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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에너지 위기

미국인들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형태를 표현하는 단어는 중독이다. 미국 인구는 세계인구의 6%에 불과하지만, 전세계 에너지 총 소비량의 1/3을 차지한다. 전세계 에너지 수요를 증가시키는 첫 번째 요인은 폭발적인 인구 증가이다. 살기 위해서 유용한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세계인구가 10억이 되는데 200만 년 걸렸고, 20억이 되는데 100년이 걸렸으며, 1960년에 인구 30억이 되는데 30년 걸렸다. 그로부터 15년 후 40억이 되었으며, 2015년에 80억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구증가를 소화하기 위해서 광물 생산량은 다섯배 증가 해야 하고, 식품 생산량도 네 배 증가해야 한다. 인구의 최저생활만 보장하려해도 향후 30년 동안 이제까지 인류역사상 수행되었던 건설공사의 총량과 맞막는 양의 작업을 통해 집, 병원, 항만, 교량, 기타 여러가지 시설을 지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공사는 천문학적 분량의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한다. 이미 직면하고 있는 세계적 에너지의 문제를 생각해 보면, 아무리 노력해도 인류의 미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 같다.

 

원유 매장량이 점점 줄어드는 대신 채굴, 처리, 소비와 관련된 비용은 점점 올라간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석유 이외에 다른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원을 찾는데 매달리고 있다. 석유를 손에 넣기가 점점 힘들어지므로 이를 상쇄하기 위해 미국은 석탄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우리가 석탄에 의존할 수 있는 절대 기간은 몇 세대에 그치고 말 것이다. 그리고 미국내 남아있는 석탄을 캐기위해 정부는 더 많은 돈을 지출할 것이고, 인플레와 오염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열화학의 법칙은 에너지를 변환시키기 위해서는 별도의 에너지를 투입해야 한다고 가르킨다. 순에너지는 총에너지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기위해 투입되는 에너지를 뻰 값이다. 이렇게보면 합성연료는 효율성도 형편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원자력은 에너지의 희망이었다. 원자력 발전은 비용 뿐만아니라 현재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및 건강문제를 일으킨다.  발전에 필요한 우라늄을 채굴하는 광부, 우라늄 광산 근처에 사는 주민들도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폐석의 반감기도 8만 년이다. 플로토늄을 도시의 대기중에 방출하면 약 100키로미터의 지역을 10만년간 오염시킬수 있다. 핵폐기물을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미국의 역사가 200년 밖에 되지 않았고, 인류의 역사도 1만년도 안되는 것에 비하면, 방사성 물질을 그 이상 오래 저장해 두려는 계획은 무모하다. 미국의 원자력 발전이 현재 수준으로 머문다해도 2년, 3년마다 새로운 핵폐기물 처리장을 만들어야 하므로, 이때마다 25만년간 이를 추적 관리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볼 때 핵융합에너지는 핵분열 에너지의 반대이다.  핵분열은 원자핵을 쪼개지만 핵융합은 서로 다른 원자 2개의 핵을 결합시킨다. 핵융합에너지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태양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는 반응이 바로 핵융합으로서, 이로부터 나오는 에너지가 수십억 년간 지구에 쏟아져왔고, 생명이 여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1950년대 인간은 수소폭탄을 통해 핵융합반을 배웠다. 하지만 핵융합 발전은 기술적 자원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돈이 많이 들고 공사기간이 길며 중앙집중적이고, 기술집약적인 발전방식이다. 원자력은 분열이든 융합이든 버터를 자르려고 톱을 들이대는격이다. 환경에서 에너지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시추기, 트랙터, 발전소 등 재생불가능한 자원을 사용해야 한다.  에너지를 이용하여 일을 하려해도 기계나 공장 등 재생불가능한 자원을 투입해서 만든 시설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렇게 때문에 에너지 자원의 고갈 자체는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물리적 한계의 일부에 불과하다.  고도의 산업경제가 유지되고 성장하는데 필요한 주요 재생불가능한 광물자원은 거의 빠짐없이 급속도로 고갈  되어가고 있다.

 

화석연료의 시대가 오기 전까지 인류는 필요한 에너지를 거의 전부 나무, 물고기, 풀밭, 경작지 등에서 얻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에너지원들의 생산성은 극대점에 달했고, 이제 하락하고 있다는 증거가 나왔다. 1967년 이래 세계의 산림생산성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어업은 1970년 정점에 달했으나 이제 긴 역사를 자랑하던 많은 어장의 고기가 싸가 말랐다. 연간 1인당 곡물 생산성도 1976년에 최고에 달했다. 1인당 양고기, 쇠고기 생산량도 모두 감소하고 있다. 10대 주요 광물의 수요가 현재 처럼 매년 3%씩 늘어나면, 수백 년 후면 우리는 지구 전체를 다 파먹을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350만 년쯤 되고, 지구의 역사는 40억년이 넘는다는 사실을 생각할 때 이것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대체제는 일반적으로 당초 재료보다 효율이 떨어지고 따라서 주어지는 기능을 수행하는데 더 많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오늘날 재생효율은 대부분 금속의 경우 30% 정도이다. 그리고 재생은 또 한번의 오염을 유발하며 원료의 수거, 수송, 변환에도 막대한 에너지가 든다. 대체제와 마찬가지로 재생도 기하급수적인 수요증가라는 상황에 비추어 보면, 파국을 잠시 늦춰줄 수 있을 뿐이다.

 

대형 빌딩들은 대부분 창문이 열리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다. 당시 사람들은 완전히 폐쇄된 환경에서 1년 내내 쾌적한 냉난방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이 공급될 것이라 생각했다. 자동온도 장치의 설정온도를 바꾸면 생물학적 심리적 영향도 나타난다. 우리는 에어컨에 철저히 적응되어서 인류역사의 99%에 해당하는 기간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온 온도와 습도가, 이제 견딜 수 없게 되어버렸다. 덜 시원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근로자보다 더 시원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생산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산업화 되고 도시화된 사회는 그 반대 방향 즉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기존의 고에너지 소비 구조하에서 보전을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찮은 일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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