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협상을 시작할 때 보통 '요즘은 어떻게 지내십니까?'라고 묻는다. 이 질문 속에는 네가지 협상도구가 포함되어 있다.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 '상대의 상태를 살핀다' '상대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공통적으로 싫어하는 것이 있을 때 친밀감은 쉽게 조성된다. 사람들이 대화할 때 나쁜 날씨나 교통 정체에 대해 반농담조로 불평하는 이유도 다 이러한 이유에서 이다.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의 심리다. 상대의 심리를 파악 하기 전에는, 그러니까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각자 그리는 그림을 그려보기 전에는 갈등을 해소하거나,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협상에서는 절대로 상대방을 이기려고 들어서는 안된다. 협상에 임하는 태도는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당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면, 협상자체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신뢰는 자신을 보다 솔직하게 드러낼 때 생긴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나는 낯선 문화권의 사람들을 만나면 언제나 미리 양해를 구한다. 실수로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되면 지적을 해달라고. 그러면 갈등의 소지가 될 일도 협력의 기회로 이용할 수 있고, 더 자연스런 모습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기분 나쁜 상황일 때도 상대에게 미리 알려라. 그러면 상대방이 화를 낼 일이 생겨도 이해하고 넘어가 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낱낱이 공개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선에서 가능한 많은 내용을 공유하라는 것이다.
협상은 사실상 '설득'이나 '의사소통' 혹은 '영업'과 같은 말이다. 이 모든 일들은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고 상황에 맞는 대응으로 원하는 것을 얻는 동일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사람이 한결같이 협조적이거나 경쟁적인 것은 아니다. 사람의 행동은 언제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 협상은 상대방이 특별한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힘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그 상황을 유지하는 일에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 협상은 상대방이 특별한 판단을 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협상은 상대방이 내 제안에서 합리적 혜택을 얻을수 있게 하는 일이다. 이 개념의 문제점은 쌍방의 이성적인 태도를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중요한 협상에는 이성적인 요소뿐 아니라, 심리적 요소가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 협상은 상대방이 특별한 인식을 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상대방의 인식을 바꾸는 방법을 찾아야 협상을 성공시킬 수 있다. 부실한 의사소통에 기인한 오해는 종종갈등과 파국을 불러온다.
* 협상은 상대방이 어떠한 감정을 가지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상대방의 감정에 초점을 맞춘 협상법은 상대방의 자발적인 행동을 끌어내기 위함이다. 협상 내내 상대의 감정을 존중해 준다면, 당연히 상대방은 당신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고 설득은 쉬워진다. 협상에 임할 때 공식적인 내용을 다루기 전에 음식이나 가족에 대한 친근한 대화부터 시작해보라.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소통이 먼저다.
여러분은 오늘 협상할 일이 있습니까? 사전에 20분 동안 협상 전략의 목록을 만들고, 각 전략을 적용할 방법을 찾는다면, 훨씬 효과적인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상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였는지 목표는 명확한지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협상 후에는 상대에게 충분히 점진적 접근을 했는지 생각해보고, 지난 과정을 되새겨 보며 미비한 점을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협상에 필요한 세가지를 압축해 보면 '당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상대방은 누구인지' '설득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입니다. 협상에 있어 상대방과 상대방의 전략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이상이다. 기타 협상주제에 대한 정보나 전문적인 지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10%도 안된다. 목표는 단지 협상의 도구가 아니라, 협상의 모든 것이다. 협상을 하는 이유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지 다른 것을 위해서가 아니다.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자 않으면, 관계형성이나 감정의 존중도 아무 소용이 없으며 정보도 건넬 필요도 없다. 목표가 서로 하나로 일치하지 않았다면, 회의를 시작해봤자 소용이 없다. 목표는 구체적 일수록 좋다.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는 그 과정이 아무리 지루하다라도 절대 주의를 흩뜨려서는 안된다. 목표를 정했다면 협상에서 하는 행동들이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지 계속 자문해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에 휘둘리거나 한 눈을 판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혼자만 잘되고자 하는게 아니라, 상대방도 잘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협조적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경쟁적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보다 나은 성과를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목표를 달성하려면 적절한 수준의 힘이 필요하다. 하지만 힘이란 부족해도 문제지만, 지나친 것도 문제다. 뛰어난 협상가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력은 연습에서 나온다. 협상을 할 때마다 협상전략을 적은 목록을 적극 활용하라. 또 지난 협상에서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가려서 개선하라. 목록을 보완하는 일은 자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훌륭한 협상가가 되려면 끊임없는 연습과 함께 끈기를 가져야만 한다. 협상은 당신이 끝났다고 해야 비로소 끝이 난다.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계속 노력해라. 장기간에 걸친 집중적인 노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원동력은 바로 끈기다.
협상을 할 때 너무 빨리, 너무 멀리 나아가지 말아야 한다. 특히 양쪽의 입장차이가 클 때 더욱 그렇다. 점진적 접근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판단할 여지를 주고, 단계별로 확실한 검증을 거치기 때문에 나중에 원점으로 돌아갈 일이 안생긴다. 나는 협상에서 홈런을 치지 않는다. 단지 아홉경기마다 하나의 안타만 치려고 노력한다. 이런 태도는 협상과 인생에서 두루두루 도움을 준다. 욕심을 내지 않고 조금씩 노력한 게 쌓이고 쌓여서 커다란 성공을 거둔다. 때로 사람들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돈이나 다른 이득이 아닌 심리적 보상을 원한다. 협상을 할 때도 사람들의 이러한 기본 심리를 고려해야 한다.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일은 몇가지 개념으로 쉽게 재단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 그래서 인간의 심리와 상황을 보다 깊게 들여다보는 능력, 즉 상대의 머릿속그림을 그릴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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