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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처럼 질문하라(크리스토퍼 디

나는 누구인가? 2

우리는 대단히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풍부한 생명체이다. 그 짧은 시간동안 우리가 이룬 기술적 성취는 지구를 대단히 작게 보이게 한다. 인간의 가계는 아주 어린 지구의 원시대양에서 출발한다. 이후 수십억 년에 걸쳐 생명체들의 삶이 점점 더 복잡해져서, 우리 조상들은 단세포 유기체에서 다세포 유기체로 수중생물에서 양서류와 파충류를 거쳐 결국 포유류로 발전 단계를 거쳤다. 지난 600만-700만년을 보면, 우리가 침팬지에서 갈라져 나왔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부터 진화의 길로 갔다. 인류 종은 몇백만 년에 걸쳐 수없이 다양해졌다. 지난 마지막 400만년 동안 지구에 12종 이상의 인류가 살았다. 게다가 그들 전부 아프리카에서 세계 각지로 흩어졌다.  

 

3만년 전까지만 해도 최소한 4종의 호미닌, 즉 호모에렉투스, 호모 네안데르탈리스, 호모 플로리엔시스,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살고 있었다. 호모보다 먼저 나타난 것이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이다. 35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되었고, 키가 약 107센티미터이고, 몸무게 27키로그램이었다. 루시라고 불렀으며 그녀는 가장 오래되고, 가장 완벽한 인류의 직립보행 선조를 대표한다. 루시 혈통이 호모 하빌리스로 그 다음에 호모 에르가스테르에서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로 그 다음에 호모 네안데르탈리스와 호모 사피엔스로 갈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약 20만년 전에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는 호모 네안데르탈리스와 호모사피엔스로 진화했다호모사피엔스는 약 6만년 전에 아프리카 밖으로 이주했다.

 

지형과 기후 조건 역시 우리 조상에게 가해진 진화적 제약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약 250만년전 빙하기가 전세계를 강타했다. 이때 아프리카 기후에 급격한 변화가 찾아왔다. 온 대륙이 따뜻하고 건조한 곳으로 변했다. 아시아와 유럽은 춥고 건조해졌다. 유인원은 식물 위주로 하는 종도 있고, 육식 위주로 식사하는 종도 있었다.  식습관은 소화기관의 길이가 짧아지고, 뇌 크기가 커지는 결과를 낳았다. 180만년 전까지 호모에렉투스는 호리호리했다. 이는 추위에 적응한 결과로 보인다. 250만년전 첫번째 이후로 빙하기가 여섯번 더 찾아왔다. 마지막인 9만년전 빙하기는 약1만년 전에 끝났다. 약 30만년전에 유럽에도 살았지만, 우리 조상 대부분은 약 6만년 전까지 아프리카에 머물렀다. 그들은 유목민처럼 다소 적은 무리가 모여 수렵채집을 하며 끊임없이 이동했을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앨런 윌슨교수는 빈센트 사리히라는 대학원생과 함께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형질을 비교 분석하여 99%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원시원인인 호미니드가 500만년 전에 진화했다고 연역 추론했다.  레베카 칸은 인류 공통의 조상에서 미토콘드리아 DNA를 몰려받은 이후로 축적된 돌연 변이들 사이의 차이를 조사하여 모계도를 그렸다. 그 뿌리는 아프리카였다. 호모사피엔스는 아프리카종이라는 의미이다.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벗어난 대이동은 놀랍고 충격적인 결과로 나무위에서 생활하던 인류조상은 아프리카 전역 식물군의 급격한 변화로 500먼년-600만년 전 나무에서 초원으로 내려와 직립보행을 하기 시작한다.  손을 쓸수 있게 되면서 뇌를 더 많이 사용하고, 도구를 만들고, 불을 이용하는 법을 배웠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정해진 지침을 따라 특정 세포를 성장시키고, 특정 기능을 하도록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과정이 방해나 간섭을 받으면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그 세포는 해롭거나 이로운 방향으로 기능한다.  인류 조상은 5만년-5만5천년전에 인도와 오스트렐리아로 이주 했다.  4만 5천년 전 무렵에는 중동에 도착했다.  호모사피엔스는 3만5천년 전쯤에 중앙아시아에서 유럽으로 이동했다. 약 2만년 전쯤에 시베리아와 북극권으로 이동했다. 인류의 아프리카 기원설을 인정한다면, 유전적으로 인류는 하나로 연결된 셈이다.   그들은 6만년 전에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시작했다. 본질적으로 과학적 발견은 가치가 있다.  그것은 예전에 우리가 몰랐던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새로운 발견으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진화이론만큼 확실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인류의 조상에 대해 이미 구축해놓은 엄청난 양의 정보에 끊임없이 새로운 정보를 더해 갈 것이다.

 

과학은 스스로 구축하고 수정하는 과정이다. 모든 종은 자신외 다른 종을 경계한다. 그러나 이런 경계는 단순히 위협과 위험의 가능성에 대처하는 기계적인 반응일 뿐이다. 협력을 통해 위협이 줄어들고, 더 안전해졌으며, 자원 획득이 용이하다는 증거가 발견되면 더 이상 외부인에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 인종 차별주의는 단지 우리 포유류의 본능적인 외부인 공포증의 잔재이자, 타고난 편향성이 반영 사회적 개념일 뿐이다. 우리가 모두 아프리카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나면 모두 겸손하고 자유롭고 평등해진다.이 겸손한 마음을 방해하는 것은 선택받은 내집단이 외집단보다 특별하고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믿음이다. 우리가 평등하다는 이 깨달음은 자기가 중요하다고 스스로 부여한 환상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해방시키고 모두를 평등하게 만들어준다

 

인간은 진화의 여러단계에 걸쳐 포식자를 물리치고, 먹이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르다. 이제 사자같은 포식자를 피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를 노리는 것 작은 포식자이다. 우리는 병원균과 기생충이 생존하고 번식할 터전을 제공하는 그들의 숙주이다.  우리 몸은 본질적 으로 치열한 전쟁이 일어나는 거대한 미생물 생태계나 다름없다. 항균 비누의 경우 미생물 수준에서 벌어지는 일을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측 에서는 트리클로산이 세균의 99.9%를 없애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트리클로산으로 죽이지 못하는 0.1%의 세균이 살아남아서 다시 퍼지면서 항생제로 쉽게 죽이지 못하는 슈퍼버그나 슈퍼박테리아가 생겨나고 있다.

 

이 지구에 살았던 종 가운데 99%가 멸종했다. 대규모 멸종은 선캄브리아기, 에디아카라기, 캄브리아기, 오르도비스기, 데본기, 페름기, 백악기말, 충적세 이렇게 여덟차례나 된다. 대규모 멸종은 빙하나 화산활동으로 일어났지만 백악기 말에는 운석이 지구에 떨어지면서 공룡이 멸종했다.  2억 5000만년 전에 일어난 페름기, 멸종의 불씨가 된 화산활동은 해양생물의 95%와 지구 생명체의 70%를 쓸어버렸다. 학자들은 대규모 멸종 이후에 생명이 복구되기까지 걸린 시간이 1000만 년이라고 추정한다. 다양한 이유와 원인으로 지구상에서 살았던 99%의 종이 나뉘고 번성하고 멸종했다. 어느 동물이냐 식물이냐에 관계없이 모든 유기체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우리가 이 행성의 무생물에서 진화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지구가 별들의 폭발이후 남아있던 소용돌이 치는 잔해들로 만들어졌다면 우리 몸 속에 있는 원자는 전부 한때 행성 내부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온다.

 

당신이 당신이도록 해주는 물리적인 물질들이 어느 시점에, 어디선가 와야 한다. 당신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물질은 아주 오랫동안 존재해 온 것이다.  당신이 죽고나면 당신을 당신이도록 해주는 물질의 형태는 바뀌겠지만 그것의 본질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우주의 먼지로 만들어졌다. 우리 모두 아프리카 조상의 자손이라는 사실과 함께, 이러한 이해 역시 우리가 지향하는 평등주의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한다세계 여러 종교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발견하는 것은 인간이 최소한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초자연적 믿음이다. 하나는 물질적 육신이고, 하나는 형체가 없는 영혼이다. 이것을 이원론이라고 한다. 초자연적 설명에서는 물질적인 측면보다 영적인 측면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간의 몸은 단순히 영혼이 머물다가는 그릇이다

 

육신이 죽은 뒤에도 영혼은 살아남아 천국, 지옥 같은 곳에 살거나 다른 몸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  기독교 원칙을 따르며, 죽은 뒤 보상을 받고 천국에서 영생을 누릴 것이라 확신한다. 그렇게 살지 않는 영혼은 지옥에서 최후를 맞는다. 영혼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아이가 죽으면 영혼은 죽은 뒤 어른이 될까?  정신질환자는 죽은 뒤 지식과 통찰력을 얻을까?  비물질적 형태의 영혼이 육신에 들어와 하나가 되어 죽을 때 까지 아떻게 같이 다니는지?  정확하게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난자와 정자가 수정되는 순간에 영혼이 몸속으로 들어간다면, 실제로 이 일은 어떤 식으로 일어날까? 틀림없이 과정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