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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이 책의 등장인물 두가지 시스템

당신이 어떤 여성의 사진을 보고  여성의 머리가 검다는 것을 알아차린 만큼이나 명확하고  빠르게 그녀가 화가 나있는지, 지금 기분이 어떤 상태인지를 안다. 당신이 본 것은 미래로 이어진다.  불친절 할 것이라 예상하고 힘들이지 않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 당신 머릿속에 들어왔다. 그리고 간단한 곱셈을 하게 된다면  ‘천천히 생각하기’의 전형적인 특징인 의도적인 노력을 하고,  질서 정연하게 펼쳐지는 과정을 거치는 정신작용을 할 것이다. 계산 활동은 머릿속에서만 일어나지 않고 몸도 계산에 참여한다. 근육은 긴장되고 혈압은 상승하며  심장박동은 빨라진다. 이처럼 머릿속에는 두가지 생각시스템이 있다. 두 시스템을 시스템1, 시스템2라고 부르겠다. 시스템 1은 힘들이지 않고 자발적인  통제에 대한 감각 없이, 자동적으로 빠르게 작동한다.  시스템 2는 복잡한 계산을 포함해서 관심이 요구되는  노력이 필요한 정신활동에 관심을 할당한다자신이 누군지 생각해 보자.  우리는 살면서 계속 선택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할 소재를 결정하는 의식적이고 추론하는 자아는 시스템2와 같다. 시스템2는 자신이 무대 주인공이라고 믿지만,  실상은 자동적인 시스템1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우리는 주변을 감시하고,  사물을 인지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손해를 피하고,  맹수를 두려워할 준비를 하고 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 밖의 정신활동들은 장기간의 연습을 통해 빠르고 자동적으로 습득하며 개선한다. 지식은 기억 속에 저장되고 의지와 노력이 없다면, 그것에 접근하지 못한다.  어디서 큰소리가 나면 두 시스템은 함께 주의를 통제하지만 큰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대부분 시스템 1의 비자발적인 작용이다. 시스템1은 즉시 시스템 2의 자발적인 관심을 동원한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다른 대상에 초점을 맞춤으로서, 원하지 않은 대상으로부터 관심을 돌릴 수도 있다.  시스템2의 활동은 주의를 요하면서도 주의가 사라지면 와해된 다. 예를 들면 경기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누군가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백발 여성을 찾는다든지 등이다.  시스템2는 자동주의와 기억의 기능들을 프로그래밍함으로써 시스템1의 작동 방식을 바꿀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도로 게시판에 '주의'라는 명령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우리는 여러 활동들에 제한양의 집중력만 할당할 수 있다.  수고와 노력을 들이는 활동들은 서로 간섭하는 성격을 띠므로, 몇가지 활동을 동시에 수행하기란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몇가지 일을 할 수는 있겠지만 대신 그 일들이 쉽고 까다롭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자동차가 좁은 도로에서 지나치게 속력을 내며 트럭을 추월할 때, 차에 탄 승객들은 눈에 띄게 조용해진다.  이럴 때 운전사를 방해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에 지나치게 열심히 집중하면 자기도 모르게 눈이 멀게 된다.

 

시스템1과 시스템2는 모두 우리가 깨어있을 때 활성화 된다.  시스템1은 자동으로 작동하고  시스템 2는 편안한 보통 상태에서 별 노력을 요하지 않고, 역량의 일부만 가동한다. 시스템1은 시스템2를 위하여 인상, 직관, 의도, 느낌 등을 지속적으로 제안한다. 시스템2의 승인을 받으면 인상과 직관은 믿음으로 바뀌고 충동은 자발적 행위로 변한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느낀 인상을 믿고 자신의 바람에 따라 행동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유익하고 양호하다.  그러나 시스템 1이 어려움에 빠지면  시스템2 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처리 지원을 요청한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 대부분은 우리의 시스템1에서 발생하지만, 상황이 어려워질 때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결정권을 갖는 것은 시스템2이다.  시스템1과 시스템2의 분업은 매우 효과적이다. 수고는 줄여주고  성과는 최대로 높여주기 때문이다.  시스템1은 일상의 사건 처리에 매우 뛰어나고,  낯익은 상황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단기적인 예측 역시 대부분 정확하고, 도전에 대한 최초의 반응은 민첩하고 시의 적절하다.  그러나 시스템1은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갖고 있는데 바로 '편향'이다.

 

자동반응과 그것을 통제하려는 의지 사이의 갈등은 일상에서 흔히 나타난다. 지루한 책을 어쩔수 없이 읽어야 한다든지 하는 것처럼, 시스템 2가 하는 일들 중 하나는 시스템1의 충동을 억누르고 극복하는 것이다. 시스템1은 자동인데 마음대로 정지할 수 없기 때문에  직관적인 사고의 오류를 막기가 어려울 때가 있다.  인생을 사는 한가지 방법으로 지속적인 주의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며 별로 경제적이지도 못하다. 자신의 사고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기란 불가능할 정도로 지루하고 비참하다시스템 2가 통상적인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시스템1을 대체 하기에는  너무 느린 데다 비효율적 이다.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은 타협과 융합이다.  생각(특히 시스템1)은  성격, 습관,  능력을 갖고 있는 능동적인 행위 주체들에 대한 이야기의 구성과 해석에 더 적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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