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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어버이와 자식 사이의 사랑

 

태어난 후에도 갓난애는 탄생 이전과 다르지 않다갓난애는 대상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직도 자기 자신을 알지 못하며 자기 밖의 세상을 알지 못한다어린애는 성장하고 발달함에 따라 다른 사물을 지각하게 되고 사물을 다룰 줄 알게 된다8살반부터 10살 이전까지는 사랑할 줄 모르고 사랑받는 경우 기쁘고 즐겁게 반응할 뿐이다그러다 어린이는 어머니에게 무언가 주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린이는 처음으로 사랑을 받는 것에서 사랑하는 것으로 변한다이렇게 사랑이 성숙하기까지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사람하는 것이 사랑 받는 것보더 더 중요하다. 사랑함으로써 고독으로부터 벗어난다그것으로 참여감, 일체감을 느낀다. 어린애의 사랑은 나는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성숙한 사랑은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 받는다 생각한다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나는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이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는 날이 갈수록 독립의 정도가 강해진다그는 걷는 것을 배우고 말하는 것을 배우고 스스로 세상을 탐험할 줄 알게 된다어머니 사랑은 본질적으로 무조건적이다어머니가 어린애를 사랑하는 것은 애가 어떤 조건을 만족시켜 주어서가 아니다그냥 이 애가 그녀의 애이기 때문이다어떤 장점 때문에 사랑받을 만해서 사랑 받을 경우, 언제나 의심이 남는다내가 사랑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을 즐겁게 해주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심이 언제나 남아 있다곧 언제나 '사랑을 잃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다보상으로 주어지는 사랑은 자기자신때문이 아니라 상대를 즐겁게 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사랑을 받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분석해 보면 사랑받는 것이 아니고 이용될 뿐이라는 쓰라린 감정을 느끼게 된다.

 

우리 모두는 어머니의 사랑에 집착하고 어머니 사랑을 갈망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하지만 아버지는 다르다. 어머니는 우리를 탄생시킨 고향이며 아버지는 어린애 생활에서 어쩌면 얼마동안 관계가 없다가 언제부터 애를 가르치는 사람이고, 길을 제시해 주는 사람이 된다아버지의 사랑은 조건있는 사랑이다아버지 사랑의 원칙은 아버지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에, 너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아니면 나를 닮았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것이다아버지 사랑의 본성은 복종은 중요한 덕이고 불복종은 죄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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