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삶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그중 대부분은 비교적 하찮은 일들이지만, 건강문제라든지 돈문제, 도덕적인 문제에 관한 결정은 꽤나 중요하다. 심사숙고와 선택의 과정이 뇌의 피로를 가중시켜, 사고력을 떨어뜨리고, 결국 더 불리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뇌 속의 CEO는 다양하게 입력된 많은 정보를 의미있는 형태로 만든 후, 수많은 뇌활동을 진두지휘해서 이 정보에 대한 결정을 내린다. 이 중에는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계획을 변경하는 일들이 포함된다.
항암치료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치료법이지만, 한편으로는 화학 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화학뇌는 화학요법이 끝난 후 수년간 정신이 몽롱하고, 기억력 장애와 주의력 장애를 겪는 경우를 말한다. 하버드대 연구팀이 암세포를 죽이는 화학물질과 방사선이 해마안의 줄기세포 저장소를 손상시켜 새 뉴런의 생성을 거의 막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화학뇌 환자라고 해서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다. 쥐 실험에서 화학뇌가 된 쥐에게 항염증제를 투여했더니, 새로운 뉴런의 성장이 얼마간 회복되었다. 또한 운동을 하면 신경이 다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암치료를 마친 사람이 몸을 많이 움직이면 인지력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
유대감과 애정에 관한 신경전달물질인 옥시토신은 우리에게 신뢰감을 부여해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중독성 약물을 복용하면 음식섭취, 가족, 친구와 같이 이로운 선택을 했을 때 쾌감을 주는 도파민 체계를 바꾸어 놓는다. 그래서 반대로 해로운 약물을 복용할 때마다 쾌감이 증진된다. 생각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생각은 도파민 뉴런을 활성화시키는 쾌감신호의 역할을 대신 떠맡기도 한다. 해로운 생각도 마찬가지다. 사이비 종교집단이나, 자살폭탄 테러범의 뇌도 종교나 신념에서 온 생각에 지배된다. 치즈 케이크를 먹을까, 쵸코릿을 먹을까? 아니면 아이스크림을 먹을까? 선택할 수 있는 가짓 수가 많을수록 신날 것 같지만 사실 뇌에는 안좋다. 뇌가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근육을 많이 쓰면 근육의 기능이 떨어지듯 뇌가 피로해지면 뇌의 능력도 저하된다. 결정을 내리는 일은 정신적 에너지를 상당히 많이 소모한다.
의사결정 행위가 뇌의 CEO 기능을 소모한다면, 피로에 지친 뇌가 곧이어 또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 다음 결정이 불완전 할 수 있다. 흥미로운 무언가를 외면하려고 애쓰는 일은 분명, 한정된 CEO 능력을 소모하는 것 같다. 만일 많은 시간동안 어떤 과제에 몰두하면서 자제력을 발휘했거나, 여러가지 선택을 쉬지 않고 했다면, 중대한 결정은 좀 미루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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