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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뇌가 보내는 하루(주디스 호

새벽에 밀려오는 불안, 03:00-04:00

“영혼의 깊은 밤은 언제나 새벽 3시다.” F.스콧 피츠제럴드는 절망에 관해 쓴 'Crack-Up'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길고 긴 어두운 밤에는 세상 모든 일이 절망적으로 느껴진다. 불현듯 새벽에 잠에서 깨어 천장을 보고 몸을 뒤척인다. 잠을 자려고 노력도 해보고, 따뜻한 우유를 한잔 마셔봐도 소용이 없다. 걱정과 자책감만 밀려온다. 걱정이 마음을 흔들어 놓으니 다시 자려고 해도 안되고, 영혼은 점점 불안에 잠식당한다. 불안증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 밑도 끝도 없고 해결책도 없기 때문이다. 불안은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영혼을 점점 갉아 먹으며 찰거머리 같이 달라붙어 불안감을 확산시키며, 최악의 결과를 예측하게 하고, 실제상황보다 더 심각한 걱정과 긴장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1분간 잠시 기분이 좋다. 그런데 갑자기 심장이 뛰기 시작하면서 온몸이 떨리고 감각이 없어진다. 머리는 어지럽고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 매년 수천명이 이런 상황을 겪는다. 이 무서운 증상은 미국인의 2%가 겪는 공황발작증상이다. 공황발작의 원인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사실 공황발작을 경험한 대부분의 환자는 이 진단을 받기 전에, 이미 이병원 저병원을 헤메고 다닌 사람들이다. 전형적인 처방약인 벤조디아제핀 진정제는 불안증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의 지시를 변형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 진정제는 뇌 안에서 억제작용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가바의 효과를 증대시킨다. 사실 감정을 조절하는 모든 약물은 복용할 때만 효과가 있고, 부작용도 있다.

 

우리 몸은 수 시간째 편안히 잠을 자고 있지만, 뇌 일부분은 아직도 당직을 서고 있는 중이다. 누군가의 발소리나 달거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우리는 공포감보다 불안감을 느낀다. 하지만 알고보니 누가 침입한게 아니라 어머니가 한밤중에 일어나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무언가 찾는 중이다. 의심할 것 없이 나이가 들수록 수면 시간이 줄어든다. 나이들면 젊었을 때보다 숙면을 취하는 것이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수면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바소프레신을 만드는 세포들이 감소한다.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또한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노인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인체시계와 밤낮 주기를 맞추기 어려워진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경우 인체시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으며, 밤에 잠을 안자고 이리저리 배회하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동트기 전 이토록 고요한 시간에는 웬만해서 깨어있기 힘들다. 칠흑 같은 어두움을 아직 그대로이고, 모든 사람들이 이불 속에 편안히 파묻혀 세상 모르게 잠자는 중이다. 호흡과 심장 박동은 아주 느리고, 체온과 혈압 또한 하루 중 가장 늦은 상태이며 아직 의식이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는 사람은 이 시간 렘수면에 막 들어가 마지막 꿈을 꾸고 있다. 마지막 렘수면은 우리가 깨어나도록 준비를 하는 단계이다. 수면 시간이 적은 고령자는 보통 새벽 4시에 깨어나는데 방광과 전립선이 약해지면서 소변을 참지 못해 잠에서 깨어나곤 한다. 영원히 다른 시간대에 살아야 하는 의귀한 유전병도 있다.  '가족성 진행성수면증후군'이라는 병은 인체시계가 남보다 4시간 빨라서 초저녁에 잠들고 아주 일찍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