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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처럼 질문하라(크리스토퍼 디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1

인간이 우주의 동적이거나 정적인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인과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일련의 사건들의 산물이라면 인간의 덕, 악덕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자유의지를 인간이 결정할 수 없다면, 우리는 우리 행동을 얼마만큼 통제하는걸까?  착한 사람은 단순히 자신의 자유의지와 욕구를 통제할 수 있고, 자신의 의도가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용인하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을 만큼 운이 좋은 것 뿐일까?  나쁜 사람은 단순히 착한 사람만큼 운이 좋지 않은 것 뿐일까? 윤리학분야는 인간의 행동이나 품행에 가치를 두는 방법과 이유에 관한 연구를 한다. 가치는 우리가 특정 행동에 두는 가치의 판단, 평가다. 가치는 종종 우리가 특정 행동을 놓고 좋은지 나쁜지, 옳은지, 그른지, 정당한지, 부당한지 판단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윤리는 사회적 행동의 지침 역할을 하는 해야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의 목록이다. 흔히 그런 규칙에는 보상과 처벌이 따른다.

 

도덕성은 일반적으로 특정 문화 안에서 인간이 행동에 가치를 두는 방식을 포함한다윤리학은 모든 문화에 적용되는 가치의 본질을 연구한다. 자연의 사실들을 기술하는 것이 인간의 행동을 규정하는 것에 대해 우리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과학이 인간의 윤리적 행동과 품행의 한계에 대해 해줄 말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우리는 특정 행동이나 일련의 행동을 둘러싼 상황의 맥락과 배경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최근의 역사 지난 5000여 년 동안 윤리와 도덕성은 신화적이고, 종교적인 믿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초자연적인 관점으로 자연 현상을 설명하고, 인생의 근본적인 질문에 대해 대답하고자 했던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인간 진화의 역사에서 윤리와 도덕이 발생하게 된 핵심 조건 중 하나는 사회화. 즉 집단의 생존이라는 목적 아래 개인들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공동으로 자원을 모으고 생존하는 전략은 혼자일 때보다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구성원이 많은 무리에 속해 있을수록 포식자의 다음 먹잇감이 될 가능성이  낮아진다. 진화에는 방향성이 없다.  단지 무리지어 다니며 줄무늬 있는 돌연변이들이 그렇지 않은  개체들보다 생존율이 높았을 뿐이다.

 

인간은 환상적인 위장술이나 날카로운 이빨, 재빠른 다리, 독니 같은 것이 다른 종들에게서 볼 수 있는 방어기제를 발전시키지 않았다. 대신 뇌를 더 크게 발전시켰다. 우리는 어쩌다 그냥 뇌를 더 크게 발전시킨 사회적 동물이 된 것 뿐이다. 모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두가지 주된 동기부여는 생존과 섹스이다. 나머지는 단순히 문화이다. 생존과 번식을 위해서는 이 규칙을 따라야 한다. 먹되 먹히지 마라진화론자들은 이 규칙을 4F라고 부른다. F는 투쟁fight, 도피flight, 먹이food 그리고 생식procreation이다. 세가지 규칙으로 요약하면 '먹어라. 먹히지 마라. 번식하라' 이다. 침팬지에게서 도구 사용, 털 고르기, 구애 의식 등을 포함하여 문화적 다양성이라고 볼 수 있는 39가지 이상의 행동패턴이 있다고 한다. 서열순위가 밀리는 수컷침팬지들은 자기나름의 짝짓기 기술을 개발했는데, 속임수와 지능, 그러니까 한마디로 교활함을 키운 것이다. 교활한 바람둥이라는 이 표현은 지적인 능력, 창의성, 교활함이 때로는 몸집과 힘을 어떻게 이기는지 보여준다. 그리고 침팬지 무리에 보상받는 행동과 처벌받는 행동 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종에서도 사회적 관습 또는 규칙이 있다는 증거다. 특정 포유류의 행동에서 우리는 일종의 사회적 계약을 확인할 수 있다.   집단 구성원을 제대로 지키려면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는 규칙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사회적 규칙을 어긴 구성원은 무리에서 쫓아낸다. 모든 구성원이 집단 생존을 위해 가장 중요한 규칙들을 인식하고 있어야만 질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윤리와 도덕성을 고려할 때 맥락이라는 아주 중요한 부분을 결코 무시해선 안된다. 법의 방어벽에 구멍이 뚫리고 법률기관이 와해되어 무정부 상태가 되면,  우리는 더 이상 서로를 예의 바르게 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혼란에서 살아남는다면 자신의 생존전략에 관심이 집중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를 해치려는 자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동맹을 맺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 구성원들의 연대는 합의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이루어졌는냐에 따라 그 힘이 달라진다. 집단의 대의에 반대하는 사람은 언제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한다. 아니면 집단에서 떨어져 나가 작은 집단을 새로 만들수 있다.

 

오늘날 인간의 과학적 호기심은 인류의 진보와 행동에 대한 놀라운 이해를 이끌었다.  신경학과 생물학에서부터 인지과학, 심리학, 유전학, 화학까지 다양한 분야의 물리과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생태과학이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행동의 가치에 놀라운 통찰력을 제공했다. 자연주의 관점에서의 과학적 발견들은 복잡한 인과관계의 사슬이 최소한 인간의 상호작용 만큼은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을 밝혀냈다. 우리는 우리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얻기 위해 힘닿는 만큼 이런 체계들을 조종하려고 애쓴다. 그럴 때 어느 정도 수준 또는 범위에서 자유롭게 그런 결정을 했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우리는 우리 삶과 우리가 하는 선택을 얼마나 통제하고 있을까? 나는 쌀 한톨씩 쌓아 무더기로 만들려고 한다. 처음 한톨을 우리는 무더기라고 하지 않는다. 그 옆에 한톨을 놓는다 여전히 무더기는 아니다.  쌀알을 얼마를 더해도 역설은 계속된다. 하지만 어느 순간에 쌀알이 더미로 바뀐다.  쌀알을 자신의 의지, 자유의지, 욕망, 행동에 대한 자신의 통제력으로 바꾸어 생각해보라.  쌀 한톨은 자신을 전혀 통제 못하는 것이고, 쌀 무더기는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