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탐욕의 시대 (장 지글러 지음, 양영

기아, 부조리와 파렴치의 극치2

심각하고 만성적인 영양실조는 천천히 우리 몸을 망가뜨린다. 영양실조는 우리 몸을 허약하게 만들고 활력을 빼앗아간다. 그 결과 아주 사소한 질병이라도 걸리는 날엔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지고 만다. 영양실조로 인한 가장 큰 고통은 뭐니뭐니해도 불안과 굴욕감이다. 허기진 사람은 자신이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항상 승산이라고 없는 절망적인 투쟁을 벌여야 한다기아는 수치심을 유발한다. 한 가정의 아버지가 가족들을 먹이지 못하고, 어머니는 배가 고프다고 우는 아이 앞에서 빈손만 바라보아야 한다. 하찮은 일거리라도 얻어서 쌀 한 되라도 장만해서 가족들 입에 풀칠조차 할 수 없게 되는 날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불안이 그를 속속들이 갉아 먹는다. 그는 밑창이 다 닳아버린 샌들을 신고 누더기를 걸친 채 시선은 허공을 바라보고 하염없이 걷는다. 그는 자신을 내치는 다른 사람의 눈길을 느낀다. 그와 그의 가족들은 식당이나 부잣집의 쓰레기통을 뒤져서 찾아낸 먹다남은 음식으로 배를 채운다.

 

살바도르시는 브라질의 루시타니아 부왕국의 고대 수도였다. 이곳에 부패가 판을 치며, 경찰들의 전횡, 무장 폭력배들의 난동, 전염병처럼 무서운 속도로 번지는 실업의 증가, 교육시설, 사회복지시설, 위생시설 등 모든 사회기반시설의 부재가 만연한 가운데 거주자들의 주거시설 또한 낙후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치심을 몰아내 기위해 이들은 다음과 같은 문장을 하루에도 몇 번씩 되뇌인다. '기아는 나를 공격하는 침략자이며, 기아는 나를 못살게 구는 짐승이다. 기아에 대항해서 나는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다. 나는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책임이 없다. 나는 내가 입고 있는 누더기 옷, 내 아이들의 울음, 아무짝에 쓸모 없는 내 몸둥아리, 내가 가족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무능력에 대해서 부끄러워 해서는 안된다.' 이처럼 이들은 수치심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온갖 방어기제를 생각해낸다. 

 

현재 지구상에서는 20억 명이 유엔에서 이른바 보이지 않는 기아, 즉 영양결핍이라고 부르는 상황으로 고통받고 있다. 영양 결핍은 종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영양소 결핍을 가르킨다. 이와 같은 결핍은 치명적인 질병을 야기한다. 이들은 쓰레기에서 음식물을 찾아내어 열량을 섭취하여, 열량만 놓고 보자면 충분할지 모르지만 영양소 불균형이 심각하다. 만성적인 영양결핍에 시달리는 어린이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배가 부르도록 먹는다고 하더라도 영양소 결핍으로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많다. 현재 제 3세계 122개국에서 전세계인구의 80%가 살고 있으며, 이들 나라에 만연한 영양결핍 상태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떼죽음을 면하기 어렵다. 철분 부족은 가장 널리 퍼져있는 보이지 않는 기아의 한 전형이다. 철분은 혈액 형성에 필요한 요소다. 철분결핍은 빈혈을 일으킨다. 빈혈의 가장 큰 특징은 적혈구의 부족이다. 전 세계 13억 명이 빈혈로 고생한다. 이중 8억 명 정도는 특히 철분부족으로 인한 빈혈을 앓고 있다. 일단 빈혈에 갈리게 되면 면역체계에 이상이 온다.  생후 6개월에서 24개월 사이의 유아에게 철분섭취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 시기에 철분이 부족하면 뇌신경 세포 형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49개국의 경우30%의 유아가 철분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해마다 60만명의 여성이 임신기간 중에 심각한 철분부족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사망한다.

 

또 중요한 영양소 A의 경우를 보자. 남반구 국가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비타민A 부족으로 4분마다 한명씩 시력을 잃는다. 요오드 또한 균형잡힌 신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영양소다. 요오드 부족으로 시달리는 인구는 10억명이 넘는다. 이들은 주로 농촌에 밀집해 살고 있다. 모체 요오드 부족은 태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2006년 경우 2000만명의 신생아가 치료 불가능한 뇌손상을 입고 태어났다. 비타민 B를 음식을 통해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각기병에 걸린다. 각기병은 서서히 신경계통을 마비시키는 병이다. 비타민 C는 괴혈병을 야기하고, 엽산은 산모와 신생아에게 절대 필요한 영양소이다. 제3세계의 심장혈관계통 사망환자 중에서 10% 정도는 엽산결핍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아로 고통 받는 신체는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기 때문에, 사소한 감염에도 저항하지 못한다. 

 

영양실조 문제에 있어서 가장 상위에 드는 3개국 중 하나가 바로 몽골이다. 전체 인구의 50%가 유목민이며, 10월 말이며 영하 20도 로 내려가며, 12월 영하 50도까지 내려간다. 식량계획의 지도에서 보면 몽골은 만성적이고 심각한 영양실조 비율이 평균 43%나 되는 나라로 분류되어 있다. 몽골의수도엔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집중해서 살고 있으며 울란바토르 주민의 30%는 그곳에 산지 5년이 안된다. 대부분 기아 상태를 피해서 이곳에 온 자들이다. 몸골의 유아 사망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2003년의 경우 천명당 58명이 죽었다. 여름이 지나치게 짧아 농업이 어렵고, 물이 부족하고, 고기와 우유 외는 수입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부족간의 연대감이야말로 몽골사회의 근간을 이룬다. 몽골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대초원의 화재다. 몇 달 안되는 여름동안 수십만 헥타르의 초원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몽골의 국토의 8.3%는 침엽수림으로 덮혀 있다. 화재에 이어 두 번째로 두려워 하는 것은 염소, 말, 양, 낙타 등의 가축들을 공격하는 각종 질병이다. 눈보라는 10월부터 시작 되지만 때로는 9월 말에 시작

되기도 한다. 눈보라가 일단 일기 시작되면사람이고 짐승이고 모두 그 안에 파 묻힌다. 겨울이 계속되는 8개월 동안 가측들에게 먹일 짚도 확보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우물의 90%가 사용 불가능하며 양수기와 굴착기가 없어서 우물을 파지도 못한다. 여름이면 유목민은 강가와 늪지대로 간다. 이질 걸려 죽는 사람들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몽골 부채는 2006년에 20억 달러다. 이 숫자는 몽골 국내 총생산과 거의 일치한다. 다시말해 몽골은 같은 해에 생산된 모든 부를 전부 합한 총액이다. 몽골은 질식상태다. 이 나라를 위협하는 모든 재난들은 적절힌 기술만 있다면 얼마든지 예방 또는 피해복구가 가능하다. 다만 돈이 들기 때문에 몽골사람들은 이를 이용할 수 없다. 몽골이 사용 가능한 돈이란 돈은 모두 부채라는 괴물이 빨아들이고 있다.

'탐욕의 시대 (장 지글러 지음, 양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라질 혁명-룰라  (0) 2011.08.29
에티오피아  (0) 2011.08.26
기아, 부조리와 파렴치의 극치1  (0) 2011.08.24
부채의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0) 2011.08.23
부채탕감  (0) 2011.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