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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 (장 지글러 지음, 양영

네슬레 왕국

 

네슬레는 식품과 음료수 분야에서 가장 막강한 거대 다국적기업이다.  1843년 설립되었으며 본사는 스위스 베베이라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 네슬레의 매출액은 654억 덜러가 넘었고, 순이익이 무려 50억 달러가 넘고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시가총액은 1070억달러였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국적을 총망라한 275,000명의 종업원이 86개국에 산재한 511개의 네슬레공장에서 일한다. 음료수와 식품, 동물사료 등 세가지 분야에서 네슬레가 생산하는 상품의 가짓 수만해도 8천개가 넘는다. 네슬레는 세계에서 27번째로 큰 기업이다. 브라벡은 전세계 275,000명의 네슬레 종업원들이 늘 알고 숙지해야하는 네슬레버전 성경을 만든 장본인이다. 네슬레의 목적은 당연히 이윤 극대화다. 네슬레형 인간이 갖추어야 할 덕목은 용기, 학습능력, 동료들에게 성취 동기를 부여하는 능력, 자신의 의도를 원만하게 전달하는 능력, 일하는 분위기를 고취시키는 능력,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부분을 바라보는 능력, 믿음, 꼭 필요한 변화를 받아들이고 이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끄는 능력, 국제적인 경험, 신체와 정신의 건강. 그러나 네슬레 직원들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에 개방적일 것을 요구한다. 네슬레사의 이익은 쉴새 없이 증가한다. 덩달아 주식 값도 계속해서 올라간다. 베베이에서는 풍요가 언제까지고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 2007년 8월 14일 베베이의 제후 브라벡은 2007년 상반기 기업실적을 공개했다. 이 기간 동안 네슬레의 이익은 14.2% 증가했으며, 매출액은 8.2%, 주식가격은 9.5% 증가했다. 이 정도라면 당연히 칭송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이처럼 엄청난 성과를 낼 수 있단 말인가?

 

세계각국의 지사장들은 항상 비용을 절감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러한 사정은 인건비, 생산원가 등 모든 비용에 무차별적으로 적용된다. 그렇게 때문에 노동조합의 요구는 가차없이 묵살된다. 그리고 브라벡은 자사의 원가를 줄이면서 소비자 가격은 낮추지 않는 방식으로 세계시장 가격을 조정하는 방식을 꿰뚫고 있다.가령 에티오피아의 커피 생산 농부는 지난 5년 사이에 원두 값이 3분의 2나 폭락하는 비극을 겪었다. 같은 기간 제네바 시내에서 마시는 커피 값은 한잔에 2배로 뛰었다. 지구상 곳곳에서 식수는 점점 귀해지고 있다. 비율로 볼때 세 사람중 하나는 오염된 물을 마실 수 밖에 없다. 매일 10세미만의 어린이 9천명이 식수로 적합하지 않는 물을 마신 탓에 목숨을 잃는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개발도상 국가에서 발생하는 질병의 80%, 사망의 3분의 1이상이 오염된 물 때문이라고 한다. 제3국가에 불어닥친 식수 생산 공기업의 민영화 열풍은 네슬레가 엄청난 액수의 이윤을 창출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점점 더 많은 나라에서 민간기업에게 상수도를 팔아 넘기고 있다. 네슬레는 이와 같은 추세의 최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세계은행의 압력에 못이겨 공공상수도망을 민간기업에게 팔았다. 계약이 체결되자 민간기업들은 서둘러 물값을 두배로 올렸다. 이는 대다수 볼리비아인들의 식품비보다 훨씬 비싼 물값을 내게되었음을 의미한다. 수도사업의 독점권을 민간기업에게 이양할 경우 사람들은 허가없이는 마을앞 공동우물 조차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게된다. 대규모 농장에서 농사짓는 사람들이나 소규모 소작농들 모두, 자기 땅에서 빗물 받아 쓰는 것 조차 불가능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허가증을 사야만 한다. 국민들의 거센 저항앞에 결국, 미국 거대 다국적기업인 벡텔사가 권리를 받게된 식수사업 민영화를 철회했다.

 

시장의 안정, 모두에게 평등한 소비제 공급, 합리적인 소비자 가격과 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임금지급 등은 브라벡이 내세운 경영관리 원칙의 주요개념이다. 그런데 시장경쟁논리 때문에 그런 것들은 포기된다. 어느 나라가 되었건 한 나라와 그 나라가 제정한 법 앞에서 신흥봉건제후들은 더할 나위없이 거만을 드러낸다. 북반구 지역의 선진국가라면, 이들은 공장이전이라는 으름장을 들이댄다. 최대한 많은 이윤을 내기위해서 이들은 노동조합과 정부를 상대로 공장을 다른 나라로 옮겨간다고 위협한다.  크래디 스위스는지금은 고인이 된 자이르 대통령이었던 독재자 조제프 데지레 모부투의 40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재산의 상당 부분을 관리해 주던 은행이다. 이 은행은 인종차별주의를 자행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에 대해서도 과거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콜롬비아로부터 유입된 수백만 나르코달러의 세탁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외에도 이익이 될만한 일이라면, 도덕적으로 비난 받아 마땅한 일이라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던 은행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은행 중의 하나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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