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2의 결정적인 특징은 노력해야만 작동된다는 점이다. 주요 특징으로는 게으르기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노력하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시스템2가 자신이 선택했다고 믿는 사고와 행동들은 사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시스템1의 조종을 받는 경우가 많다. 시스템2의 생활인 정신생활은 보통 편안한 산책의 속도이지만, 가끔은 조깅이나 드물게는 전력질주 같은 상태가 된다. 15 더하기 37 같은 게임은 전력질주라면, 일상 대화는 산책에 해당한다. 정신적으로 전력을 다할 때 우리는 사실상 눈 뜬 장님이 된다. 집에 있는 전기계량기처럼 동공은 현재 정신 에너지의 활용정도를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역할을 한다. 당신이 전기사용량은 방에 불을 켜건, 빵을 굽건간에 당신이 선택하는 일에 따라 달아진다. 시스템2는 가장 중요한 활동을 보호하기 때문에 그 활동에 필요한 관심만 받으면 남는 주의력은 매초마다 다른 일들로 할당 된다. 오랜 진화의 역사속에서 주의할당 능력은 섬세하게 발달되어 왔다.
심각한 위험이나 가장 유망한 기회에 관심을 갖고 재빠르게 반응하면서 인간의 생존 가능성이 확대 되었다. 현대인에게도 비상사태시에 시스템1이 개입하여 자기보호에 전적으로 우선 순위를 부여한다. 능숙한 일일수록 거기에 투입되는 에너지의 양은 줄어든다.수많은 두뇌 연구결과는 특정 행동과 관련 된 활동패턴은 기술이 늘면서 두뇌개입이 영역이 줄어드는 식으로 바뀐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재능도 비슷한 효과를 낸다. 같은 문제를 풀 때 똑똑한 사람은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덜 노력한다. 최소 노력의법칙은 인지적 신체적 노력에도 적용된다.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을 때 가장 힘들이지 않는 방법을 택한다. 행동경제학 차원에서 보면 노력은 비용이며, 기술습득은 혜택과 비용의 균형에 의해 추진된다. 게으름은 우리 본성 깊숙이 박혀있다. 시스템 2가 가진 가장 중요한 능력은 과제의 채택이다. 습관적 반응보다 중요한 지시를 따르도록 기억을 프로그램화 하는 것이다.
한가지 일을 하다가 다른 일을 할 때 특히 시간의 압박을 받는 경우에 수고가 필요하다. 주의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은 단순히 지능측정 수단이 아니다. 하루중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는 업무중에서 어떤 숫자에 3을 더하는 게임인 3 더하기 게임이나, 예닐곱 자리를 기억하기처럼 까다로운 일은 드물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할 일을 여러 개의 쉬운 단계들로 나누거나, 중간결과를 쉽게 과부하가 걸리는 작업기억보다는 장기기억이나 종이에 저장해놓은 식으로 해서 정신의 과부하를 피한다. 신체활동은 책상머리에 앉아 있을 때보다 많은 칼로리를 연소시키지만 긴장이나 갈등은 없으며 자신을 다그쳐야 할 필요도 없다. 나는 편안한 속도로 일하고 사색하고 산책할 수 있다. 산책이 주는 아주 약간의 신체적 자극이 더 큰 정신적 깨달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별 생각없이 긴장하지 않을때 조차, 우리는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을 주시할 때 약간의 정신적 에너지를 소비한다. 경계하거나 긴장할 일이 없는 상황일 때는, 주변 환경이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주시하는 데 별 노력이 필요없다.
산책 이상으로 속도를 높이면 걷기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속도를 높일수록 걷기라는 경험과 의도적으로 빠른 속도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더 자주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따라서 일련의 생각에 결론을 낼 수 있는 능력은 손상된다. 빨리 걸을수록 다른 생각을 할 엄두조차 내기 힘들어진다. 자제력과 인지적 노력이 모두 정신작업이다. 매우 중요한 일이니 1-2분 동안 7자리 숫자를 기억하라는 요구를 받아 숫자에 집중하는 동안, 건강에 해로운 초코렛과 건강에 이로운 샐러드를 두가지 중 선택하라면 실험 결과 머릿속에 온통 숫자로 가득차 차 있을 때는 유혹적인 쵸코릿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 시스템 2가 바쁘면 시스템1이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그 시스템1은 단것을 좋아한다.
자제력에는 주의와 노력이 요구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생각과 행동의 통제는 시스템 2가 수행하는 여러 과제중 하나이다. 심리학자 바우마이스터는 의지나 자제력 유지 노력이 피곤한 일임을 거듭 확인했다. 억지로 뭔가를 하도록 자신을 독려해야 한다면 다음 도전이 닥쳐왔을 때 자제력을 발휘하려 하지 않거나,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줄어든다. 이런 현상을 '자아고갈'이라고 한다. 시스템 2에 큰 부담을 주는 활동들은 자제력을 요구하는 데, 자제력을 발휘하면 자아가 고갈되고 불쾌해진다. 인지부담과 달리 자아고갈은 적어도 어느 정도의 동기손실을 뜻한다. 신경시스템은 다른 대부분의 신체부위에 비해 더 많은 포도당을 소비한다. 노력이 필요하는 정신활동은 특히 포도당 소비를 필요로 한다. 힘든 인지적 추론에 적극 개입하거나 자제력을 요하는 일을 할 때 혈당수치는 떨어진다. 이것은 포도당 섭취로 자아고갈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시스템2의 주요기능중 하나는 시스템1이 제안한 생각과 행동을 주시하고 통제하면서 일부는 행위를 통해 직접적으로 표현되게 하고, 또 일부는 억누르거나 수정하는 것이다. 지능은 추론능력이지만 기억 속에서 적절한 재료를 찾아내고, 필요할 때 주의를 기할 수 있는 능력이기도 하다. 기억기능은 시스템 1의 특징이다. 그러나 누구나 가능한 모든 관련 사실에 대한 기억을 적극 찾아내기 위해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선택권을 갖고 있다. 이런 의도적 확인과 검색의 정도는 시스템2의 특징이고 개인마다 다르다. 생각을 중단해버릴 정도로 쉽게 만족해버리는 태도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사람들의 자기 감시능력과 그들의 시스템 2에는 게으르다는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더 지적으로 적극적이면서 피상적인 대답에 만족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직관을 자주 의심한다. 즉 더 합리적인 사람들이다.
오리건대 연구원들은 주의통제능력 개선을 통해 지능을 높혀 보려고, 주의통제가 요구되는 다양한 게임으로 훈련시켰다. 주의력 훈련이 아이들의 실행 제어능력을 개선해 줄 뿐 아니라, 비언어적인 지능테스트 점수도 높혀주었다. 프레데릭은 인지반응 테스트(CRT)를 만들었다. 문제를 풀때 무비판적으로 직관만 따르는 사람은 시스템1에서 나온 다른 제안들을 수용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충동적이고 조바심이 많으며, 즉각적인 만족감을 얻고자 한다. 시스템1은 총동적이고 직관적인 반면 시스템2는 추론이 가능하며 신중하지만, 적어도 어떤 사람들의 눈에는 게을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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