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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비극속의 낙관

 

 세가지 비극적인 요소는 '인간의 삶을 제한하는 고통과 죄 그리고 죽음'이다. 행복은 얻으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것이다. 사람이 행복하려면 행복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일단 그 이유를 찾으면 인간은 행복해진다. 알다시피 인간은 행복을 찾는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내재해 있는 잠재적인 의미를 실현시킴으로써 행복할 이유를 찾는 존재라 할수 있다. 이유가 필요한 것은 또 다른 인간적인 현상인 웃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약 당신이 다른 사람을 웃게 하고 싶다면, 그 사람이 웃을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하면 된다. 즉 우스운 이야기를 해서 그를 웃겨야 한다는 말이다. 다른 사람이 자기 자신에게 웃음을 강요해서 진정한 웃음을 끌어낼 수 없다.

 

우리가 몇 시간 내에 죽을 것이라는 예감을 하게되면, 의미를 찾으려는 의지가 없어지고 순간적인 쾌락의 추구가 뒤를 잇는 것이다.매일매일 살아가면서 우리는 이와 비슷한 경우를 많이 보고 있다. 나는 스스로를 미래가 없는 세대라고 부르는 젊은이들을 생각해 본다. 이것은 한 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인데, 그런 젊은이들이 위안을 얻는 것이 마약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실직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일자리를 잃게 된 것을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 되었다는 것과 동일시 한다는 것이다. '삶이 무의미하다'는 생각과 관련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자체가 병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점, 자기가 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해 주는 어떤 신경질환의 표시라는 점을 간과하거나 잊어서는 안된다. 우울증이 모두  '삶이 무의미하다' 생각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고, 자살이 항상 실존적 공허감 때문에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모든 자살행위가 만약 그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어떤 의미와 목적을 알았다면, 자기생명을 빼앗으려는 충동을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사정이 좋아질 확률이 천분의 일이라 할지라도, 그런 일이 당신에게 어느 날 조만간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는가? 우선은 그런 일이 일어나는 날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살아야 하고, 그런 날이 밝아오는 것을 보기 위해 살아야 한다. 그리고 지금 부터는 살아남아야 할 책임감이 당신을 그냥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다. 영화는 수천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각의 장면에다 뜻이 있고, 의미가 있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의미는 마지막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부분, 개별적인 장면들을 보지 않고서는 영화의 전체를 이해할 수 없다. 삶도 이와 마찬가지가 아닐까? 삶의 최종적인 의미 역시 임종의 순간에 드러나는 것이 아닐까?

 

사람이 삶의 의미에 도달하는 데에 세가지 길이 있다. 첫째 일을 하거나 어떤 행위를 통해서이다. 두 번째 어떤 것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나는 것을 통해서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의미는 일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사람을 통해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삶의 의미로 들어가는 세 번째 길이다. 자기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운명에 처한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무력한 희생양도 그 자신을 뛰어넘고 그 자신을 초월할 수 있다. 두 번째 인생을 사는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당신이 지금 막 하려고 하는 행동이 첫 번째 인생에서 그릇되게 했던 바로 그 행동이라고 생각하라.

 

자기인생의 수확물을 쌓아놓은 과거라는 충만한 곡물 창고를 간과하고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수확물 속에는 그가 해놓은 일, 사랑했던 사람, 그리고 용기와 품위를 가지고 견뎌냈던 시련들이 포함되어 있다. 물론 나이든 사람에게 미래도 없고, 기회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 대신 과거속의 실체, 즉 그들이 실현시켰던 잠재적인 가능성들, 그들이 성취했던 의미들, 그들이 깨달았던 가치들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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