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이 붕괴되기 전에 동유럽은 가난하고 침체되어 국민은 심각한 의욕부진에 빠져 있었다. 서구 사회는 행동과 그들이 바라는 결과가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동유럽 국가는 그런 연계가 없었다. 그들 국민들에게 노동은 더 이상 즐거운 일이 아니었으며 열심히 일한다고 급여를 더 받는 것도,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해도 일자리를 잃는 것도 아니었다. 작업을 하고 싶은 어떤 동기도 기대할 수 없었다. 전체주의 국가의 계획 경제체제는 노동자의 동기부여라는 면에서 극도로 비효율적이다. 이들이 노동 행위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취하는 접근법은 자본주이 체제에 견주어 보면 크게 뒤떨어진다. 문제는 중양계획경제에는 동기부여 기본 요소가 없다는 데 있다. '행동과 결과'가 의미 있게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 동기를 부여하려면 자신의 행동과 그 행동으로 나타날 결과 사이의 관계를 볼 수 있어야한다. 인간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을 확신하지 못하면, 동기를 부여받지 못한다. 원하는 결과는 내면의 만족감일 수도 있고, 외적인 보상일 수도 있다. 우리는 인간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외적보상을 사용한다.행동과 외적보상 연관관계는 우리 체제를 떠받치는 기본 토대이며 그것은 이미 구성원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공산주의 국가와 미국을 비교하여 분석해보면, 첫째, 적절한 행동-결과 연관관계가 없다면, 생산적인 행동에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둘째, 하지만 연관관계란 양날의 칼과 같아서 동기를 부여하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제 수단이 되기도 한다. 중앙계획경제체제가 실패한 것은 통제에 대해 비효율적으로 접근했고, 체제의 속성 자체가 강압적인 전체주의였기 때문이다. 우리의 실험에서 드러났듯이 통제 자체가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지만, 통제가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사회 전체가 무기력해지고 목표를 잃고 방황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아이들의 경우도 통제하지 않은 방식으로 보상을 주었던 부모들이 자녀를 더 잘키웠다. 재미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의사결정에 과정에 직접 참여하며, 또 외적보상만을 동원해 동기부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일자리를 지키고 승진하기 위하여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외부요인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통제 수단으로 강요되어서는 안된다. 체제와 조직과 개인이 동기를 부여받는 방식이 자율성을 키워주는 방식과 통제를 가하는 방식 모두 가능하다.
미국 문화의 주류에 있는 사람들은 돈을 벌고, 상사에게 인정 받고, 성취감을 느끼고 자신과 가족의 삶의 주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첫 단추를 끼워주는 것이 가족이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동기부여를 한다. 행동과 결과 연관관계에 접근할 기회 조차 갖지 못한 이들은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동기를 부여받지 못하고 살아간다.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차별 당하고, 무관심속에 방치된 사람은 미국의 4분의 1에 이른다. 이들에게는 동기부여, 행동-결과 연관관계가 남의 나라 이야기다. 그 연관관계는 사람들이 그것이 무엇인지, 자기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 때에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거리를 방황하며 앵벌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이 체제에서 내쳐진 것은 우리 사회의 행동과 결과 연관 관계를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차근차근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잡는 과정을 생각하지 못하고, 주변에서 유혹하는 쉬운 길로 발을 잘못 내딛어 결국 범죄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보상으로 착한 아이로 하고자 할 경우, 보상이 구체적이라 해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가 모호하면, 아이는 행동과 결과 연관관계를 쉽게 이해할 수가 없다. 외적동기가 동기로서 작용하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그 결과 얻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야 한다. 행동과 결과 사이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사회의 생산적인 구성원이 되고자 하는 동기가 심하게 깎여나가고 만다. 행동과 결과 연관관계가 동기부여 효과를 가져오려면, 적절한 행동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껴야 한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전략과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보너스나 승진 같은 외적 결과를 목표로 한 행동이건 즐거움이나 개인적 성취감 같은 내적 결과를 목표로 한 행동이건, 어떤 행동에 동기 부여를 하려면 무엇보다 그 행동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외적보상에는 대개 조건이 따른다. 윗사람들이 목표를 정해주면 아랫사람들이 그것을 뛰어넘는 질적성과를 보여야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내면의 보상은 자신감과 행동자체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그보다 훨씬 긴밀하게 뒤얽혀 있다. 내면의 동기를 북돋는 보상은 목표한 행동을 해냈을 때, 느끼는 만족감과 성취감이다. 어떤 과제를 수행할 때 자신감이 있느냐 없느냐는 내면의 만족감을 크게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자신이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갖는다면, 그 자체로 만족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 평생 해나갈 일에 바탕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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