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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뇌가 보내는 하루(주디스 호

춤추고 노래하면 뇌도 즐겁다. 19:00-20:00

컨트리 음악, 포크, 재즈, 오페라... 뭐든 좋다. 뇌는 음악을 좋아해도 너무 좋아해서 하루 종일 듣고 싶어한다. 집에서 차안에서 상점에서 길거리에서도 음악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음악이나 드라마를 보아도 늘 배경음악이 들린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음악에 따라 감동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잠이 들기도 하고, 신이 나서 뛰기도 한다. 뇌스캔 결과 음악은 뇌를 완전히 매료시키며 중독의 가능성이 크다. 음악에 심취한 뇌를 스캔해 보았더니, 음악이 음식이나 섹스, 중독성 약물에 의해 자극되는 보상체계를 활성화 시킨다는 점이 밝혀졌다. 뇌는 춤을 추고 싶어 안달이다. 사교댄스 수업이건 재즈 에어로빅 강습이건 아니면, 거실에서 디스코 CD를 틀어놓고 몸을 흔들건 무엇이든 좋다. 리듬에 맞춰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 기분이 좋아질 때 뇌에서는 복잡한 신경전달 물질의 보이지 않는 안무가 계속된다. 간단히 말하자면 몸이 춤출 때는 뇌는 공간지각, 균형감, 타이밍을 계산해야 한다. 뇌의 운동영역으로 신호를 보내 시각정보를 운동명령으로 바꾸면, 신경자극이 척수에서 근육으로 전달되어 근육이 긴장하게 되고, 이 때 춤이 시작된다. 춤을 출 때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설명하자면 사실 끝이 없다.

 

춤추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시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꽃꽂이, 피아노, 합창 같은 취미생활을 할 것이다. 조용한 방에서 소설을 쓰거나 차고에 틀어박혀 오래된 차를 고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책장을 만들거나 비행기를 조립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활동을 그냥 시간이 남으니까 하는 취미 혹은 여가활동이라고 생각한다.하지만 이런 활동은 생각보다 중요하며 뇌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평소에 잘 발휘되지 않던 창조성이 발휘되기 때문이다. 창조성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그리고 기존의 사고나 관계를 넘어선 새로운 생각이나 방식, 행동을 추구하는 능력이다. 창조성을 과학으로 이해하거나 창조의 과정을 논리로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진실은 창조성이 신의 선택을 받은 소수의 수재의 천재들만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예상치 못한 순간에 우리의 내면에서 솟아나오기도 한다. 누구나 창조성을 경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할 수 있으며, 이는 육체와 정신의 근육을 극대화하는 방법과 동일하다.

 

창조성 뿐만 아니라 지성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지성이 평범한 규칙과 한계를 벗어나 생각하는 능력, 즉 확산적 사고능력에 기반을 둔다고 한다. 확산적 사고력은 우뇌쪽이 더 우세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직관적이고 추상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한 성향을 가진다. 반면 좌뇌는 좀 더 세밀하고 분석적이며, 논리적이고 언어적인 사고, 즉 수렴적 사고를 유도한다.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사람은 뇌의 양쪽 반구를 모두 사용한다. 영감과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확산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수렴적 사고 기반을 필요로 한다. 창조성의 근원을 찾던 과학자들이 실마리를 찾았는데, 창조적 영감을 얻는 순간은 그것에 대해서 머리가 깨질 정도로 깊이 고민한 순간이 아니었다. 애써 고민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하거나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혹은 자고 일어난 후에 창조적인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좀 쉬는게 낫지 않을까? 대부분 좌반구는 언어를 담당하고 우반구는 시공간능력을 담당한다.

 

웃음은 뇌를 환기시켜주기 때문에 건강에도 이롭다. 그러니 시트콤을 보는 것을 시간낭비라 비난할 이유는 없다. 웃음은 뇌에 산소를 공급하고 기억력과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사교생활에 도움을 주며 기분을 좋게 한다. 웃으면 뇌하수체가 체내 아편물질을 방출해 통증이 줄어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이 억제되며 항체와 선천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가 증가한다. 웃음은 어느 부위에서 만들어 지는 것일까? 웃음을 만들어 내는 뇌의 부위는 쾌감중추를 비릇해 한두군데가 아닌 같다. 하지만 남을 비꼬는 비웃음은 활성화 되는 부위가 완전히 다르다.

 

저녁 때 당신의 뇌는 어디에 있는가? 작은 화면에 딱 달라 붙어있지는 않은가? 전화를 받을 때도 TV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열일 제쳐두고 TV에 열광하는가? 어쩌면 우리 뇌는 TV에 중독되도록 만들어졌는지 모른다.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가 활동은 두말 할 것도 없이 TV시청이다. TV보는 시간이 아깝다고 투덜되면서도 매일 리모콘을 들고 소파에 앉아있다. TV시청에 할애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 정도로 TV시청은 여가시간 절반을 차지하며, 일과 수면을 제외하고는 하루중 가장 긴 시간을 소비하는 단일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뇌가 끊임없이 TV화면을 주시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신경생물학적으로 분석하자면 내용 때문이 아니라 전달방식 때문이다. 지금까지 TV폭력성과 실제 폭력과의 연관성에 주목해 방송프로그램의 내용에 관심을 가졌다.하지만 우리의 TV시청 욕구는 생물학적으로 정향반응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정향반응이란 갑작스럽거나 새로운 자극에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시각과 청각의 반응을 말한다. 이 본능은 진화의 산물로서 포식자의 움직임과 잠재적 위협까지 민감하게 감지해내는 능력이다. TV화면의 주요소인 자르기, 편집하기, 급속한 화면 축소 확대, 화면이동 등의 방식이 이 정향 반응을 자극하기 때문에 뇌가 계속해서 TV를 주목하는 것이다.

 

TV가 뇌를 둔하게 만든다는 것도 사실이다. 연구자들은 뇌파검사 등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서 TV시청자의 뇌파, 피부저항, 심박수 등을 측정했다. 대체로 느긋하게 다른 것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TV시청은 독서에 비해 뇌에 주는 자극이 적다고 밝힌 뇌파 연구도 있다. TV를 껐을 때 느긋한 기분은 사라지지만, 수동성과 낮은 각성도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TV를 많이 보는 사람은 적게 보는 사람에 비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불안감을 더 많이 느끼며, 쉽게 실증내고 산만해 지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미디어학자들은 TV가 가족들 사이의 대화와 접촉기회를 줄어들게 만들기 때문에, 사회성 발달이나 관계형성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어린이들의 TV중독은 아이들만 나무랄 일이 아니다. 부모 스스로 가정에서의 생활태도를 점검해봐야 한다. 평소 부모가 먼저 TV를 끄고 책을 보거나 대화를 시도하면, 운동이나 야외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한다면,  아이들도 TV나 컴퓨터에서만 재미와 즐거움을 찾지는 않을 것이다. TV의 교육적 효과를 무시할 수 없지만, 잘못된 시청 습관은 시력을 떨어뜨리고 소아비만을 부를 뿐만 아니라 인지적, 정서적 발달이나 사회성, 언어, 행동 등의 발달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한다. TV를 보고난 후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능동적인 시청 습관을 기르고 아이들의 사고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