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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시대 (장 지글러 지음, 양영

브라질 혁명-외채와의 전쟁

 독재자들은 국민의 자유를 박탈하고,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을 고문했을 뿐아니라, 오로지 북미지역의 후견인들의 이익만을 챙기느라 자국의 부를 제멋대로 사취했다. 군사 독재정권 이후에 들어선 대통령은 부패를 조장하고, 수익성이 높은 공공기업을 외국자본에 유리하도록 민영화 해버렸다. 2002년 부채에 대한 이자만 해도 브라질 국내 총생산이 9.5%에 이르렀다.  1964년부터 1985년까지 군부독재 기간동안 국가치안을 위해 어마어마한 재원이 필요했다. 수출입은행, 거대 민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이 여러 차례 걸쳐 수십억 달러씩 지원함으로써, 독재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댔다. 대대적인 국토확장, 국토 재무장, 육해공 3군의 재정비와 현대화 작업 등을 위해 공적 자금은 물론, 북미 민간자본이 수백억 달러씩 투입되었다.

 

군부독재가 계속된 21년 동안 100만 제곱킬로미터 이상의 삼림이 파괴되거나 불태워졌다. 이렇게 해서 얻은 땅의 90%는 거대 다국적 농가공식품업체나  다국적 목축업체들은 방대한 고무나무나 캐슈, 밀 농장들, 소를 기르는데 필요한 초지 등을 건설했다. 그리고 이 지역개발을 위한 도로와 신도시 건설, 삼림벌채, 노동자들과 식솔들의 이송과 정착, 기반시설 건설, 거대한 댐과 수력발전소 건설 등에 필요한 경비는 물론 외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돈으로 해결했다. 그 뒤를 이은 대통령들은 부채를 갚기 위해 다시 부채를 얻어야 하는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부채를 얻을 때마다 상환조건이 나빠졌으므로 브라질로서는 바닥을 알 수 없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형국이었다.

 

지나치게 높은 금리 때문에, 브라질의 중소업체 대표나 자영업자, 상인들 가운데 기업확장이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감히 은행대출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미 대출을 얻은 기업들도 기업활동을 축소하여 재무구조를 건전하게 만들어야 했다, 따라서 직원수를 줄여야 했다. 고금리정책은 또 다른 왜곡된 결과를 낳았다. 투기를 부추긴 것이다. 국내외 투기자들은 세계금융시장에서 10-12%의 금리로 개인적인 대출을받아, 천문학적인 금리를 보장하는 브라질 국채를 사들였다. 브라질 경제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월스트리트 은행가에서는 빌려준 돈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나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시장의 신뢰'라는 표현이다. 국가 또는 국민은 세계화된 자본의 공격으로 초토화 되지않기 위하여, 자본 앞에 굴복하지 않기 위하여 경제를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이 신뢰는 어떻게 얻어지는 것일까? 몸과 마음과 정신을 모두 바쳐 세계화 지상주의자들의 지시에 따르기만 하면된다.

 

브라질이 진정 부채탕감을 위한 투쟁의 방향으로 가고자할 때,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철저한 감사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채무국의 의회가 부채의 기원을 조사하고, 부채의 구성을 분석하여 어느 부분이 적법하고 투명하게 체결 되었으며 어느 부분이 과잉으로 체결되었고, 어느 서류는 위조되었는지 등을 조사할 권리를 요구한다. 부채를 계속 키워 나갈 경우, 부채계약을 채결하는 부패한 국가의 지도층과 돈을 꿔주기로 합의한 외국인 채권자들 모두에게 유리하다. 부패한 국가의 지도층은 계약체결된 부채 액수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챙길 수 있고, 채권자인 은행가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결과 또한 다양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첫째 한 나라가 대외적으로 허약해지면,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진다.

둘째 외화로 갚아야 할 돈의 액수가 점점 증가하며, 따라서 한 국가의 젊은세대들의 발전을 저해한다.

셋째 주권을 상실하게 되며 국제금융시장의 전략과 세계열강의 위력에 복종해야 한다.

넷째 부채를 들여와 경제가 성장하는 시기에는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하다가, 상환해야 하는 무거운 의무만 짊어진 무방비 상태의 소시민들에게 희생을 강요한다. 따라서 국민들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의 의견을 묻는 민주적인 기제를 마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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