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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점화효과, 인지적 편안함

어떤 단어를 본 후 결과적으로 생긴 일들은 '연상적 활성화'라는 과정을 통해 일어난다. 갑자기 떠오른 생각들이 두뇌 속에서 폭포가 퍼지듯 연쇄적 연상활동을 일으키며 많은 생각들을 야기한다.  이런 복잡한 정신활동의 본질적 특징은 정합성이다. 각 요소가 모두 연결된 상태로 다른 요소들을 지지하고 강화한다. 단어가 기억을 떠올리고,  기억은 감정을 유발하며 감정은 다시 얼굴 표정과 일반적인 흥분과 회피 경향 같은 다른 반응들을 일으킨다. 이 모든 일이 순식간에 한꺼번에 일어나면서 다양하고 통합적인 자기 강화적, 인지적, 감정적, 신체적 반응패턴을 낳는다. 

 

시스템1은 기이하게 병치된 간단한 두 단어를 인과관계속에서 묶어 최대한 개연성 있는 상황을 만들어낸다이것은 가능한 위협을 평가하고 당신이 방금 일어날 가능성이 커진 사건들을 준비하게 만듦으로써,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한 맥락을 창조했다. 생각은구체적일 수도 추상적일 수도 있으며 동사나 명사나 형용사나 아니면, 꽉쥔 주먹 등 많은 방식으로 표현이 가능하다. 심리학자들은 생각을 각 생각이 다른 많은 생각들과 연결되는 일명 '연상기억'이라는 광범위한 네트워크 내의 교점으로 간주한다. 연결종류는 다양하다. 원인은 결과와 연결되고(바이러스-감기), 사물이 그 성격과 연결되고(라임-녹색), 사물이 그 범주와 연결된다.  (바나나-과일) 활성화 시킨 생각이 단순히 다른 한 가지 생각만 일으키지 않는다.  더 많은 생각들을 활성화 시키고,  다시 그 생각들은 다시 또 많은 생각들을 활성화 시킨다.

 

시각적으로 먼저 제시된 단어가 나중에 제시된 단어의 처리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점화효과’라고 한다. 점화된 생각들은 비록 강도가 약하더라도 다른 생각들을 점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노인이라는 단어를 보고 의식적으로 노년을 자각하지 못했는데도 그들의 행동은 바뀌었다. 이런 놀라운 점화현상은 '관념운동효과'라는 말로도 알려져 있다. 분명 의식하지 못했을지 몰라도 문장을 읽으면, 그에 따라 의식화될 수 있다. 당신이 노년을 생각하게 되었다면, 노인처럼 행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그렇게 행동하면, 노년에 대한 생각이 다시 강화된다. 주위가 온통 돈을 떠올리는 것들로 가득한 문화에서 생활하는 것이 우리의 행동과 태도에 좋지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시스템1은 종종 믿음으로 변하는 인상을 심어주고 우리의 선택과 행동이 되기도 하는 충동의 원천이다. 현재를 최근의 과거와 가까운 미래에 대한 기대와 연결시키면서 우리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암묵적으로 해석해 준다시스템1은 빠르면서도 자주 정확한, 직관적인 판단의 원천이다. 시스템1은 이야기를 만들고 시스템2는 그를 믿는다. 무슨 새로운 일이 벌어질까? 위험이 닥쳐왔을까? 반복된 경험, 좋은 분위기, 잘 정리된 전시 등은 편안함을 느끼게 됨으로써 익숙하게 느끼고 좋다고 느끼며 쉽다고 느낀다. 시스템1에 의해 자동적 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시스템2의 추가 노력이 필요한지의 여부가 결정된다. 인지적 편안함을 결정하는데 측정범위는 '쉽다에서부터 긴장된다까지'이다.  긴장된다는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다.  이때 시스템2는 더 활성화된다.

 

단정한 글씨, 따뜻한 미소는 인지적으로 편안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지저분한 글씨, 복잡한 문자, 희미한 글씨는 불편하고, 기분이 나쁘거나 인상을 찌푸리기만 해도 인지적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인지적으로 편안한 상태라면 기분이 좋고 보는 것들이 대부분 마음에 들 것이고 들리는 대로 믿고, 직관을 신뢰하며 현재 상태가 친근하고 안정되었다고 느낄 것이다. 반대로 긴장상태라면 경계심은 심해지고 의심이 많아지며, 더 많이 신경 쓰고 덜 편해질 것이다. 잘못은 덜 저지를 가능성은 높지만, 대신 평소보다 덜 직관적이고 덜 창의적으로 변한다. 시력만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과 기억 역시 착각에 취약하다. 인간은 전에 본 단어를 지각하는 과정에서 훨씬 더 인지적 편안함을 느끼며 '낯익다'는 인상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사람들이 거짓말을 믿게끔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거짓말을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익음은 진실과 쉽게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자의 일부만 낯익어도 전체 문장이 낯익게 여겨져서 그것이 사실이라고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신뢰할 수 있고 지적인 사람으로 대우받고 싶다변 복잡한 단어 대신 간결하고, 명료한 단어를 사용해라. 운율이 가미된 경구들이 그렇지 않은 경구보다 통찰력이 있다. 

 

시스템2는 게으르며 정신적 노력은 회피하는 성격을 띤다. 가능하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결하게 하라. 수용자들이 수고하고 노력해야 할듯한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찾아내어 간소화 해야 한다. 당신은 어떤 진술이 사실이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그것이 논리나 아니면 당신의 다른 믿음 내지는 기호와 관련된 연상으로 강력히 연결되어 있거나, 혹은 당신이 믿고 좋아하는 출처로부터 나왔다면 인지적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인지적 긴장감은 그 출처와 상관없이 시스템2를 활성화시키는데, 이로 인해 시스템1이 제안한 직관적 대답을 거부하고 재고할 가능성이 커진다. 인지적 편안함으로 좋은 기분을 유발하는 것이 시스템1의 특징이다. 발음이 쉬운 단어를 접하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다. 반복은 인지적 편안함과 함께 낯익은 친근감을 유발한다.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온스는 임의적 자극의 반복과 사람들이 궁극적으로 그 자극에 갖는 애칙관계를 연구하였다.  이 관계를 ' 단순노출 효과'라고 칭했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자주 제시된 단어나 사진들을 더 좋아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시스템1은 시스템2가 모르고 있는 사건에 관한 인상에 반응할 수 있다. 실제로 단순노출 효과는 개인이 결코 의식적으로 보지 못하는 자극일 때 더 강하게 나타난다.

 

급변하는 위협적인 세상에서 생존하려면, 유기체는 새로운 자극에 회피와 두려움을 보이면서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새로움을 의심하지 않는 동물의 생존율은 낮아진다. 그러나 새로운 자극이 안전하다면 처음에 보인 경계심을 낮추게 된다. 시스템1에서 긍정적인 감정과 인지적인 편안함의 관계는 오랜 진화적 역사를 토대로 한다. 1960년 무렵 사노프 메드닉이라는 젊은 심리학자는 자신이 창조성의 본질을 찾아냈다고 생각했다. 창조성은 예외적으로 작동하는 연상기억이라는 것이다. 분위기가 직관력에 강력한 영향력을미친다는 것이다. 불안하고 불행한 기분일 때 우리는 직관력을 상실한다. 좋은 분위기일때 사람들은 더 직관적이고 창조적이 되는 반면, 경계를 풀고 논리적인 오류에 빠져들 확률이 높아진다. 좋은 분위기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으며 주변 환경이 안전하고, 경계심을 풀어도 괜찬다는 신호다.  나쁜 분위기는 일이 잘 되지 않고 있고 위협이 존재할지 모르며 경계심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준다. 글 자체가 어렵다고 해서 그들이 만든 사업계획을 무시하지 말라.  우리는 분명 매우 자주 반복되는 것을 믿는 경향을 보이지만, 그것을 반드시 재고해 보는 습관을 갖자. 낯익음은 호감을 낳는다. 이것이 단순 노출 효과다. 나는 기분이 아주 좋고, 내 시스템2의 기능은 평소보다 약하다. 오늘은 특히 더 주의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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