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길들임과 저항력1

개는 길들인 늑대다. 길들인다는 것이 대체 무슨뜻인가? 어떻게 어떤 동물이 가축이나 유용한 동물이 되는가? 대개 사람에 의해 몇 세대에 걸쳐 야생형태로부터 유전적으로 단절되어 길러지고 이용되면 그렇게 변한다. 즉 길들여진 동물은 온순하게 만들어진 각각의 개체가 아니라, 어떤 종의 길들여진 분파로 사람과의 공동생활이 쉽도록 유전적으로 변한다. 종의 진화와 관련하여 길들이기는 자연선택에서 인위적 선택으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특정적 변화는 무엇보다도 공격적인 행동감소와 뇌의 축소다. 간단히 말해서 길들여진 동물은 덜 위험하고 사람과 잘 지낸다. 우리가 개와 고양이, 소가 진화하도록 만들 수 있다면, 그 옛날 늑대보다도 인간에게 훨씬 위험한 생물들, 가령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그렇게 만들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어떤 미생물이 다른 미생물을 삼키지만 소화시키지 못한다. 삼켜진 미생물을 소화시키진 못한다. 삼켜진 미생물은 도로 뱉어지기 전에 포식자의 몸속에서 먹을 것을 슬쩍한다. 이것은 삼켜진 미생물의 생존에 도움이 된다. 점차 먹이 미생물들의 여러 변형이 퍼지고, 이들은 다른 생물들의 몸속에서 소화되지 않게 저항하는 한편, 포식자로부터 자원을 빼앗는다. 성공적인 기생생물로의 길을 택한 것이다. 진화의 여러 작은 단계들에서 침입, 견딤, 기생, 증식의 새로우면서도 더 유리한 변형들이 나타난다. 수억 년간 이런 과정이 지속되었다. 7억 년전에 최초의 동물이 탄생하고, 5억 년전에 최초의 육상식물도 그렇게 생겼다. 우리 선조들은 기생생물들의 약탈을 막기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길을 찾아낸다. 반대로 모든 병원체는 숙주의 저항을 모면하기 위해 새로운 속임수와 책략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숙주들이 배워야 했던 첫 번째 교훈은 자신과 남의 구별이었다. 우리 몸은 세포들의 공동체이다. 기생침입자들을 멀리하려면, 우선 그것들이 남이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선천성 면역방어 임무로 이 면역계는 여러 매카니즘을 갖추고 있으며, 사람이든, 곤충 같은 단순한 동물이든 본질적인 기능은 다르지 않다. 두 번째 중요한 혁신은 적응 또는 특수면역방어의 발달이었는데, 포유류가 발달하면서 점차 이 면역체계가 구축되었다. 특수면역은 자신과 남을 구별할 뿐 아니라 침입자들을 기억하고, 그에 알맞은 무기로 퇴치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면역계들 덕분으로 잘 무장되어 있다. 하지만 병원체들은 이 장기전에서 결정적인 이점이 있다. 그들의 진화가 인간의 진화에 비해 고속으로 진화한다는 사실이다. 많은 박테리아의 경우 한 세대가 20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박테리아 균주들은 선택압력이 강할 때마다 단 며칠만에 급격히 변할 수 있다. 반면에 인간의 강점은 미생물보다 영리하다는 사실이다. 미생물은 우리에 대해 전혀 모르지만 우리는 그들에 대해 상당히 알고 있다. 지금 우리가 아는 감염병들은 예전에는 비교적 사소한 사망원인이었다. 약 1만년전 최후의 빙하기가 끝날 무렵 사정은 변했다. 인류는 풍부한 식량원과 동물들을 길들이기 시작했고, 개체수가 늘어났다. 그리고 환경을 점점 작극적으로 형성하면서 인간과 미생물의 관계를 바꾸었다. 그때가 현대적 감염병이 등장힌 시기였다. 밭, 곡물창고, 취락주변의 배설믈은 모기에서 쥐에 이르기까지 온갖 종류의 동물을 불러 모았다. 그들과 함께 인간을 새로운 숙주로 선택한 많은 병원체가 등장했다. 새로운 숙주의 수가 점점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에 병원체들의 미래도 보장되었다. 정착생활이 시작되고 규모가 큰 공동체들이 생겨나면서 비로소 바이러스나 박테리아가 일으키는 치명적인 유행병들에게 유리한 조건들이 형성되었고, 이 유행병들은 주기적으로 인구를 대폭 감소시켰다.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조슈아 레더버그는 세상에 이중지배구조가 있다고 본다. 레더버그에 따르면, 사람과 미생물이 지배적 동물이다. 미생물들이 우리를 절멸시키지 않는 이유는 명백하다. 미생물들은 그들의 주, 즉 사람과 기타 다세포 생물이 살아남는 것, 그들을 길들이는 것에 관심이 있다. 숙주를 죽이면 병원체 역시 막다른 골목에 몰린다. 우리가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는 생물학적으로 말해서 미생물들이 자신의 생존을위해 살 수 있는 숙주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레더버그는 미생물들이 대부분 숙주를 평화롭게 이용한다고 한다. 인간세상이 그러하듯 평화로운 많은 주민들 가운데 소수의 위험한 범죄자들이 있을 뿐이다. 즉 우리 인간은 박테리아들 전체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우리에게 적대적인 소수의 박테리아들과 싸움을 벌이는 것 뿐이다.

 

'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라지는 오랜 친구들  (0) 2011.10.14
길들임과 저항력2  (0) 2011.10.13
피부와 털  (0) 2011.10.11
40억년의 햇빛  (0) 2011.10.10
  (0) 201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