하고 있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로 일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컴퓨터가 업무를 가속화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의 정신적 노동이 줄어든다. 사람들은 왜 자동차를 타고 다닐까? 그것은 자동차가 우리의 이동을 가속화 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새로운 미디어가 오늘날의 일상에 속하고, 따라서 아이들을 여기에 적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대하여 다음과같이 반박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는 알코올이나 니코틴, 기타 다른 마약과 같이 중독성이 있다. 컴퓨터 중독과 인터넷 중독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사회현상이 되어버렸고 당사자들은 치명적인 휴유증을 앓고 있다. 맥주와 와인은 우리 사회와 문화의 일부이다. 우리는 어린이들에게 유치원에서부터 이애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린이들을 맥주와 와인에 적응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관련업계는 아마도 뛸듯이 기뻐할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과 우리 사회는전반적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제기된 학문적 지식에 따르면, 사람들이 학습을 위해 컴퓨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수영을 하기 위해 자전거가 필요한 것이나 신발을 신어보기 위해 뢴터겐 장치가 필요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뢴트겐 촬영장치를 구둣가게에 설치하여 구두가 발에 맞는지 발의 뼈를 촬영하여 볼 수 있게 하였다) 그런데 학습을 위해 컴퓨터가 필요하다는 말이 특히, 사회약자 계층의 가정에 지속적으로 주입됨으로써, 가뜩이나 빠듯한 살림살이에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까지, 자녀의 미래를 염려하여 결국 컴퓨터를 구입하게만들었다. 컴퓨터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육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방해가 되고, 아무런 효과도 거둘 수 없다. 아무튼 산업계는 이런 식으로 교묘하게 사회적 약자 계층의 부모가 가진 두려움을 이용하여 이들이 가진 주머니속 마지막 한 푼까지 탈탈 털어내도록 하고 있다.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아이들은 호기심이 왕성해 컴퓨터를 좋아하게 되어 있다. 뭐든지 새로운 것이라면 달려들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이것은 어린이가 특별히 컴퓨터에 관심이 있어서도 아니며, 컴퓨터가 아린이에게 특별히 이롭기 때문는 더더욱 아니다. 게다가 컴퓨터는 화려한 영상을 보여주고, 음악도 나오게 하며, 순식간에 전세계에 뻗어있는 데이터망에서 나오는 수많은 콘텐츠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을 실제로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소셜네트워크는 결코 인간적인 접촉의 증대나 향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피상적인 접촉으로 유도하는 것일뿐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디지털 제품들을 이용해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있고 이들은 사람들의 운명 특히, 어린이들의 운명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을 뿐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죽음이 결국 사업이나 마찬가지인 무기제조업체나 거래상과 비슷하다. 죽음의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이 이미 학문적으로 입증된 담배 제조업체 특히, 우리 어린이들을 병들게 하는 식품 생산업체 또는 담배나 불량식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죽음으로 몰고 가는 광고업계 등도 언급할 수 있다. 인텔, 구글, 페이스북 등 수 많은 대기업은 돈을 벌려고 하며, 그래서 로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언론에 의지해 살아가는 이들은 비판적인 내용을 삼가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를 찬양하며,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인다. 이들은 학계의 지식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잘못된 내용을 의식적으로 유포시키고 결국에는 스스로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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