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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사라지는 오랜 친구들

알레르기는 이제 삶의 일부가 되어 가고 있다. 알레르기는 몸이 합당한 이유없이 만들어내는 증세들로 나타난다. 겉으로는 전혀 해로워 보이지 않는 물질들이 면역계를 지나치게 활성화시켜서 우리를 괴롭힌다. 의도는 좋을 수 있다. 기침, 재치기, 눈물, 콧물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독소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효과적 수단이다. 그러나 위험이 없을 때는 모두 불필요하다. 알레르기라는 단어는 면역계의 여러 상이한 형태의 거부반응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왜 우리는 독성이 없는 물질에 저항하는가? 이것은 매우 복합적인 인간의 면역계에서 벌어지는 많은 과정들은 아직 연구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다.

 

다양한 생물이 진화과정에서 불청객으로부터 몸을 방어하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다. 식물은 감염된 세포들을 파괴해 건강한 조직으로부터 분리시킴으로써, 감염진원지를 제한하고 격리한다. 또한 해면동물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다세포동물들은 식세포를 가지고 있다. 식세포는 자기 몸에 속하지 않는 세포를 전부 알아보고 삼켜 분해한 다음 재활용하거나 버린다. 적응성 면역계의 핵심은 능력이 있고 다양한 적의 특성을 기억해 둔다는 점이다. 첫 접촉때 수명이 긴 기억 세포를 생성하고, 이 세포들은 그 때부터 혈액속을 탐지견 처럼 순찰한다. 그렇기 때문에 예방접종이나 감염이력으로 영구적인 면역성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면역계에서 잠재적인 적의 다양한 특징을 모두 기억하는 능력이 있는 부분은 대략 두개 분과로 나뉜다. 첫 번째 분과는 B세포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항체를 만드는 B세포는 적을 인지하면, 적에게 달라 붙어서 다른 세포들이 적을 알아보고 처단하도록 한다. 진화는 다양한 항체유형을 만들어 냈다. 놀랍게도 가짜 적인 알레르겐을 만나면 실제 위험한 공격자의 경우와는 다른 항체가 활성화된다. 알레르겐에 반응하는 항체들은 면역글로불린 E 라고한다.

 

오늘날 산업화된 국가의 주민들은 기생충에 거의 감염이 되지않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면역글로불린 E항체의 기능에 대해 연구했다. 알레르기가 거의 없는 곳 세계의 빈곤한 지역들에서는 면역글로불린E 항체가 기생생물 무리를 통제하는데 전념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기생생물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는 면역글로불린 E항체가 가상의 적을 상대로 일종의 포스트모던적 섀도우 복싱을 한다고 추측된다. B세포외 큰 분과는  T세포도 형성한다. T세포에는 큰 집단이 두개 더 있다. 조력 T세포는 독촉자라고 부를수 있다. 모든 활성화된 면역세포들을 호출하고 응원하기 위해서 세포들에게 여러 화학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다른 한 집단인 조절 T세포는 일종의 관리자다.

 

세상에는 다채로운 물질들이 있고 우리 면역계는 그로인해 고충을 겪는다. 가난한 나라에서는 이런 질환이 드문데 부유한 나라에서는 자주발생한다. 아마존의 인디언의 경우 88%가 기생충에 감염되었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없었다. 독일은 정반대다. 기생충들은 인간과 그가 가진 방어 메카니즘들에 아주 잘 적응해서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있음이 분명하다. 인간의 면역계는 기생충들을 수백만 년간 겪어왔다. 하지만 그 역도 적용된다. 벌레와 사람은 서로가 잘 알고 양쪽 모두 상대와 잘 지내는 길을 찾아냈다. 하지만 벌레는 여전히 우리를 착취하는 기생물이고 사람은 희생자다. 진화적 관점에서 우리 인간에게 달리 어찌할 도리가 전혀 없었다. 기생충들이 우리의 복합적인 방어를 허사로 만들기 위해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일단 몸에 벌레가 생기면 약제를 쓰지 않고서는 녀석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벌레들은 수백만년 동안 거의 항상 우리 곁에 있다. 지금은 다행히 점점 많은 사람들이 높은 위생수준을 보장받고 있다. 물론 우리는 벌레를 없앨 수 있고, 벌레가 없어도 아쉬울 것이 없다. 하지만 경기규칙이 약간 바뀐게 분명하다. 문명진보의 결과로 알레르기, 재치기, 가려움, 기침이 증가했다는 증거들이 많다.

 

기생충 감염과 알레르기 성향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증명하는 연구들이 많다. 벌레들은 일단 몸속에 자리를 잡으면 자기들로부터 다시 벗어나지 못하므로 공격행위를 줄이는게 낫다는 사실을 면역계가 깨닫게 만든다. 농장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보다 알레르기 발병율이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시골마을에서 자라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농장에 직접 살아야 한다. 농장생활은 시골이나 도시 주택단지에서의 생활과 어떻게 다른가? 농장에는 진창, 퇴비, 동물이 많다. 관찰 결과 장기생충의 부재뿐만아니라, 오늘날 부유한 나라에서 전체적으로 매우 청결해진 환경이 알레르기 환자증가의 원인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오물이 면역계를 단련시킨다.

 

위생적인 생활은 아마 지난 두세기동안 수십억 명의 건강상태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또한 위험한 병원체 감염, 특히 아동질환의 알레르기나 자가면역질환으로부터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문제는 일반적인 병원체와의 접촉결핍이 아니라, 우리가 오래 전부터 익숙해져 있던 무해한 박테리아와의 접촉 결핍이다. 오랜 친구로는 첫째로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박테리아들이 있고, 둘째 우리의 천연 장내세균총이 있다. 셋째로 우리 면역계가 막아내지 못하는 한 무의미한 장기전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좋든 싫든 인정해야 하는 기생충이 있다. 이 오랜 친구들은 수만년 전부터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만, 최근에 갑자기 우리 삶에서 사라졌다. 그런 까닭에 우리 면역계가 이따금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놀랍지 않다. 적응성 면역계에 특정 알레르겐(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곤충 등)에 대한 내성을 부여함으로써 이들 질병에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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