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진짜 문제는 자기내부의 솔직하고 건강한 욕망을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인정과 관심을 지나치게 욕망하는 것이다. 특히 여성들은 아주 오랫동안 남성들이 사랑하고 칭찬하는 대상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자신의 욕망보다는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남성의 얄팍한 욕망에 자신을 맞추는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여성들은 예쁜 외모와 유혹의 능력이 가장 큰 무기이고, 남성들은 자신과 부모의 재력을 내세운다. 집안 좋은 여성과 외모만 좋은 남성의 결혼은 의심을 받는다. 반대로 능력있고, 집안좋은 남성과 외모만 좋은 여성의 결혼은 남성이 여성을 택한 것이라 생각해서 관대하게 바라본다. 과도한 다이어트, 성형수술은 두고 두고 그 후유증이 나타난다. 우선 무서운 것은 중년이후에 오는 골다공증과 골괴사증이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관절염까지 겹치면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여기저기 쑤시고 아프다. 야채를 주로 먹는 기성세대들은 비교적 턱관절이 발달해 있지만, 부드러운 인스턴트 음식에 중독되어 있는 젊은 층들의 턱이 발달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식이 섬유를 섭취하지 않는 것과, 대장암 발생과의 상관관계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양악 수술을 잘못 받으면,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할 뿐 아니라, 신경과 혈관을 건드려 지속적인 통증과 무감각증 등으로 고생할 수 있다. 아름다움의 정의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좌우된다. 원시시대에는 정확한 대칭이 미의 기준이었다. 과도한 피부 진료를 받아 얼굴이 화상 환자처럼 번들거리고, 마치 금붕어처럼 입만 뻐끔거리는 사람도 자주 본다. 쌍꺼풀 수술을 받은 자리와 그렇지 않은 자리와의 노화가 다르고, 눈주변 지방이 없어져 갑상선 환자처럼 놀란 눈을 하고 있거나, 흰자위가 더 많이 보이는 등은 의학이 만든 기형이다. 인체에 꼭 필요한 호르몬 분비의 원료가 되는 지방세포가 크게 부족하면, 여성이나 남성 모두 성기능장애, 심혈관 장애 등 신체적 합병증을 앓을 수 있고, 불임이 될 수도 있다. 백인처럼 성형수술을 하고 성장호르몬을 맞는 기현상이 만연하다. 이는 한국사회가 동양인으로서 열등감과 부정적인 자아정체감, 그리고 낮은 자존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각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신감 넘치는 사회가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라는 사실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농경사회에서는 빚이 많아도 양곡과 노동력으로 갚을수 있는 정도였고, 욕망의 크기도 지금보다 작았다. 그러나 은행업이나 대부업이 발달한 이후부터는 죽을 때까지 깊이도 다 갚을수 없는 천문학적 빚지기 시작했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선진국에는 알콜중독 예방 프로그램처럼 빚중독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이 있다. 빚중독인지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시험도 있다.
* 최소한만 갚거나 돌려 막는다.
* 이자나 원금을 물지 못한다.
* '집을 잡혀서라도 일단 돈을 쓰고 보겠다'고 생각한다.
* 재무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이 없다.
* 가족과 빚 문제로 다툰다.
* 항상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위 친척들의 돈을 빌리거나, 보증을 서게 한다. 죽을 때까지 돈을 대주는 누가 없는 한, 능력없는 명품족의 종말은 빚 중독이다. 안이하게 잘못 투자해서 결국 사채까지 손을 대는 사람들도 적지읺다. 점점 더 강한 약을 선호하는 약물중독자처럼 점점 더 센 이자에 빠지는 것이다. 빚중독자들은 현실성 없는 소비를 한다. 내적인 공허감, 자신감 부족, 적절한 경제교육 부족에서 비롯된다. 열등감이 깊어서 한방에 다른 사람을 놀라게 할 무언가를 보여줄 강박적인 사고도 보인다. 은행대출이건 부모 도움이건, 남의 돈으로 살고 있는데 대한 죄의식이나 불안감이 별로 없는 경우도 많다. 특히 부모와 자녀가 서로 분리불안 때문에 병적 공생관계에 있는 경우, 경제교육을 시키는 대신 무한정 돈 대주고 문제를 해결해주다 결국, 자녀를 빚중독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부모들 중에는 돈으로 자식을 조종하는 경우도 많다.
사이가 좀 냉랭해지더라도 애인, 친구, 친지간에는 돈거래를 하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돈을 주고 받으면 원래 가지고 있던 정은 사라지고, 상대방에 대한 의심과 분노만 남기 쉽다. 빚 중독을 예방하려면 노동과 저축, 소박힘이 몸에 배게해야 한다. 다른 이의 평가와 시선때문에 남에게 꿀리지 않게, 남보기에는 번듯하게에 목숨을 거느라 품위유지비를 줄이지 못하면 언제든 비슷한 상황이 재연될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잘 사는 사람은 털털거리는 중고차 몰고, 기성복 기워 입고 다니는 훌륭한 이들이 많고, 명품에 열광하는 것은 소수의 철없는 상류층 얘들과 폭력배, 콜걸들 뿐이다. 자기 필요한데 돈을 쓰고 자손에게 물려주지 읺는다고 생각하는 것도 돈에 대한 콤플렉스 해결방법 중 하나이다.
'한국 사회와 그 적들 (이나미 지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식 망치는 부모 (0) | 2013.12.10 |
---|---|
명품 (0) | 2013.12.09 |
집, 먹거리 (0) | 2013.12.05 |
우리의 恨, 돈 (0) | 2013.12.04 |
그래도 한국이 좋다 (0) | 2013.1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