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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뇌가 보내는 하루(주디스 호

수면, 꿈 23:00-24:00

눈 꺼풀이 천근만근이다. 잠들기 직전 비몽사몽한 상태다. 체내에서 만들어진 수면유도 화학물질 아데노신이 우리를 졸리게 만든다. 이제 인체시계가 뇌하수체를 자극하고, 뇌에서는 어두워지면 생성되는 멜라토닌이 흐른다. 어느 새 몸과 마음이 무의식의 휴식단계로 스르륵 진입한다. 질 높은 수면이 건강에 필수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 몸과 마음, 뇌는 수면 중에 5단계 순환과정을 90-110분 마다 반복한다. 하룻밤에 4-5회 반복하는 셈이다. 1단계는 의식이 조금있는 선잠으로 깨기쉽다. 2단계는 성인의 수면중 절반을 차지하며, 뇌파가 떨어지고 안구운동이 정지한다. 깊은 수면은 3단계와 4단계에 속한다. 3단계에서는 뇌의 전기활동이 느려져 매우 느린 뇌파인 델타파가 나오며,  4단계까지 델타파가 우세하다. 3단계와 4단계를 지나는 동안 척수 위쪽에 위치한 뇌줄기의 뉴런 대부분은 활동이 느려지거나 멈추며, 호흡과 심박수는 계속해서 규칙적으로 유지된다.

 

렘수면이 일어나는 5단계 동안에는 깨어있을 때와 거의 비슷할 정도로 뉴런이 매우 활기차게 움직인다. 앞 뇌와 뇌줄기의 뉴런 대부분은 깨어있을 때처럼 혹은 그 이상으로 다른 뉴런과 활발히 교신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가 많다. 이 단계에서 우리는 꿈을 꾸고, 남성이든 여성이든 발기를 한다.  5단계 렘수면에서는 가바(GABA)가 근육으로 가는 뇌의 명령을 제어해 사지가 일시적으로 힘이 빠진다. 호흡, 혈압, 심박수는 올라가면서 안구가 빠르게 움직인다.  렘수면 시간은 전체수면의 20%를 차지하는데, 수면주기가 반복되면서 마지막 렘수면 직후에 잠에서 깨어난다.

 

얼마나 자는게 이상적일까?

* 신생아는 16-18시간을 잔다.

* 걸음마를 뗀 아이들은 15시간, 유아들은 11-13시간을 잔다.

* 취학아동은 10-11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

* 10대 청소년들은 9시간정도 자야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9시간을 채우지 못한다.

* 성인은 8시간 수면이 필요하지만, 보통 7시간 정도 잔다.

* 노인의 수면시간은 좀 더 길지만 잠들기가 힘들고 자주 깬다.

 

미국의 경우 인구 30%가 만성적으로 잠들기가 힘들거나, 자다가 깨는 증상이 있다고 한다.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것이 왜 이렇게 이려울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이 과민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먼저 뇌보다는 몸을 먼저 살펴야 한다. 불면증의 대표적 원인으로는 수면 무호흡증후군이나 약물, 카페인, 스트레스, 퉁증 등이 있다. 이러한 원인들을 치료하면 잠을 잘못 자는 증세는 보통 저절로 낫는다. 하지만 많은 경우 불면증세가 불면증으로 발전하여 사회문제가 되며 우울증, 비만, 심장병, 당뇨병의 위험을 높이게 된다. 불면증 환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 늦게까지 잠을 못이루지만, 낮에 자는 수면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또 수면에 대한 불필요한 걱정이나 근심이 수면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불면증 환자는 잠을 못잘까봐 전전긍긍하며 잠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 그날 있었던 일이나 주위의 소음, 혹은 불면증 자체에 대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밤에 숙면을 취하고 나면 자명종이 울리지 않아도 잘 일어나며, 몸이 개운하고 상쾌할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생체리듬을 연구한 결과 밤에 충분히 지고나도 이른 아침에는 대부분 졸린다고 한다. 서너 시간 자고 깨어서 한 두 시간 말똥거리다가 다시 잠이 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몇몇 연구에 의하면 이런 토막 잠이 사실은 정상이며, 현대사회 이전까지는 일상적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인공조명이 없던 시대에는 사람들이 해가 저물면 잠이 든  몇 시간 후에 깨어나서 새벽 2시경에 다시 잠들고 동이 트면일어났다고 한다. 첫 번째 수면과 두 번째 수면 사이에 조용히 묵상의 시간을 갖거나 집안 일을 하거나 이웃집을 방문하거나, 섹스를 했다. 여러 포유류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하룻 밤에 잠을 두 번 나누어 자는 수면형태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밤중에 깬다고 너무 걱정하지 하지말자. 그 시간에 명상을 하거나,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하거나 배우자도 깨었다면 사랑을 나누어라.  어쩌면 나누어 자는 것이 우리에게 더 정상적일지 모른다.

 

수면 빚은 필요한 수면양과 실제로 취한 수면의 차이를 말한다. 아무리 작은 양이라도 밤에 수면이 부족하면 수면 빚은 계속 쌓이게 된다. 수면부족 기간이 짧으면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멍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면 운전장애, 기억력 감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수면부족이 장기화 되면 비만, 심장병 등이 생긴다. 다른 모든 빚처럼 수면 빚도 분할해서 갚을수 있다는 희소식이 있다. 매일 1- 2시간 더 자는 방법으로 잠을 보충할 수 있다. 평소보다 일찍 잡자리에 들고, 아침에는 자명종 대신 몸이 알아서 일어나게끔 하라. 수면주기가 회복되는 초기에는 긴장감이 동반되기도 한다. 매일 밤 10시간 수면으로 마이너스 통장을 채워나간다고 생각해라. 날이 가면갈수록 수면 빚을 청산하면, 몸은 자신에 맞는 수면형태를 찾는다. 몸이 원하는 만큼 자는게 좋다. 그래야 컨디션도 좋아지고 건강도 지킬 수 있다.

 

자정 무렵 몸과 마음과 뇌는 3,4단계 수면에 깊이 빠져있기 때문에 의식이 없다. 몸 전체는 미동하지도 않은채 축 처져 있으며, 뇌에서는 매우 느린 델타파가 우세하다. 지금은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 이 단계에서 성장호르몬이 분비되고, 세포가 재생되거나 폐기되며, 학습이 강화되는 아주 중요한 충전의 시간이다. 가장 깊은 수면단계일 때는 가바라는 신경전달 물질이 뇌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지령을 억제한다. 그래서 몸이 혼자서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제어장치가 고장나면 별짓을 다한다. 과학자들은 모든 사람이 렘수면 중에 꿈을 꾼다고 생각한다. 꿈을 꾸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사실은 꿈을 꾸는 것이라고 한다. 렘수면 동안에는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사지에 힘이 빠진다. 하지만 심장박동과 호흡은 깨어 있을 때만큼 불규칙하며 정서와 기억의 부위인 편도와 해마는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 이때 우리는 꿈을 꾼다. 우리는 렘수면 상태에 있는 동안에 새로 얻은 정보를 강화해서 기억으로 재처리한다고 한다.

 

수면부족으로 꿈을 제대로 꾸지 못했을 경우 다음 번 수면주기 때, 꿈은 더 격렬해진다. 때로는 악몽이 되기도 한다. 이 현상을 렘리바운드라고 한다. 우리 대부분은 렘수면부족과 렘리바운드를 경험한다. 술과 니코틴은 고혈압약이나 항우울제와 마찬가지로 렘수면을 억제한다. 잠을 규칙적으로 충분히 자고 술, 담배를 줄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