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내면의 동기, 즉 활력과 자발성, 진정성, 호기심처럼 인간의 내면에 고유한 특성들은 왜 외부의 보상으로 약해지는 것일까?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느끼려 애쓰며, 신체의 욕구와 함께 마음의 욕구도 있다. 개인적 자율성이나 자기결정성을 느끼고자하는 욕구는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다. 우리 인간은 자기행동이 외부의 어떠한 것에 의해 결정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한 것이며, 행동이 시작되는 장소는 외부의 통제가 아니라, 자기 내면에 있다고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자율성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것은 그 욕구를 충족하지 못하면, 식욕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처럼 행복감이 낮아지고, 다양한 부적응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내면의 동기를 떨어뜨리는 사건이나 환경이 무엇인지 밝혀내야 한다. 보상외에 자율성을 제한하는 통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일단 '위협'이라는 요소가 후보에 올랐다. 동기부여를 위해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통제당한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위협이다. 사람들은 위협하는 것이 효과적인 동기부여 전략이라고 믿는다.
위협은 금전적 보상과 비슷하게 작용해 퍼즐 완성을 독려하는 역할을 했지만, 그 자체로 즐거워서 하고 싶다는 마음은 사라진다. 금전 보상이나 위협외에도 마감기한 설정, 목표 제시, 감시, 평가 등이 모두 내면의 동기를 훼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것들이 모두 사람들을 압박하고 통제하기 위해 자주 쓰이는 방법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과다. 사람들은 이런 조건을 겪을 때마다 자율성이 훼손되고, 반복될수록 통제된 행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잃어버리고 만다. 미국 문화에서는 노동자들에게 경쟁을 붙여 누가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는지, 고객서비스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지 가리는 것이 전형적인 동기부여 방법이다. 경쟁을 하다보면 특정한 목표를 향해 등 떠밀리기 때문에 활동 자체는 관심권 밖으로 점점 더 멀어진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경쟁 역시 내면의 동기를 훼손하는 요소일 것이다. 경쟁에 대한 통제와 압박을 느끼면 즐기기 위해 계속하려는 욕구는 크게 낮아진다.
내면의 동기를 약회시키지 않으려면, 하고 싶고 즐거운 일만 해야하는 것일까? 어떤 행동을 하라고 압박하고 통제할 때 자기 결정성이 낮아진다면, 이번에는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스스로 선택하게 하면 반대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똑같이 어떤 일을 해야하는 상황이라고 해도 그것을 실행하는 방법에서 조금이라도 자유를 누리면서, 자율성을 인정 받으면 집중도는 훨씬 높아진다. 인간은 더욱 더 통제 받아야 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지시받아야 하며, 해놓은 일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한계를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통제와 훈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곤란하다. 상하관계에서 윗사람들, 즉 권위를 가진 사람들은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선택권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선택의 핵심적인 의미는 자발성을 북돋우는 것이다.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에 전념한다. 자발성이 높아지고 소외감은 낮아진다. 자기에게 선택권을 준 사람이 자신을 온전한 개인으로 인정해 주고 있음을 느낀다. 스스로 선택하게 했다고 해도 의사결정을 제대로 하려면, 그에 필요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선택을 제대로 하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 수 있는지, 제약요인은 무엇인지, 미처 보지 못한 사항은 없는지 등을 알아보아야 한다. 이런 정보가 없다면, 선택의 기회는 자율성을 뒷받침 하기보다는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올 공산이 크다.
보상은 대개 권력을 누리는 자들이 그렇지 않은 상대에게 주는 것이 보통이다. 통제할 의도로, 좀 더 듣기 좋게 얘기하면,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보상을 주기 때문에, 받는 사람은 그 보상을 통제당하는 경험으로 인식한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부모에게 돈은 가족이 공유하는 자원이 아니라, 아들을 자신이 원하는 모습 대로 만드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통제한다는 느낌을 주는 보상은 내면의 동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피험자들은 압박감을 느끼고 흥미를 잃었다. 하지만 통제한다는 느낌이 없는 보상, 단순히 '성과를 인정한다'는 뜻에서 준 보상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보상이 의도와 달리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 일도 종종 있는데, 보상 옹호론자들은 그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보상과 명령, 위협, 감시, 경쟁, 비판적인 평가 등 지금까지 인간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쓰여 왔던 방법들에 반대한다. 하지만 방임을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학교나 기업, 사회에서 목표와 구조, 한계를 설정하는 것은 퍽 중요하다. 자율성을 북돋는다는 것은 상대의 관점을 받아들이고, 협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통제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자율성을 존중하면 자기 주도성과 실험정신, 책임감이 커진다. 적절한 선에서 한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율성은 압박이 아닌 격려를 통해 진작된다. 자율성을 북돋는 것이 억압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고, 더 많은 노력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한계를 정해주면 책임감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자율성을 북돋는다면, 즉 한계를 정해준 대상에 눈 높이를 맞추고, 그 대상이 수동적으로 통제당하는 존재가 아니라 상황을 주도할 능력이 있는 존재임을 인정한다면, 진실성을 훼손하지 않고도 책임감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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