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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란 무엇인가? (톨스토이 지음,

예술의 사명

예술은 넓은 의미로는 모든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좁은 의미로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인정하는 감정만을 전달하는 것을 일컫는 다.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것은, 결코 모든 것이 아니고 과학에 종사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하고 가장 즐거운 것에 한한다. 과학은 인류가 그 사명을 다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연구하는 대신, 현재 우리들의 주위에 존재하는 그릇된 생활 태도의 합법성이나 필요성을 증명하며 , 다른 부문 즉 경험과학 쪽은 단순한 호기심이라든지 기술적 숙련에 관한 문제만 다루고 있는 것이다. 우리도 주위를 한번 살펴보기만 하면 진정한 과학의 고유활동은 우리의 흥미를 끄는 대상을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생활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인가, 즉 그 해결 없이는 자연에 대한 우리의 지식도 모두 무익한 보잘 것 없는 것이 되어버릴 종교, 도덕, 사회생활의 여러 문제에 관한 연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많은 경우 어떤 기술을 이용하는 것은 인류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치품이나 살인기구를 제조하는 자본가들의 호주머니를 불리기 위해서이다. 진정한 과학의 사명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는한 이를 자랑삼을 수는 없다. 만일 현재 단순한 호기심이나 실용적 실험대상에 소비되는 힘의 비록 10분의 1이라도 인간생명을 위한 진정한 과학에 쓰인다면 현재 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반 이상은 진료서나 병원에서 아주 일부 밖에는 낫지 않는 병에 결릴 일도 없을 것이다. 현재 과학의 한 부문, 그것도 하찮은 부문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자기 것을 존경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참으로 존경할 만한 가치를 지닌 과학은 그런 것이 아니다. 무엇을 믿어야 하고 무엇을 믿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아는 일, 성관계를 어떻게 취급해야 할 것인가, 아이는 어떻게 교육해야 할 것인가, 토지는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외국인을 대하거나 생물을 대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것외도 인간생활에 중요한 것을 좀더 많이 아는 일이다.

 

현대인의 대부분은 좋은 양식을 넉넉하게 가지고 있지 않다. 더욱이 이들 대다수 사람들은 자기 행복을 희생하며 끊임없이 힘에 겨운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다. 이러한 폐해는 모두가 인간의 상호의 투쟁이나 사치나 부의 불공평한 분배를 없앰으로써 총체적으로 잘못되고 유해한 제도를 폐지하여, 합리적인 인간생활을 수립함으로써 쉽게 일소할 수 있다. 그런데도 과학은 현재 제도를 천체의 운행과 같이 불변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과학이 할 일은 이러한 제도의 잘못된 점을 밝혀내어 새로운 합리적 생활양식을 수립하는 일이 아니라, 현행 제도 아래서 만인에게 양식을 제공하여 그들을 유한인이 되게 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 자기 노력으로 땅에서 얻는 곡식, 야채, 과실 등과 같은 먹을 것이 맛좋고 영양이 풍부하며 위생적이고 더욱이 자연식품이라는 사실과 노동도 똑같이 생활의 필요조건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부 및 노동의 그릇된 분배 아래서 화학적으로 조제한 음식물로 영양을 섭취하면서, 자기 힘 대신 자연력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을 궁리하는 것은, 마치 공기가 탁한 방에서 문을 꽉 닫고 있는 사람이 그 방에서 바깥으로 나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다만 방에 있는 그 사람의 폐에 산소를 공급하는 수단만을 궁리하는 것과 같다.

 

식물이나 동물의 세계에는 어떤 교수의 설계도 따르지 못할 만큼 훌륭한 음식물 제조의 실험실이 갖추어져 있다. 그리고 실험의 성과를 이용하거나, 그곳에서 자기 역할을 맡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간은 다만 그것 없이는 인생의 의미를 느낄 수 없는 노동에 대한 즐거운 충동에 몸을 맡기기만 하면 된다. 예술은 지금 사회의 일부 상류층들만이 가지고 있는 동지애의 마음을, 모든 사람의 자연스러운 감정이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 현대 예술의 사명은 인간의 행복은 인간 상호간의 결합에 있다는 진리를 이성영역에서 감정의영역으로 옮겨 , 우리 모두에게 인간의 최고의 목적으로 간주되는 사랑의 세계를 건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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