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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군대

미국과 맞먹는 거대한 군사체계는 역사상 없었다. 미군은 현재 2만5000기의 핵무기, 200만의 병사, 500척의 대형함선, 1만대의 항공기, 400개소의 국내 군사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1만 2천개의 방위산업체들이 수만 가지의 무기를 생산하고 있다. 국방부와 직접 계약한 직원 수만도 5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국방부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미군은 미국 내에서 가장 큰 단일 에너지 소비기관이다. 방위산업체에서 소비하는 에너지까지 합치면 군대는 전국 에너지의 총 수요중 6%를 차지한다. 에너지와 함께 물질과 인력도 소비된다. 무기생산에 있어서 작용하는 여러가지 요소 중 인간의 노동은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같은 예산을 좀더 노동집약적이고 에너지를 덜 소비하는, 이를테면 태양열 집열판 제작에 쓰면  2만명을 고용할 수 있다. 열역학 제1법칙에 따라 에너지와 물질의 양은 고정되어 있다. 군대가 전국 에너지의 6%와 막대한 양의 재생 불가능한 광물자원을 소비하기 때문에, 군장비가 일으키는 엔트로피의 증가로 인해 자원공급이 부족해지며, 따라서 인플레가 심해지는 것이다.

 

물론 군사비 때문에 실업, 인플레, 자원고갈 등의 무질서가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우리는 사상유례 없는 수준의 안전을 보장 받고 있다고 반박할 수도 있다.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를 다 쓸 경우 소련의 모든 주요도시를 50번씩 파괴할 수 있다. 그리고 하루에 2개씩 핵폭탄을 생산하고 있다. 국방예산을 더 쓰며 쓸수록 세계적인 긴장은 고조된다. 미국이 새로운 무기체계를 개발할 때마다 소련은 위협을 느끼고, 이를 벗어나기 위해 나름대로 무기체제를 개발한다. 그러면 미국은 또 하나를 개발하고 이러한 악순환은 지겹도옥 계속된다.  우리가 전쟁의 역사에서 배운 것이 있다면 에너지 흐름이 집약되면 될수록 전쟁은 더욱 잔혹해지고, 비인간적이 된다는 사실이다. 현재 미국과 소련이 매년 새로운 전쟁기계를 개발하는데 쓰는 돈은 20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만 해도 2만건의신무기를 실험하고 있다.

 

옛날 군인들은 밥을 먹고 이동했지만 오늘날 군대는 기름을 먹고 움직인다. 그러나 석유는 고갈되어 간다. 국방부가 매일 소비하는 석유의 90%는 항공기, 미사일 시스템, 함선 등이 사용하는 이동용 연료이다. 국방예산이 늘어나면 엄청난 비극이 초래된다. 군부가 현재의 에너지 흐름 수준을 유지하려하면 결국 사회의 에너지에서 끌어다 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빈곤과 기아처럼 본잘적으로 에너지에 관련된  문제를 악화시킨다. 세계 각국은 매년 4000억 달러를 무기에 쏟아붓는다. 이것은 거의 1초에 1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전쟁과 전쟁준비에 관한 활동이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10% 정도를 잡아먹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세계 인구 반 이상의 GNP와 맞먹는 수준이다. 결국 전쟁 준비는 인간활동 중 가장 많은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활동이다. 미사일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은 두가지 뿐이다. 파괴를 위해 사용하거나, 고물이 될 때까지 보관했다가 폐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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