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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절망에서 희망으로

에너지 환경은 어떤 사회의 문화, 가치, 정치,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이제 인류가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에서 태양에너지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에너지환경이 바뀌감에 따라 개인, 제도적 변화가 사회 전반을 뒤흔들 것이다. 이제 우리의 의문은 이것이다. 이 과도기는 얼마나 걸릴 것인가? 어떤 식으로 에너지기반을 옮겨갈 것인가? 여기서 개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앞으로의 변화는 유럽이 현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겪은 것과 비슷할 것이다. 에너지환경의 변화 과정은 매우 느리므로 옛날과 똑같은 방법으로 살면서 조금만 불편을 겪으면 된다는 망상에 빠져서는 안된다. 변화의 시간은 과거 에너지 환경변화 때처럼 수백년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고에너지 사회체제는 너무 취약하기 때문에 대량의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대파국은 언제라도 올 수 있다. 물론 앞으로 20-30년간이 에너지 환경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기간이 되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저에너지 사회로 가는 것이 우리의 생존과 나아가 더 나은 삶에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움직여 갈 것인가, 아니면 기존의 세계관에 기를 쓰고 매달리다가 결국 고통스럽게 미래로 끌려 들어갈 것인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수용하여 생활방식을 자발적으로 바꿔야한다. 더욱 복잡한 기술과 더욱 낭비적인 경제성장으로 인해 생물종으로서의 우리의 미래가 위협받는다면, 이런 기술과 경제에 희망을 걸 이유가 무엇인가? 고에너지환경에 계속 희망을 거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환상이다. 이제까지 인류는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무자비하게 정복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생태계를 구석구석을 정복한 인류는 역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인류가 에너지 소비를 끊임없이 늘려감에 따라 에너지는 더욱 빨리 고갈되어갔고, 무질서와 폐기물은 끊임없이 쌓여갔다.

 

인류라는 종이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희망은 지구에 대한 공격행위를 중지하고, 자연의 질서와 공존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사건 하나하나는 과거의 모든 사건에 영향을 받고 있고, 마찬가지로 앞으로 펼쳐질 모든 사건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우리는 저마다 하나의 연결고리에 속한다. 지구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지구의 유한성과 함께 우리는 우리 자신의 유한성도 깨닫는다.  그러나 우리는 유한한 세계안에서 불멸을 찾아 몸부림친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말이다.  주변 모든 것을 파괴하고 다른 생명체를 집어삼키고,  우리는 지금 소중한 지구의 자원을 낭비하면서 진보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외친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불멸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