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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뇌가 보내는 하루(주디스 호

배고픈 뇌와 자기절제, 그리고 브레인 푸드 12:00

시계는 잘 안보이지만, 1시간이나 걸려 공들여 쓴 문서를 방금 실수로 날려보린 걸 보니 점심시간이 되었나 보다. 오전 내내 일이 많아 피곤한 상태인데다, 아침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혈당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세로토닌도 고갈되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슬슬 짜증까지 나려고 한다. 편도와 시상하부에 먹을 걸 대령해야 할 시간이다. 시장기는 먹을 때가 되었다는 신호로 참 편리한 기능이다. 식욕은 위 내막의 호르몬과 언제나 보초를 서는 편도 활꼴핵의 다면적 작용이다. 시상하부 내의 통제부위인 활꼴핵은 말하자면 열량을 계산해서 식욕을 조절한다. 활꼴핵은 혈액내의 당수치, 인슐린 수치, 호르몬인 그렐린과 렙틴의 수위를 주시하면서 몸에 열량과 영양소가 충분치 않으면 검열한다.

 

위장 내막에서 생산되는 그렐린은 식욕을 돋우는 호르몬 이라서 식사전에는 그렐린 수치가 증가하고, 식사후에는 내려간다. 그렐린과 반대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렙틴은 대부분 지방조직에서 생산되는데 식욕을 억제시킨다. 다양한 신경과 위 화학물질을 통해 고립핵이라는 뇌의 포만억제 중추에 직접 명령이 전달된다. 점심을 아주 거하게 먹었다. 게다가 후식으로 아까 못먹었던 쵸코릿까지먹었다. 그러데 좀 이상하다. 왜 이렇게 뭔가 허전하지? 이렇게 많이 먹고도 아직 배가 덜 찬걸까? 이런 상활일 때 뇌는 배부르게 먹은걸 아는데 편도는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갑자기 식탐이 생긴걸까? 음식을 먹는 것은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욕구지만 과식은 그렇지 않다. 과식은 일종의 중독이며 마약과 비슷하다.

 

과식에 대해서 알면, 왜 그리도 많은 사람들이 몸무게와 전쟁을 벌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편도는 언제나 생존의 파수꾼 역할을 하는데, 당연히 음식도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니 관여하지 않을 수 없다. 편도는 위험한 포식자나 맛있는 갈비구이 같은 생존에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대상을 발견하면, 즉시 신호를 보낸다. 식후 얼마동안은 편도가 음식에 반응하지 않는다. 대개는 그렇다. 그러나 도파민이 고갈되었을 때는 배가 불러도 식욕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과식은 중독증상과 비슷하다. 심한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 도파민이 부족하다. 그래서 과체중인 사람은 끊임없이 음식을 통해 자극제를 찾는다고 한다. 그렇게되면 약물 중독자가 도파민을 갈구하는 것과 같이 과식의 악순환이 생긴다. 열량이 높은 음식은 원래 입맛이 댕긴다. 그리고 뇌는 그런 음식을 알아본다. 뇌가 음식섭취를 통제하는 작용은 두가지라고 알려져 있다. 마치 온도 조절 장치가 작정한 온도를 맞추듯이 시상하부는 먹을 때를 알려 체중을 적절하게 유지한다. 그리고 도파민 보상체계와 같은 다른 뇌중추는 식욕을 조절한다. 저녁 식사후 굳이 안먹어도 되는 초코릿, 아이스크림이 댕기는 것은 도파민 보상체계가 흥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많이 허기질수록 열량이 높은 음식을 찾는다. 그렇다면 도파민 보상체계는 열량에 신경쓸까? 아니면 맛과 쾌감에 관심이 있을까?

 

중독이라는 것이 약물이나 흡연, 술에만 국한되지는 않는다. 신체뿐 아니라, 감정도 중독에 빠질 수 있다. 도박중독, 쇼핑중독, 인터넷, 중독, TV중독, 모험중독, 과식, 섹스중독 등이 포함된다.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보상체계라 일컫는 부위가 느낌, 생각, 감정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겨 변화하기 때문이다. 보상체계는 뇌가 좋아하는게 들어오면, 도파민을 퍼부어 기분을 좋게하는 보상중추다. 보상체계는 감정뇌인 변연계와 자극물에 집중적으로 반응한다. 편도는 즐거운 경험인지, 반복해야 할 경험인지, 피해야 할 경험인지를 판단해서 해마에 전달하고 해마는 그 경험, 즉 언제, 어디서, 누가, 누구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 기억을 저장한다. 종국에는 전두엽의 이성뇌가 이 모든 정보를 정리해서 어떻게 반응할지 결정한다.

 

뇌는 쾌락이 클수록 그것을 반복할 확률이 커진다. 쾌락으로 경험되는 많은 경험과 사건들 중에서 특별히 강하게 기록되는 것들이 있다. 예를 들어 중독 가능성이 있는 모든 약물은 실제 도파민을 솟구치게 하며, 이 반응은 어떤 자연적인 보상보다 강력하다. 결국 이러한 반응이 보상경로를 완전히 압도하면, 경로가 바뀌어 뇌는 점점 더 갈망하게 된다. 점심은 안먹었다면 배가 고플 것이다. 뇌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이제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 모든게 정상적인 현상이다. 과학자들은 의지력은 한계가 있을 뿐아니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한 자기 절제의 행위가 인체의 연료를 모두 소모하며, 뇌의 자제력을 서서히 약화시키는 것이다. 머리가 정지한듯 일처리가 뒤죽박죽이고, 혼란스러울 때 뇌는 안좋은 상태이다. 점심시간 직전 공복일 때는 더더욱 뇌상태가 안좋다. 에너지 도둑인 뇌가 인체의 전체 대사에너지 중 20%를 연소한다. 평소 뇌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기민함을 유지하는데 유리하다. 다양한 연구관찰 결과 언제 무엇을 먹느냐가 기억, 학습, 집중력,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낮 동안 규칙적으로 제시간에 식사를 하고, 소량의 음식을 자주 먹어 뇌의 기능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통곡물, 콩과식물, 채소 등과 같은 복합탄소화물이 풍부한 음식이 뇌에 좋다. 뇌에는 고단백 저탄소화물 식단이 좋다. 뇌는 단백질이 필요하다. 단백질은 혈당을 정상화할 뿐 아니라, 아드레날린과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만드는 아미노산을 공급해 준다. 우리는 각자의 몸에 설정된 적정체중이라는 것이 있어서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에 반응한다고 한다. 아마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이면 누구나 알 것이다. 자신의 몸에 설정된 적정체중을 바꾸기가 얼마나 힘든지를.... 체중을 감량했다하더라도, 최소한 6게월은 줄어든 몸무게를 유지해야만, 몸이 자신의 적정체중을 새롭게 인식한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