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는?

현대사회에서 예술이 유해한 결과로서 첫 번째 눈에 띄는 것은 사람들이 무익하고 해로운 것에 지나치게 정력을 소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 불필요하고 좋지 못한 작업에 귀중한 인명을 희생시키고 있는 일이다. 내 몸과 가족을 돌볼 겨를도 없이 사람들 사이에 퇴폐의 기풍을 퍼뜨리는 허위 예술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퇴폐를 조장을 일삼는 극장, 음악, 전람회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결핍에 얼마나 허덕이는지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다. 무가치한 일을 계속하는 동안 사람의 몸과 마음은 쇠진하고, 인생의 의미는 아주 상실되고 말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무서운 일이다. 종종 사람들은 도덕의 역할과 예술의 역할을 바꾸어, 자기들이 만드는 예술을 뒤로 미루어야 할 일인데도, 그 대신 도덕을 나중에 할 일로 인정하고, 자기들이 현재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착각하고 도덕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세계는 격렬한 전쟁터이다. 따라서 생명, 토지, 사랑, 여자, 권력, 돈을 위해 영원히 싸움이 계속되는 것은 당연하다. 만일 이러한 예술이 대중사이로 퍼져 나간다면 어떻게 될까? 또 나쁜 결과는 상류계급 사회에서 유포되고 있는 예술이 인류에게 가장 해로운 감정을 감염시켜 사람들을 타락시키는 것이다. 일반 대중이 무식한 원인을 생각해 보라. 그 원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처럼 학교나 도서관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예술이라고 부르는 것은, 사회 일부의 재산에 지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현재와 같은 희생이나 노력, 인명을 희생시키고, 윤리를 어기는 것이 과연 옳으냐, 그르냐하는 의문은 여기에 이르러 비로소 정당한 해답을 얻는다. 그것은옳지 않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인간의 사명은 행복에 있으며, 더욱이 인간생활의 사명에 대한 이러한 정의가 아무리 천차만별 일지라도, 현대세계에 있어서 사람들이 다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인생의 행복은 사람들 상호간의 결합에 의해 얻어지는 것임을 인정하고 있다.우리 시대 및 우라 사회의 예술은 매춘부가 되어버렸다. 즉 매춘부 같이 늘 곱게 단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지 돈으로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사람을 유혹해서 파멸시킨다는 점에서 똑같다. 진정한 예술작품은 어머니가 아이를 가지듯이 과거 생활의 결실로서 예술가의 마음에 드물게 나타날 뿐이다. 진정한 예술이 나타나는 원인은 흡사 어머니에게 있어 임신의 원인이 사랑인 것처럼 축적된 감정, 나타내고자 하는 내적인 욕구다. 그러나 위조 예술의 원인은 매춘 행위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이익추구다.

 

예술로서 인정되는 것은 사람들을 결합시킬 수 있는 보편적 감정이나, 만인을 결합시키는 힘이 있을 듯한 전인류적인 감정을 전하는 작품만으로 한정될 것이다. 진정한 예술가가 그 기교를 배우는 장소는 학교가 아니라, 실생활이며, 거장의 본보기에 따라 배우는 것이다. 예술은 예술가가 경험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다. 그 감정은 인간이 자연스런 인간 고유의 생활을 모두 경험할 때만 솟아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가가 물리적인 필요를 보장 받고 있다는 것은, 예술가의 창작활동에 유해한 조건이다. 그것은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 만인에게 고유한 자연과 투쟁한다고 하는 조건을 지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로써 사람에게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감정을 체험할 기회와 가능성을 그에게 빼앗아 버리는 것이 되고 만다. 즉, 일반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하는데 있어 완전한 보장과 호사스런 상태만큼 해로움을 끼치는 것은 없다.

 

미래의 예술가는 어떤 일에서나 근로에 의해서 생계를 이어가면서 보통 사람의 생활을 영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는 자기 마음 속에 일어나는 최고의 정신력의 결실을 되도록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왜냐하면 자기 마음 속에 솟아나는 감정을 되도록 여러사람에게 전달하는 일이야말로, 그의 기쁨이며 보수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본래 해야할 근로를 기피하고 있는 사람에게만 인정되고, 흥미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감정의 표현이 아니라. 본래 자연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 의해 체험되고, 더욱이 현대의 종교적 자각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이나 만인에게 예외없이 받아들여지는 감정의 표현일 것이다. 예술이 향상된다고 하는 것은 세련되고 복잡화한 기교라는 의미가 아니라, 예술가가 체험해서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쓸데없는 것을 덧붙이지 않고 간결, 단순, 명확하게 전달하는 기량이라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