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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은 석기시대 (데트레프 간텐,

잡식동물(1)

 

포유동물이 에너지를 얻는 원천은 다양하며,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편식이 대단히 심하다. 포유류의 몸은 지나치게 특수한 것을 요구하지 않는듯 보인다. 그럼에도 늑대는 주식을 풀로 바꿀 수 없고, 소는 토끼를 먹을 수 없다. 늑대의 소화관은 육류 소화에, 소의 소화관은 식물섭취에 맞도록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간은 양쪽 다 소화를 잘 시킨다. 우리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거의 어디에나 있고, 우리는 다양한 원천에서 그 영양소를 다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매우 유연한 잡식동물이긴 하지만 양보다 풀을 잘 소하시키지 못하고 늑대보다 고기를 잘 소화시키지 못한다. 우리 선조들은 2400만 년전부터 500만 년 전까지 열매를주식으로 했다. 그런 까닭에 비타민C를 스스로 생성하는 능력은 생존에 유리하지 않았다. 인간은 비타민 C 합성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 유전자는 활동하지 않는다. 인간의 식습관은 지역별 식량 공급원에 대한 적응으로서 뿐만 아니라, 많은 변화를 가져온 원인이 있었다. 

 

첫번째가 불의 사용이었다. 많은 식물성분들은 익혀야 먹을 수 있다. 식물은 익힘으로써 섬유질 성분이 용해되고 많은 독소가 파괴된다. 날고기도 질겨서 먹기 힘들다. 그래서 인간의 삶에서 음식을 익히는 것이 필요했고, 인간의 몸은 익힌 음식에 생물학적으로 적응되었다. 익힌 음식에 익숙해지면서 치아가 작아지고 대장이 짧아지는 반면, 소장은 길어졌고, 소화과정이 빨라지고 해독능력이 감소했을 것이라 인류학자들은 추측한다. 두번째 큰 혁신은 약 1만 년전 농경과 목축의 시작이었다. 그 결과 곡물이 주식이 되었다.셋째 20세기에 설탕, 밀가루, 쌀의 형태로 농축된 탄수화물의 비율이 매우 증가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극심한 변화에 인간의 몸이 적응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다. 농경의 시작은 인류에게 새로운 식량원을 제공했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갈수록 늘어나는 지구상의 인구를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현재 지구는 67억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고, 세계인구는 가까운 미래에 100억이 될 것이다. 농경사회로의 이행전 세계인구는 현재 인구의 천분의 1의 수준인 500-1000만명에 불과했다. 서기 0년에는 2억에서 4억명 정도 되었을 것이다. 1800년 경에 약10억명이었고 그때부터 인구가 급증했다.

 

식품마다 혈당치를 상승시키는 폭은 큰 차이를 보인다. 부분적으로 식품에 함유된 탄수화물의 양과 종류에 좌우되지만 전체적인 식품의 조성에 따라서도 다르다. 혈당치 문제는 당과 밀가루가 함유된 식품들이 특히 두드러진다. 과일과 야채는 혈당치 상승효과가 훨씬 덜하다. 과일과 야채에 든 탄수화물은 다수의 포도당과 과당분자로 되어있고, 체내에서 비로소 구성 성분들로 분해되는 복합탄수화물이다. 반면 밀가루와 쌀은 거의 순수 녹말로 이루어진다. 녹말은 매우 신속히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삶은 감자도 마찬가지로 설탕보다 혈당치를 더 빨리 높인다. 혈당치가 높으면, 우선 인슐린 상승이 유발된다.

 

인슐린은 혈액 속의 당을 간세포와 근세포로 유입하기 위해 필요한데, 당이 간세포 근세포로 이동함으로써 혈당치가 다시 크게 떨어지고 곧 허기를 느끼게된다. 그러면 우리는 당분을 새로 충당해야 한다. 혈당치와 인슐린 수치가 만성적으로 상승해 있으면, 결국 운동 부족일 경우 체세포들이 인슐린에 둔감해진다.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인슐린 저항은 비만, 관상질환동맥, 당뇨, 고혈압 등 많은 질병에 관여한다. 단순 탄소화물로 에너지 수요를 충당할 경우, 인체는 복합 탄수화물 소화시 방출되는 당의 균일한 흐름 대신 당분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파도에 내맡겨진다. 그 농도는 열매를 먹던 영장류 선조들의 적응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고, 육식을 많이 한 지난 500만년 동안의 영양공급 패턴들과는 더욱 더 다르다. 밀물처럼 밀려드는 당을 세포가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수문을 열어놓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세포들은 둔감해지고 인슐린 호르몬에 덜 반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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