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역학이라 하면 매우 복잡한 개념 처럼 들린다. 그러나 사실 열역학은 우리가 아는 과학개념 중에서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놀라운 것이다. 제1법착과 제 2법칙을 합쳐서 하나의 문장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며, 엔트로피 총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제1법칙을 부연 설명하자면 에너지를 창조하거나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우주의 에너지 총량은 태초부터 정해져 있었고, 우주의 종말이 올 때까지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즉 제1법칙은 에너지 보존법칙으로서 에너지는 결코 창조되거나 파괴될수 없으며, 한가지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변할 뿐이다.
미국 생화학자 아이작 아시모프는 간단한 예를 들고 있다 ‘ 일정량의 열을 일로 전환했다고 치자. 이 과정에서 열은 파괴된 것이 아니고, 다른 장소로 옮겨진 것이거나 아니면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변환된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에너지를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바꾸는 일뿐이다. 모든 것이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형태, 모습, 운동은 에너지를 여러모로 집중 변화시킨 결과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난 것에 불과하다. 인간, 초고층 빌딩, 자동차, 풀 한포기 등은 모두 에너지의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열역학 제1법칙 뿐이라면 에너지 고갈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석탄 한 조각을 태우면 태우기 전과 후의 에너지 총량은 같겠지만, 일부는 아황산가스와 기타 기체로 바뀌어 대기중에 흩어진다. 이과정에서 사라지는 에너지는 없지만 이 석탄 한조각을 태워서 하는 일과 같은 일을 할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여기서 설명은 열역학 제2법칙에서 찾을 수 있다. 제 2법칙은 에너지는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옮겨갈 때마다 일정한 벌금을 낸다. 여기서 벌금은 일할수 있는 유용한 에너지가 손실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을 가리키는 용어가 바로 엔트로피 Entropy 이다. 엔트로피는 더 이상 일로 전환 될 수 없는 에너지의 양을 측정하는 수단이다.
일이 발생하는 것은 에너지가 높은 수준에서 낮은 수준으로 또는 고온에서 저온으로 이동할 때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에너지가 어떤 수준에서 다른 수준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그 다음 일을 수행할 유용한 에너지 양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댐에서 나온 물은 저수지로 떨어지면서 전력을 발생시키거나, 물레방아를 돌리거나 아니면 다른 쓸모있는 일을 한다. 그러나 일단 바닥에 닿으면 물은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 엔트로피가 증가한다는 것은 유용한 에너지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연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정량의 에너지가 무용한 에너지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무용한 에너지는 결국 오염이다. 시람들은 오염이 생산활동의 부산물이라 생각한다. 사실 오염이란 것은 무용한 에너지로 전환된 유용한 에너지 총량을 의미한다.
창조 되거나 파괴 되지 않고 단지 전환될 뿐이며, 제2법칙에 의해 한 방향으로만 변해가므로 오염이란 엔트로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엔트로피라는 단어를 생각해낸 클라우지우스는 폐쇄계에서는 에너지 수준 차이가 항상 평준화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뜨거운 부지깽이를 공기중에 놓아두면 부지깽이는 점점 식고 주변 공기는 따뜻해진다. 뜨거운 물체에서 차가운 물체로 열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평형상태라고 한다. 평형상태는 에너지의 차이가 없다. 식어버린 부지깽이나 바닥의 물은 더 이상 유용한 일을 할 수가 없다. 이들의 에너지는 구속된 에너지며 무용한 에너지다. 평형상태는 엔트로피가 극점에 달한 상태이며, 일을 할 수 있는 자유롭고 유용한 에너지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태다. 엔트로피는 극점을 향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지구상에는 두가지 유용한 에너지 원이 있다. 하나는 지구 자체에 있는 에너지원이고, 또 하나는 태양에서 흘러나온 에너지다. 지구 에너지원은 두가지다. 하나는 인간의 시간 단위로 재생 가능한 것이고, 또 하나는 지질학적 시간 단위로 재생 가능하나 사실 인간에게는 재생 불가능한 것이다. 사람들은 적절한 기술만 개발하면 우리가 소모해버리는 것을 거의 모두 재사용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은 틀린 생각이다. 예를 들어오늘날 금속의 재생효율은 30% 정도이다. 재생하기 위해서는 재생 대상을 수거하고, 수송하고, 가공하는데 별도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결국 환경 전체의 엔트로피 총량은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재생이라는 것은 유용한 에너지원을 희생하고, 전체 환경의 엔트로피 총량을 증가시키는 대가를 치러야만 가능하다. 농부라면 누구나 끊임없이 재생작용과 햇빛으로도 같은 땅에서 매년 같은 양의 풀이 영원히 자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늘 존재하는 풀 한포기는 같은 자리에서 미래의 풀 한포기가 덜 나온다는 것을 뜻한다.
영국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 어떤 장소에 많은 양의 에너지가 있고, 인접한 장소에는 매우 적은 양의 에너지가 있을 경우, 에너지는 항상 많은 쪽에서 적은 쪽으로 평형을 이룰 때까지 이동한다. ”이것도 제2법칙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제2법칙을 에너지가 유용한 상태에서 움직여 간다고 했다. 그리고 엔트로피 법칙은 폐쇄계에서 모든 에너지는 질서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이동해 간다고 한다. 집이든 사무실이든 그냥 내보려두면 점점 무질서 해진다. 이것을 질서 있는 상태로 되돌리려면 에너지를 소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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