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셜애니멀(데이비드 브룩스, 이경식

결혼생활

 

남자와 여자는 하루하루 삶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에 대해서 무의식적인 정신지도를 가지고 결혼생활로 뛰어든다. 그런데 두 사람의 삶이 하나로 묶이게 되면, 두 사람은 각자 가지고 있던 지도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런 차이점은 아직은 두 사람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혼이어서 둘이 함께 어울리고 섹스할 시간도 충분하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은 천천히 그리고 민감하게 결혼생활이라는 새로운 상호의존 상태를 잘 극복해 나간다. 결혼생활의 첫 번째 단계는 신기함에 대한 탐닉이다. 점차 두 사람은 두번째 단계 그러니까 각자의 정신적 지도가 하나로 녹아드는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내분이 생긴 가정은 지탱되지 않는다.  결혼초에는 그렇게 매력적이고 사랑스러워 보이던 상대방의 기이한 습관이 이제는 참을 수 게 된다. 찬바람이 쌩쌩부는 춥고도 추운 빙하기를 몇차례 거치면서 마침내 남자는 다음 사실을 깨닫는다. 

 

이제부터의 인생은 전혀 다른 차원의 책임과 공동계획 아래 살아야 한다는 사실, 바로 이 순간 나 자신을 위해서 하고 싶은 것만 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사실. 부부사이의 만족도는 보통 함께 사는 세월이 지속되면서 U자곡선을 그리면서 변화한다. 신혼부부는 처음 몇년동안은 미칠듯이 행복하다. 그러나 자아 도취적인 족은 어느 시점에선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자식이 청소년이 되면 바닥에 떨어진다. 그랬다가 은퇴기를 맞으면서 다시 상승곡선을 그린다. 남자는 교육수준과 상관없이 성적 헹동이 동일하지만 여자는 교육과 문화, 사회적 지위에 따라서 성적인 취향이 다르게 나타난다. 상대적으로 고등교육을 받은 여자는 그렇지 않은 여자에 비해서 오랄섹스를 훨씬 많이 하는 경향이 있고, 동성애 행위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양한 섹스행위를 실험하는 경향이 있다. 신앙심이 돈독한 여자는 그렇지 않은 여자보다 모험을 덜 즐긴다. 그러나 남자의 경우는 성적인 모험심이 신앙의 여부와 그다지 관련이 없다.

 

오르가즘은 생리적인 반사현상이 아니다. 지각이며 정신적인 사건이다. 정신적으로 수많은 순환고리가 강력하게 작동해야 비로소 작동된다. 촉감이나 흥분상태는 도파민이나 옥시토신 같은 화학물질을 방출한다. 그러면 이것들이 다시 한층 더 관능적인 원료가 되어 뇌에서 휘황 찬란한 불꽃을 일으키며, 절정을 만들어 낸다. 어떤 여자는 그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오르가즘에 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