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이웃과 마주치면 곧바로 알아본다. 유모차를 끌고 가는 젊은 엄마를 보면 미소짓고, 남루한 옷을 입은 행인과 마주치면 눈살을 찌푸리며, 직장에 도착해 상사의 얼굴을 보면 1초만에 그의 기분이 어떤지 알아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회인지'라는 놀라운 기술이다. 인간의 얼굴은 어찌보면 매우 흡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군중속에서 낯익은 얼굴을 바로 알아보고 그 사람이 동지인지 적인지 그리고 지금 기분이 어떤지도 바로 알 수 있다. 방추형 얼굴 영역이라는 뇌의 시각처리 중추가 있는데 얼굴, 몸, 물체 뿐만 아니라 색깔, 단어, 숫자도 인식한다고 알려져 있다. 방추형 얼굴 영역은 특별히 인간의 얼굴을 알아보도록 분화된 곳이라서 사람의 얼굴을 볼 때 이 부위가 활성화된다.
우리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 그의 기분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아주머니가 왠지 슬픈 얼굴을 하고 있다면 말한마디 없어도 안다. 직장에서 동료가 당신에게 화가 나 있다면 그것 역시 금장 알아챌 수 있다. 뭐라고 말하지 않아도 얼굴을 보면 그냥 아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누구에게나 부지불식간에 일어난다. 인간의 표정은 인류의 공통이기 때문에 인종과 지역, 문화를 막론하고 동일하다. 시각신호가 시신경과 후두엽을 거쳐 뇌의 관련부위로 이동하면서 인식이 일어난다. 시각신호를 처리하는 뇌부위는 24시간 보초를 서는 편도, 그리고 의식적 사고를 하고 결정을 내리는 전두엽이다. 놀라서 머리가 쭈삣서는 상황에서 편도는 1초도 안되는 순간에 그가 위험한 사람인지 알아낸다.
여성이 남성보다 사회적 인지능력이 우수하다. 정말로 여성이 남성보다 얼굴을 더 잘 기억한다. 여성이 언어 기억에 더 능한 데, 어쩌면 말하는 사람의 숨겨진 의도와 동기를 집어내는데, 이 능력을 사용하는지도 모른다. 덕분에 많은 남자들의 거짓말이 여자들 앞에서 꼼짝없이 발각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거울뉴런'은 뇌의 주요 부위에 분포하고 있는데, 우리가 행동하거나 누군가가 같은 행동을 하는걸 보면 반응한다. 과학자들은 이 뉴런이 마치 마음 속에서 예행연습을 하듯이, 어떤 행동을 하는 생각만 해도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거울뉴런은 또한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의 영향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폭력적인 게임을 하면 남을 해칠 때 느끼는 쾌감이 증대되어 폭력을 모방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자폐증 환자는 대개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또한 움직임, 언어, 타인을 인식하는데 장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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