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어떻게 서로 연결되었는가?

농경의 출현은 커뮤니케이션분야와 운송분야에서 지속적인 혁신의 시대를 이끌었다.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지 않는다면 삶이 어떻게 될까? 언어도, 책도, 전화도, 텔레비전도, 인터넷도, 전혀 없다고 상상해보라. 다른 사람과 전혀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많은 생각, 이미지, 정보가 뇌에 있을지 자신에게 물어보라.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집단학습의 네트워크가 지닌 힘이다.  수천년 넘게 오늘날 살아있거나, 죽은 수백만명을 거쳐 작동해온 집단학습의 네트워크,  이 네트워크는 가족관계를 통해서, 갈등을 통해서 그리고 공식적인 교육을 통해서 작동해 왔다.  집단학습은 커뮤니케이션, 교환 네트워크의 힘에 의존해 왔다. 이 네트워크는 갈수록 축적해 왔음을 알게 될 것이다. 구석기 시대의 교환 네트워크는 거의 대부분이 비슷한 생활방식을 가지고 있는 수백명 혹은 수천명을 잇는 작은 단위의 네트워크였다.  농경시대에는 인구가 증가하고, 정착촌 수가 증가함에 따라 네트워크가 확대 되었다.  또한 사람들이 전문화 함에 따라 교환네트워크도 다양해졌으며, 교환네트워크에 다른 형태의 정보가 유입되었다. 이 모든 것이 집단학습의 과정을 더욱 빠르게 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서로 관련되었고 더 많은 정보가 생겨났다는 뜻이며, 시간이 흐르면서 정보를 공유하는데 더 익숙해졌다는 의미이다.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운송기술이 향상되자 집단학습의 과정이 더욱 신속해졌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향상은 정보교환 네트워크의 힘을 크게 증대시켰다.  5000년 전의 글자의 발명은 특히 중요했는데 문자가 수 세대에 걸쳐 정보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에는 종이와 인쇄의 발명으로 정보의 저장과 확산에 혁명이 일어났다. 사람들과 물건들을 운반하기 위한 말, 소, 낙타 사용은 운송과 전쟁분야에 혁명을 일으켰다. 새로운 조선기술과 새로운 항해기술이 축적되어 1500년 전에 이르러서는,  대부분의 태평양 섬에 사람들이 살게 되었다.  페르시아와 중국의 거대한 제국들은 도로 체계와 운송 전달체계를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원거리 교역체계가 발전했다.  원거리교역체계는 바닷길로 중국에서 인도를 거쳐 아프리카에까지 상품, 사람, 정보를 전달했다.

 

1400년대에는 중국 함대가 아프리카에 가서 기린을 사로잡아 베이징에 돌아온 후에 황제에게 선물로 바쳤다. 종교 역시 교환네트워크를 따라 확산되었다. 기술도 이 길을 따라 확산되었다. 질병 또한 이 길들을 따라 확산되었다. 188년전에 로마에서 천연두가, 1400년대에는 흑사병이었다. 농경시대  내내는 이들 교환 네트워크의 규모, 정도, 힘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사실상 세계는 네개의 거대한 세계권역으로 구분되어 있었으며, 연결이 거의 없었다. 세계권역 가운데 단연코 가장 오래되고 가장 큰 세계권역은 아프로유라시아 권역이었다. 이 세계 권역은 동시베리아에서 남아프리카에 이르는 지역이었다. 아프로유라시아 세계권역에서의 주요중심지는 지중해, 유럽, 메소포타미아, 이슬람 세계, 북인도, 동아시아였다. 두 번째 큰 세계권역은 아메리카 권역이었다. 이곳은 1만5000년전부터 인류가 정착하기 시작한 곳이며, 이 권역안에서 농경과 농경문명을 가진 두개의 주요 중심지가 출현했다. 그곳은 메소아메리카와 안데스지역이다. 세번째 권역은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남서태평양의 여러 섬을 포함하는 오스트랄라시아 권역이다. 가장 최근까지 농업공동체가 있었던 파푸아 뉴기니의 산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렵채집으로 살았다. 마지막 세계권역은 태평양권역이다. 이 지역은 3500년전부터 서남아시아에서 온 선원이 거주하기 시작하여 지리학적으로 가장 큰 교환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관개시설로 수세기 동안 인구가 증가할 수 있었다. 하지만 19세기의 위대한 학자인 토마스 맬서스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인구는 너무 가파르게 증가하는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기아가 나타나고 기근이 규칙적으로 오게 되고 질병이 확산된다.  결국 1400년대의 흑사병과 같은 파국적인 참화를 맞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