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덕택에 환상적인 조건의 거래에 더 빨리 그리고 더 넓게 접근할 수 있다. 구매자와 투자자는 점점 더 좋은 조건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판매자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작업을 해야 하고, 또 경쟁자보다 더 빨리 해야 한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직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신경제의 논리는 고용관계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 근로자 개념으로 일하는 사람은 줄어들고 있으며, 앞으로는 훨씬 더 줄어들 것이다. 지속적인 고용과는 동떨어진 길로 가고 있는 미국, 다른 나라의 근로자들도 몇 발자국 뒤에서 따라오고 있다. 앞으로의 우리 모습은 과연 어떨까? 개방된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에 개인의 서비스를 파는 완전한 형태의 프리에이전트는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조직의 사람으로 남아 있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어떤 사업그룹의 일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룹의 이익은 해마다 달라지고, 당신의 몫은 기여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의 일원이 아니면, 직업소개소나 파견업체에 소속되어 일정기간 동안 파견되어 당신의 몫을 챙길 것이다. 수입은 구매자들이 서비스에 얼마를 지불할 용의가 있는지, 그리고 이 구매자들을 끌어주는 브랜드의 명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역사적으로 안정된 일자리라는 개념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으로 보아 그 수명 또한 길지않을 것이다.
19세기 후반 대량 생산시대가 오기전에는 고정임금을 받는 영구적인 일자리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일은 소작농이나 가정에서 운영하는 작업장에서 이루어졌으며, 일부는 장인의 손을 거치기도 했다. 그때 이런 말도 있었다. ‘ 임금은 노예를 거느리는 데에 따른 비용이나 수고, 오명에서 벗어나서 노예제도의 모든 장점을 가져보겠다는 교묘한 악의 도구다’ . 철도 노동자로 일하다가 법을 공부하고 생계를 직접 꾸려나간 링컨 대통령은 자신의 사례를 제시했다. ‘남부사람들은 북부의 자유인보다는 남부의 노예가 훨씬 잘산다고 주장하는데, 북부의 노동자에 대해 정말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 노동자라고 앞으로 계속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노동자 계급이란 없다. 작년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일했지만 내일은 자신을 위해 일하고, 내년에는 자신을 일해 일해줄 사람을 고용할 것이다. ’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법률의 테두리내에서 노동시간의 제한, 최저임금, 재해에 대한 보상, 안전 및 위생에 관한 최소한의 요구사항 등의 폭 넓은 제한을 기업에 가하게 되었다. 여성의 경우 건강한 어머니는 튼튼한 자손을 낳는데 꼭 필요하다. 따라서 여성의 신체적 건강은 미국의 힘과 활력을 보존하기 위한 공적인 이익의 대상이 된다고 하여 노동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았다. 복지정책을 최초로 만들 때의 목적은 근로자였던 남편을 잃은 미망인만을 위한 것이었다. 부양자녀를 위한 원조프로그램의 목적은 어린 아이를 가진 미망인이 임금을 벌어야 하는 역할에서 자유로워져 자녀들이 사회적 불행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며, 보다 긍정적으로 자녀를 길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민으로 크나게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시말해 당시 새로운 산업질서 속에서는 모든 남성은 근로자로서 임금을 벌여야 하며, 어린 자녀를 가진 여성은 일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무직 근로자들은 '회사가 신의를 지키면 나도 신의로 보답할 것이다.'라고 한결 같이 생각하고 있었다. 개인의 목표와 조직의 목표는 결국엔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의 노력보다는 그 조직에서 몇 년간 일했느냐에 따라 봉급이 좌우되고, 노조와의 계약에는 근무연수에 관한 조항을 명문화 했다. 근로자들은 근무 년수에 따라 호봉의 단을 타고 올라갔다. 이렇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에 대량 생산조직은 생산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었고 가정에서도 미래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었다. 일정한 나이가 되면 회사의 연금과 함께 퇴직하곤 했다. 사회보장제도와 개인연금으로 나머지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갔다. 퇴직후에는 5-6년 정도 친구들과 카드게임도 하고, 손자 손녀들을 맞이하며 충실하게 평생을 일했다는 만족감을 느끼며 세상을 떠났다.
전체의 효율성속에서 일부는 지루함을 느끼기도 했다. 조직은 커다란 하나의 기계와도 같다. 모든 조직은 자기자리를충실히 지키면서 서로 어울려야만 했다. 조직은 규칙에 의해 운영되었다. 조직이라는 거대한 기계가 최대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모든 행동은 100% 예측이 가능해야 했다. 생산직 근로자는 직무규정집이나 작업규칙에 충실했으며, 사무직 근로자 역시 관리 운영규정에 충실히 따랐다. 남편이 회사에서 빠른 속도로 승진을 거듭하면, 남편과 아내 사이가 벌어질 수 있다. 남편은 출장을 다니고 사회의 유명한 인사와 접촉을 갖는 기회를 갖게 되지만, 아내는 아이를 키우는 것 외엔 다른 활동이 없기 때문에 삶의 색다른 변화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 해결책은 지역의 자원봉사 같은 일을 하는 것이다. 20세기 중반에는 미국 전체 가정의 절반이 별 어려움이 없는 중산층에 속해 있었다. 이런 중산층 가정의 대부분은 전문직 종사자나 기업체 임원이 아니라, 대량생산 시스템의 거대한 피라미드에서 생산의 흐름을 관장하던 숙련, 비숙련 공장근로자, 사무직, 세일즈맨, 도소매업체 근로자들이었다. 대부분이 직장을 통해 의료나 연금의 혜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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