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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즐거움 (사라 밴 브레스낙

감각 깨우기

 8키로 이상을 오래 걸으면, 진정 다른 인생관을 만날 수 있다. 단 혼자서 걸어야 한다. 사람들은 심박동수를 늘려 건강해지거나, 창작을 하다 부딪친 문제를 해결하거나 , 자신과 혹은 다른 사람과 벌인 말싸움을 끝내거나, 한가로이 걸으면서 주변 세상에 눈을 돌리려고 걷는다. 인간은 감각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고 해석하고 음미한다. 후각, 미각, 청각, 촉각, 시각 직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식이라는 찬란한 에너지를 이해하려면, 먼저 감각을 이해해야 한다. 감각은 현실을 잘게 분해해 의미있는 형태로 조립한다. 환경운동가이자 생물학자인 레이첼 카슨은 말한다. "후각을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어떤 감각보다 강하다. 우리가 그 능력을 거의 안쓰는게 안타까울 뿐이다." 나무냄새가 진동하는 헌책방, 대형백화점의 향수 냄새, 잔디 밭의 풀냄새, 갈아 엎은 흙냄새, 비가 내린 뒤 숲 냄새,...우리를 둘러싼 세상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감정에 영향을 미치며, 느낌과 기분을 바꿔놓는 아름다운 냄새를 갖고 있다.

 

어린아이가 어른보다 미뢰가 더 많다. 어른이 경우 입안에 1만개의 맛 감지기가 있고, 주로 혀에 분포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입천장과 인두와 편도선에 있다. 놀랍게도 인간의 미뢰는 10일 주기로 재생되지만, 중년에 접어들면 그 재생은 둔화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감각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엄연한 생물학적인 사실이다. 미각의 소박한 즐거움을 탐험하려면 두가지 의미에서 살펴보아야 한다. 첫 번째 뜻은 입에는 녹은 물질을 달거나. 시거나. 쓰거나 짠맛을 구별할 수 있는 감각적 기능이다. 두 번째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물질을 분별하고 감사하는 정신적인 기능이다.

 

편견을 버리고 호기심을 갖자. 세상에는 당신이 먹어 본적이 없는 맛있는 음식이 수없이 많다. 신선한 향기를 들어마시고, 새로운 재료를 사와 시간 날때마다 저녁식사로 요리해보자. 중년에 접어들어 시력이 떨어지면서 뚜렷하게 보는 능력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느낀다. 눈에는 모든 사물이 중요하고 영감을 준다.  어떤 면에서 누구도 제대로 꽃을 보지 못한다. 꽃이 너무 작고 다들 너무 바빠서 볼 시간이 없다. 그러나 친구를 사귀려면 시간이 걸리듯이 제대로 볼려며 시간이 걸린다. 대부분 사람들은 볼 수 있는 능력이라는 기적같은 선물을 받고서 힐긋 보는 이상으로는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시각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고마워 하지 않는다. 신이 천지를 창조할 때 내린 명령이 '빛이 있으라'였다. 날마다 일을 마치고 자신의 작품을 들여다 본 신의 '보기 좋았더라'는 구절을 잊지말자.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들을 보는 즐거움, 그것이 곧 혼자 사는 커다란 위안이다. 우리는 일시적이든 영구적이든 감각을 잃어버리기 전에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쇼팽은 그저 자신을 둘러싼 음악이 아니라, 땅의 음악을 감지할 정도로 민감한 귀를 가진 사람이 '나 말고 또있을까.' 라고 했다. 나는 한 밤중에 잠못이루며 뒤척일 때 불안감을 없애주는 규칙적인 남편의 호흡, '사랑해'라는 말, 쿵쿵거리며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 '다녀왔습니다'라는 소리, 전화기에 들리는 친구 목소리,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 찻 주전자에 김이 나는 소리를 좋아한다. 촉각은 낯선 손이 우리를 어두운 영혼의 영역에서 세상에 차갑고 강렬한 빛으로 끄집어 낼 때 경험하는 최초의 신체감각이다. 안전한 자궁에서 나오면 싸늘한 공기가 발가벗은 연약한 몸을 덮친다. 이윽고 어머니 팔에 안겨 촉각을 느끼며, 안식을 찾는다. 많은 사람이 세상을 떠날때 마지막으로 느끼는 감각도 촉각이다. 대체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꽉 움켜진 채 숨을 거두는데 시각과 후각, 청각, 미각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포옹과 접촉이 필요하다. 마사지를 예방의학이라고 한다. 마사지는 마음의 평화와 행복감을 위해 필수적이다. 어느 날 친구는 홀로 아이를 키우다 보니 다른 사람의 손길을 느낄 기회가 거의 없어 심하게 긴장하거나, 아프거나 ,박탈감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다 자신의 건강을 유지해 주는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깨달았다. 마사지를 받은 후로 아픈적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오늘은 강력하고 삶을 북돋아 주지만 너무나 빈번하게 묵살당하는 촉감을 다시 익혀보자. 아이들을 껴안아 보고 머리를 쓰다듬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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