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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경제학

환경으로부터 유용한 에너지를 끌어내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따라서 많은 비용이 요구됨에 따라 에너지흐름 전 과정을 통해 변환, 폐기와 관련된 비용이 계속 상승한다. 그 결과 생산자의 입장에서든, 소비자의 입장에서든 가격은 끝없이 상승한다. 에너지 환경이 완전 고갈을 향해 다가감에 따라 인플레이는 더욱 격심해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아있는 에너지를 꺼집어 내고 처리하는 데는 더 비싸고 복잡한 기술이 필요하므로, 여기에 더 큰 비용이 요구되며, 에너지 흐름과정에서 발생한 무질서를 통제하고 관리하는데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으로부터 덜 유용한 에너지를 꺼집어내는 데는 비용이 더 덜기 때문에, 에너지의 본 흐름에서 에너지 산업으로 전용되어야 할 금액은 점점 더 많아진다. 점점 더 많은 돈이 에너지 분야에 투입 되면서 에너지

변환자들(기계, 제도 등)은 더욱 집중화되고 복잡해지고, 강력해진다. 에너지는 모든 경제활동의 기본이다. 그러므로 에너지원의 가격이 올라가면 그 인상분은 에너지흐름에 따라 차례차례 다음 단계로 전가된다. 결국에는 인플레이 형태로 개인소비자가 부담하게 된다.

 

에너지, 식품, 주택, 의료 등 4대 생필품에 있어 가격상승은 에너지의 변환 및 교환과 관련된 가격상승과 직결 된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제 연구기관들은 임금이나 금융 또는 재정정책 등 2차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가정의 80%가 가계지출의 70%를 4대 생필품 구입에 소비하고 있다. 휘발유, 전력, 연료, 유류, 석탄 등 에너지자원만 해도 평균가계지출의 12% 정도를 차지한다. 가계 지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식품의 경우 인플레율은 매년 8% 이상이었다. 이 보고서는 인플레이 원인을 추적하여 '그것이 농산물의 경작, 처리, 수송, 포장, 판매와 관련한 에너지 비용 상승과 전 세계적으로 미국 식품의 수요증가에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주택과 의료분야에서도 계속 상승하는 재생불가능한 에너지가격이 인플레를 주도하고 있었다. 그것은 모든 경제활동을 거슬러 올라가면, 그 시대를 지배하는 에너지원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에너지흐름이 설정되는 방법에서 발생하는 사회 경제적 무질서에 대한 비용도 결국 납세자의 몫이다. 시스템 안의 엔트로피가 증가하고, 에너지 흐름 전과정에 결쳐 비용이 상승함에 따라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가장 많이 쪼들리게된다. 그리고 어려워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사회는 빈민계층을 계속해서 에너지흐름 밖으로 팽개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정부는 사회복지수단을 동원해 이들의 생활수단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결국 실업이라는 것도 엔트로피 과정의 이면에 불과한 것이다. 에너지가 빨리 고갈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되거나 준실업 상태에 빠진다. 실업과 빈곤이 증가함에따라 범죄방지나 공중보건을 위해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감으로 정부는 복지 부문에서도 더 큰 역할을 떠 맡아야 한다. 늘어가는 공공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더 많은 돈이 세금의 형태로 확보되어야한다. 오늘날 미국 근로자의 16%가 공공기관 또는 여러기지 형태의 정부기관에 고용되어 있다. 에너지 흐름 과정 전체에서 축적되는 경제 및 사회적 무질서를 해결하고, 통제해야할 필요가 커짐에 따라 이러한 정부기관들은 비대해진다.그리고 정부기관의 조직을 유지하는 비용도 점점 더 많은 들어가게 된다.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 하면 판매자는 이 상황을 이용하여 가격을 올린다. 가격이 너무 높아서 수요가 줄어들거나 아니면 다른 상품 또는 서비스로 옮겨가서 판매자는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점까지 가격을 떨어뜨려야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제학 이론은 개선되고 세련되어 졌지만,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매카니즘의 기본 개념은 모든 고전경제학에서 아직도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이론에 따르면 경제활동이란 쓸모없는 쓰레기를 가치 있는 것으로 바꾸는 과정이다. “자연계의 모든 것에 인간의 노력이 가미되고, 사회 내애서 교환되고, 소비될 수 있는 어떤 가치있는 것으로 탈바꿈하기 까지 쓰레기에 불과하다”고 로크는 이야기했다. 모든 물질과 에너지의 양은 고정되어 있고 창조 되거나 파괴될 수 없으며, 오직 모습이 변할 뿐이라는 것이 열역학 제1법칙의 골자다. 제2법칙은 모습이 변할 때 항상 한 방향, 유용한 쪽에서 무용한 쪽으로 변한다고 말한다.  에너지가 환경에서 추출되어 사회를 통해 처리될 때, 그 중 일부는 각단계 마다 분산되고 소비되며, 궁극에 가서는 만들어진 제품을 포함하여 모든 것이 다른 형태의 쓰레기로 변한다.

 

인간과 기계는 가용한 에너지를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로 변환시킬 뿐이며, 그 과정에서 잠시동안 효용을 만들어 낼 뿐이다.경제학자들은 인간의 노동과 기계가 가치를 창출한다는 생각에 끈질기게 매달린다. 그러나 인간의 에너지, 기계적 에너지 또한 다른 형태의 에너지가 뭔가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소비될 때마다, 전체 환경은 더 큰 무질서와 쓰레기가 생기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제2법칙을 통해 알고 있다. 또한 어떤 가치 있는 것을 생산해도 결국 그것은 쓰레기 또는 분산된 에너지로 전락되고 만다. 이처럼 인간이 만드는 것이 무엇이든 결국에는 바람에 날리는 먼지가 되어버리기 때문에, 유용한 물건을 영원히 축적해 나간다는 의미에서의 물질적 진보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것은 에너지 흐름이 커지고, 궁극적으로 사회가 비용을 지불해야 할 무질서도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과 교환 과정의 각 단계에서 어떤 일이 행해진다는 것은 인간과 기계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말이다. 에너지 일부분은 제품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버려진다. 그러므로 경제활동 과정에서 더 많은 재화를 축적한다는 것은 더 많은 에너지가 낭비 된다는 것이다. 식품 제조공정에 들어가는 에너지 중 원료를 경작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는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가공, 포장, 유통, 준비에 소비된다. 식품가공 산업은 금속, 화학, 석유에 이어 미국에서 네 번째로 큰 에너지를 소비한다.

 

오늘날 우리는 진짜 식품보다 합성된 가공식품을 더 많이 먹고 있다.  부엌에서 일하는 단순노동에서 인간을 해방시키기 위해 개발된 편의식품과 가공식품은 인간을 더 큰 엔트로피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부엌에 있는 시간을 좀 더 절약할 수 있겠지만, 그로부터 얻는 이익보다는 가공식품을 살 돈을 벌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근로시간, 인간 에너지가 더 크다. 식품가공에는 각 단계마다 에너지가 들어간다. 그리고 이 에너지가 각 단계를 통해 흘러갈 때마다, 우리는 더욱 소수의 거대기업이 권력을 쥐는 것, 식사 내용이 더욱 불건전 해지는 것, 재생불가능한 에너지가 더욱 많이 소비되는 것을 목격한다. 식품가공은 석유화학, 자동차, 항공수송, 합성섬유 등의 분야 처럼 고에너지 소비시대의 전형적인 산물이다, 모두들 더 큰 가치를 생산하는 것 같지만 이들은 끊임없이 지구의 소중한 에너지를 갉아 먹고 있다. 우리가 유용한 물질과 에너지 일부를 쓰면 그것은 두가지를 의미한다.

 

첫째 개인, 제도, 공동체, 사회가 이런저런 방법으로 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무질서로 인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며, 이 금액은 제품을 사용해서 얻는 가치보다 크다는 것. 둘째 후대 생물이 쓸 수 있는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세상에는 우리가 처음 왔을 때보다 더 적은 에너지가 남아있게 된다. 우리가 살면서 일부를 써버렸기 때문이다. 삶을 영위하기 위해 소비하는 칼로리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보통 사람의 1일 식사는 200칼로리 쯤 에너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전기 등을 쓰고 가공식품을 먹기도 하면서 소비하는 에너지는 20만 칼로리쯤 된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칼로리의 100배정도를 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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