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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재발견 (하르트무트 라데볼트

나이듦에 대한 대비

나이 드는 일은 수많은 변화를 동반한다. 사람들은 스스로에게서 배우자, 가족, 친구에게서 그런 변화를 경험한다. 사회적이고 물질적인 상황도 변한다. 서서히 노화되면서 신체적 능력, 운동성, 시력, 청력 등의 기능이 점점 나빠진다. 넘어져 낙상을 입을 위험이 증가하고 뼈가 부러질 위험이 증가한다. 질병은 종종 또 다른 후유증을 야기한다. 따라서 계속 변화에 대비함으로써 나이듦에 적응해 가야 한다. 많은 경우 적응은 일을 덜하고, 활동을 덜하고, 너무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하지 않는 것이다. 노화에 대해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환상을 점검하고, 환상과 현재와 특히 머지 않은 장래의 삶의 상황을 조율해 보고 필요하다면, 그것들과 작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50대 이후 거주할 집에 대해 사람들은 많은 환상을 갖고 있다. 시골이나 따뜻한 남쪽나라의 아주 크고 편안한 단독주택이나 공간이 넉넉한 공동주택을 꿈꾼다.  따뜻한 지방에서 드디어 마음 편히 쉬고, 몸을 회복하고, 취미활동하기를 원한다. 그때 고려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 정말로 그렇게 많은 공간이 필요한가?

* 자녀들이 자주 올 수 있을까?

* 생활 필수품 등의 구입이 용이한가?

* 신속하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가?

* 대중교통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가?

* 그 지역 사람들과 교제하는 것이 가능한가?

* 집난방이 경제적이고, 잘되고, 밝고, 흥밋거리를 추구하면서 살 수 있는가?

* 거주환경이 향후 10년 동안 어떻게 변할 것인가?

 

나이 들수록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고, 질환이 있을 때나 간호를 받아야 할 때 계속 집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그리고 앞으로 연금은 물가상승과 능력감퇴에 비례하여 증가할 수 없을 것으로 망되는 만큼, 오늘날 60세이상 인구의 재정적인 상황은 그리 좋은 전망은 아니다.  따라서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돈은 얼마나 되는가? 비상시 지출할 돈은 얼마나 되는가를 점검해야 한다. 집안살림을 다른 사람의 손을 빌리지 않고 혼자서 완벽하고 신속하며, 알뜰하게 하는 주부상은 나이드는 동안에도 변치 않은 듯하다. 여자들은 평생 이런 모습을 확인받고 인정받아 왔다. 부엌은 연로한 사람들이 사용하기 적절하게 편리한 가재도구를 구비하고, 더 이상 필요하지 않는 물건과 도구는 폐기 처분한다. 연로한 남성과여성은 스스로에게 도움이 필요함을 인정하고, 도움을 구하고 받아들이는 것을 수용해야 한다. 평생 혼자서 감당하며 그 일을 자랑스러워해 온 판국에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쉽지 않다.

 

잡동사니를 치운다는 것은, 노화에 맞추는 생활은 또한 사적인 공간을 질서정연하게 정리하고,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형상화하고, 되도록 편안하게 설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전제는 버리는 것이다. 버리는 것은 그다지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버리는 것은 어렵다. 지난 날 궁핍했던 시절의 경험 때문인지  계속 모든 것을 보관하고 모아 두어야 마음이 편하다. 5-10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정든 물건들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거나 버리는 것을 적극 검토해보라. 과거와 회상에 매여 살면, 오늘을 위한 시간이 별로 남지 않는다. 그러므로 과거의 쓰레기를 의식적으로 버리고 이로써 과거와 작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전제품 같은 기기들의 도움 없이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기는 힘들 것이다. 매체도 중요하고, 현대적인 의사소통 도구들은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과 손쉽게 연락하게 해준다. 우리는 그런 도구들이 문제없이 동작하기를 바란다. 우리의 늙어가는 신세도 마찬가지로 문제 없이 동작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 몸이 서서히 우리를 돕지 않고 우리를 방치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자존심 상하고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간혹 수술을 미루는 것도 그러한 사실 때문이다. 기기들을 조작하는 것에 익숙해 지면 좋다. 그런 도구들의 도움을 받아 더 나은 능력을 발휘하고, 더 잘보고 더 잘듣게 되면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 열리고, 기존의 가능성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60세가 넘는 인구의 기대수명은 증가하고 있다. 교육수준이 높고, 건강상태가 좋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힘께 할 친구가 있고,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하는 것이 장수를 촉진하는 전제조건이다. 이런 노년은 능동적이며 젊게 행동하고, 생의 의욕이 충만하며 여행을 좋아하는 시니어라는 이미지와 연결된다. 계속 증가하는 기대수명과 유리한 주변조건은 장수를 약속한다. 그렇다면 오래오래 행복한 삶이 노인들에게 약속되어 있는 것일까? 하지만 60세가 넘은 그 누구도 70세가 넘어서까지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얼마나 건강할 지 알수가 없다. 2008년에 가을에 시작된 경제위기로 인해 많은 산업국가가 노인부양과 노인들을 위한 재정지원이 얼마나 빨리 대폭 삭감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어려울 때의 노인들을 위한 사회보장 체제가 이런 규모로 유지될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

 

의학의 진보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이지만 비용면에서 의술의 진보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을지, 어느 정도로 합리적이고 우선적인 조치가 나올지 불투명하다. 독감 바이러스나 다른 병균으로 인한 새로운 전염병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으며, 더 나아가 기후는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지난 삶이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고, 긍정적인 생각이 드는 사람은 노년이 되어 부담이 증가하고, 삶의 상황이 계속 악화 되더라도 심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든든한 토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부담을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불가피한 것을 시인하는 능력이 있다면 좋을 것이다. 70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노인들이 심적으로 그리 건강하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경증의 초조하고 우울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25%에 이르며, 뚜렷이 기질적인 원인을 알 수 없는 기능장애를 보이는 사람들도 다수다. 나이드는 것은 저절로 되지만, 행복하게 나이 드는 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