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니스트 월터 리프만은 다음과 같이 썼다. " 인간본성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우선하는 것, 배고픔이나, 사랑이나, 즐거움이나, 명성, 심지어 목숨 그 자체보다 우선하는 것, 인간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자기가 어떤 질서 정연한 규율속에 놓여 있다는 확신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어떤 경험이 뇌를 자극하느냐에 따라 진화한다. 그러나 진화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일단 기본적인 상태가 설정되고 나면, 그 기본 상태의 평균값을 중심으로 해서 좌우로 진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복권에 당첨되면 몇 주 동안은 들떠 있겠지만, 그 뒤에는 다시 원래 상태로 되돌아 간다. 감정기복이 심한 아이들은 좋은 조건에서는 활짝 피어나지만, 그렇지 않은 조건에서는 금방 시들어 버린다.
평범한 상황을 위협적으로 해석한다. 분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분노를 느끼고, 자기를 모욕하는 사람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모욕을 느낀다. 이런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해마 부분의 세포가 손상되는 일이 일어나고 아울러 기억도 손상된다. 특히 과거에 있었던 좋은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면역체계도 약화된다. 뼛속의 미네랄 성분도 줄어든다. 특히 허리 부근에 체지방이 쉽게 늘어난다. 만성적인 쇠약증세를 달고 산다. 여섯달 동안 한 주에 90시간씩 스트레스를 극도로 유발하는 일을 한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보면, 스트레스와 관련된 두 화학물질인 코르티솔과 에피네프린 수치가 상대적으로 굉장히 높게 나타났다. 놀랍게도 그 일이 끝난 뒤 4-5주 휴가를 받고 왔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 영향은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으며, 정신적으로 매우 해로울 수 있다.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일반적으로 잘 조직된 가정에서 성장했다. 성장과정에서 행동에는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배워서, 그 행동에 따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이 아이들은 자기가 어떤 것을 하려고만 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자기 통제력과 자기 규율을 가진 사람은 세상을 멀리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무의식적인 과정을 촉발시키는 습관과 전략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데는 세가지 기본적인 단계를 거친다. 첫째 상황을 지각한다. 둘째 이성의 힘을 사용해서 이렇게 행동할지, 저렇게 행동할지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산한다. 셋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 의지의 힘을 사용한다. 19세기에는 사람의 인격을 올바르게 형성시키고자 하는 모델이 대부분 세 번째 단계, 즉 의지력에 초점을 맞추었다. 20세기 들어서는 대부분의 인격모델이 두 번째 단계 즉, 여러 관심사를 계산하는 이성의 사용에 초점을 맞추었다.
분명 이성과 의지는 둘다 도덕적인 결정을 내리고, 자기 통제력을 강화하는데 중요하다. 그러나 두 가지 모델 모두 실제로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게 밝혀졌다. 탐욕의 죄를 논한 책이 수천 권이나 있지만 세상에서 탐욕은 줄어들지 않았다. 소비로 진정한 기쁨이나 충족감을 얻을 수 없다는 말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사람들이 신용카드 빚을 지면서 까지 소비를 탐닉하고 있다. 살인이 나쁘다는 것은 모두 알지만 그래도 도처에서 살인이 자행된다. 실제로는 첫번째 단계가 매우 중요하다. 지각은 어떤 풍경이나 장면을 그대로 투명하게 받아들이는 행위가 아니다. 생각을 필요로 하는 고도의 기술적 과정이다. '본다'는 것과 '평가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정이지만 두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기본적으로 동시에 일어난다.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은 스스로 배우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받아서 자기에게 닥치는 상황을 올바르게 바라본다. '올바르게 바라본다'는 것은 이미 대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무의식적인 판단과 반응의 전체적인 그물망이 연결되어 있어서,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도록 위치와 방향을 잡아준다. 이런 상태라면 이성과 의지가 한층 더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천성적인 존경심은 어디에서 비롯될까? 도대체 무슨 까닭으로 교사를 바라보는 아주 단순한 행동만으로 마음속에서 특정한 요소가 촉발될까? 어쨋거나 누구나 살면서 어떤 경험을 했다. 어쩌면 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권위적인 인물로 확장 되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교사를 특정한 방식으로 대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처럼 무수히 많은 것의 영향을 받으며, 대상을 바라보는 특정한 방식이 생긴 것이다.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는 모델은 인격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단 하나가 아님을 강조한다. 인격은 수백만 개의 작은 영향력이 상호작용하는 신비로운 과정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형성된다. 인격 형성에는 공동체가 수행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공동체에 소속되지 않고 자기통제 능력을 배양하기란 매우 힘들다. 근본적인 매카니즘에 영향을 미치는 작고 반복적인 행동이 중요하다. 작은 습관과 적절한 예의는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방식을 강화한다.
'우리는 어떤 덕목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그 행동을 터득한다'라고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했다. 안되더라도 될 때까지 하라. 소소한 규칙은 제2의 천성이 된다. 큰일에 올바르게 반응하기 위해서 작은 것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 제임스 윌리엄스는 " 한 사람의 자발적인 삶을 이루는 전체 드라마의 전개 양상은, 이 사람이 주의를 기울여 받아들이는 양에 따라 달라진다. 주의를 집중하려는 노력은 의지의 본질적인 현상이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받아들일 것인가? 무엇인가로 가슴속 작은 야망의 엔진에 불을 붙혀라. 그 순간부터 엔진 돌아가기 시작한다." 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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