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의사소통의 실패다. 그리고 의사소통이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인식의 차이다. 그렇다면 인식의 차이가 생기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사람마다 관심사와 가치관 그리고 감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인식체계에 맞지 않는 정보들은 무시한다. 그리고 협상을 할 때, 자신의 시각을 뒷받침하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수집하고 기억한다. 인식의 차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갈등의 주요 원인이다.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인식과 감정을 고려할 줄 모른다. 그래서 상대방이 자신의 시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고집세고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근본적 귀속오류'는 다른 사람들도 어떠한 일에 대하여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나는 더운데 다른 사람이 추워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틀린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 한 대기업에서 계산한 결과 비효율적인 의사소통으로 일주일에 3.5시간의 손실이 발생했다. 500인이 근무하는 경우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연간 수백만 달러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일은 타인의 삶에 대한 중요한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항상 상대의 마음을 헤아린 다음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라. 앞으로 상대방과 갈등이 생기면 다음 상황을 자문하라.
* 나는 어떻게 인식하는가?
* 상대방은 어떻게 인식하는가?
* 둘 사이의 인식의 차이는 있는가?
* 인식의 차이가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같은 내용을 다르게 표현한 두 문장이다.
1. 저는 뉴욕 갑니다. 어디로 가세요?
2. 어디로 가세요? 저는 뉴욕 갑니다.
먼저 상대방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상대방이 당신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된다. 이처럼 문장의 순서만 바꾸어도 효과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상대방의 말을 끊는 것도 좋지 않다. 말이 중간에 끊어져도 머릿속 테이프는 계속 돌아가기 마련이어서 남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상대방이 내 말을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인식과 감정을 파악해야 한다. 협상에서 질문은 단정적 말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협상에 있어 말을 할 때는 대부분 질문 형태여야 한다. 그래야 내가 상대방의 진의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계속 체크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도움을 구하는 식으로 질문하는 방법은 대단히 효과적이다. 또 하나 효과적인 질문 방법은 틀린 부분이 있으면 지적해달라고 상대에게 직접 요청하는 것이다. 상대가 만약 요청대로 틀린 부분을 지적했을 때는 솔직히 인정하면 그만이다. 우리는 상대방이 내용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멋대로 전제한 후에 이야기를 시작하곤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상대방의 보조에 맞추어 한걸음씩 나아가야 제대로 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효율적인 의사 소통의 기본은 다음과 같다.
* 언제나 대화를 통해 문제에 접근한다.
* 상대방의 말을 듣고 난 다음 질문을 한다.
*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존중한다.
* 오고가는 대화 내용을 자주 요약한다.
* 감정을 배제한다.
* 목표를 자세하게 밝힌다.
*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는 선에서 확고한 태도를 취한다.
*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는다.
* 인식 차이를 논의한다.
* 결정하기 전에 논의한다.
*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한다.
* 누가 옳은지 논쟁하지 않는다.
소통할 때 상대방의 말을 먼저 듣고 질문한다는 것은 상대를 존중한다는 뜻이다. 협상에서는 당신의 말보다 상대방의 말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당신이 전달한 의미보다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의미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흔히 강한 모습을 보여야 협상에서 이기기 쉽고, 약한 모습을 보이면 협상에서 질 확률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정반대다. 안타깝지만 전문 협상가들 조차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기도 한다. 이러한 행동은 험란한 협상 분위기를 예고할 뿐이다. 꼭 기억하라. 먼저 소통하고 나중에 제안해야 한다는 사실을.
평범한 협상가는 뛰어난 협상가에 비해 거슬리는 발언을 네배나 많이 하는 반면, 창의적 선택 사항을 고려하는 경우는 절반에 불과하다. 게다가 상대를 비난하는 경우가 세배 많으면서 정보는 훨씬 적게 공유하고, 뛰어난 협상가에 비해 장기적인 측면에서 발언을 하는 경우가 절반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요소가 많을수록 협상이 성공할 확률이 줄어들게 된다. 뛰어난 협상가라면 협상 도중 일정한 간격으로 들은 내용을 요약하여 상대에게 정리해 주어야 한다. 이러한 행동은 상대방을 존중하느 태도를 드러내고 의사소통의 오류를 막는다. 말하는 사람이 아무리 명확하게 전달한다해도 상대방이 제대로 이해한다는 보장은 없다. 뛰어난 협상가는 절대로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는다. 목표는 협상전에 한번만 설정하고 마는 것이 아니다. 협상중에도 자주 점검해야 한다. 상대방과 같은 맥락을 공유하고 있는지 새로운 사건이나 정보 때문에 목표를 조정할 필요가 없는지, 현재 말과 행동이 목표달성에 도움이 되는지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메일은 보완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메일 내용의 전체적인 어조를 알려라. '친근한 마음을 담아 메일을 보냅니다' 등 체적인 발신자의 감정이 드러내야 상대가 알아차리고 글을 읽을 수 있다. 상대방의 이메일에 즉각 반응하지 마라. 중하게 생각해 답하라. 이 메일을 보내기전에 상대방 입장에서 다시 검토하라. 사람들은 상대가 의도한 것보다 이메일의 내용을 공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첫부분에 상대방과 관련된 인간적인 내용을 넣어라. '그쪽에 눈이 많이 내렸다고 하는데 괜찮은지요?' 절대 흥분한 상태에서 이메일을 보내지 마라. 가능한 한 간결하게 써라. 이메일은 검토하는데 오랜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제안 전달은 적합하지 않다. 적절한 유머는 이메일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든다. 상대방이 이해하기 쉬운 어조로 써라.
일본 기업들은 대개 협상에 임할 때 상대방을 주의깊게 관찰하기 위해 일부러 회의장에 많은 사람을 참석시킨다. 그래서 미묘한 표현의 변화나 몸짓, 메모 여부 등을 빠짐없이 살핀 다음 협상 후에 관찰내용을 종합 한다. 실제로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 상당히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처럼 중요한 협상에 참석할 때는 다른 사람을 데려가는 것도 좋다. 과거나 미래중 어디를 바라봐야 하는가? 이것이 바로 협상과 소송의 큰 차이다. 소송은 과거를 놓고 서로 대립하지만 협상은 미래를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 상대방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누구에게 그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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