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문명이 동트던 시기에는 땅을 일구는 이들의 98%가 식량과 자원의 분배를 담당하는 소수 관리계급을 먹여 살렸다. 오늘날 미국인 가운데 1%도 안되는 사람들이 땅을 일구고 있는데, 이들이 나머지 사람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 몇 안되는 현대 농부들 에게 우리가 얼마나 크게 기대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러 고대문명은 간접적으로 흙을 고갈시키면서 성장해 나갔다. 농사를 지으면서 흙이 생기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흙이 사라져간 것이다. 세계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1970년대 부터는 생산할 수 있는 농지의 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현대의 삶에서도 기름진 땅은 변함 없이 우리 행성에 밀집해 사는 사람들을 먹여살리는 바탕이라는 사실을 잊기 쉽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사라지는 흙은 240억톤 정도된다.
지구에 살고 있는 한 사람당 몇 톤이나 되는 양이다. 그런데 많은 흙이 사라지고 있는데도, 흙이 침식되는 속도는 사람이 한 평생 사는 동안 거의 알아채지 못할 만큼 느리다. 먹을거리를 구하거나 식량을 기를 수 있는 땅을 찾기 위해 고향을 떠난 환경 난민들 이야기가 수십 년 동안 환경뉴스로 보도되어 왔다. 고갈된 땅을 소리없이 증언하는 장면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흙을 보존해야 할 절박감을 느끼지 못한다. 흙을 올바로 보존하지 않고서 해마다 농사를 짓는 일은, 마치 유지보수에 전혀 투자를 하지 않은 채 공장을 쉴새 없이 가동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올바르게 관리해야 농토가 개선된다는 사실은 소홀한 관리가 흙을 망친다는 이치만큼이나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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