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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세계관-1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느낌, 그것이 희망이다.  우리 문명은 “미래는 물리적인 제약없이 무한히 뻗어나갈 것이며 물질적 한계란 없다.”라는 사고에서 성장해왔다. 따라서 엔트로피 법칙은 우리 문명에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엔트로피 법칙은 인간 활동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궁극적인 물리적인 한계를 정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상이 점점 혼란스럽고 무질서해지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어 보이고,  우리 생활은 끝없이 고치고, 꿰매는 수정작업의 연속이다. 지도자들의 이야기는 탄식과 사과로 가득차 있다. 위기에서 빠져나갈 길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뭔가가 잘못된다. 당면한 문제에 대해 찾아낸 해결책은 또다른 더 큰 문제를 낳는다. 주변 구석구석이 쓰레기와 오물투성이다. 오염물질은 땅에서 솟아나고, 강물로 흘러들고, 공기중에 퍼진다. 눈은 따갑고 피부는 변색이 되고 폐가 망가지는데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집에 들어 앉아 있는 것이다. 세상은 점점 빠르게 돌아가는데도 뭔가 되는 일은 하나도 없어 보인다. 인간도 사회도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다. 정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세상이 문제 투성이라면 그리고 세상을 고치려면, 우리는 이 세상이 어떻게 짜여져 있는가부터 알아야 한다.  전 세계적인 문제를 특정 개인이나 특정 사회를 비난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범세계적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한 사람의 지도자나 사상은 없다.  왜냐하면 이들 모두는 기존 세계관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회의 세계관이든 가장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세계관이 자신의 행동 방식이나,  현실 인식 방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구성원 대부분이 의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즉 세계관이란 것은 아무도 거기에 의문을 제가하지 않을만큼 어릴적부터 사람들의 마음속에 철저하게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개인은 독립된 완결체로 존재하며, 자연에는 질서가 있고, 과학적 관찰은 객관적이며,  인간은 항상 사유재산을 추구해 왔고, 개인간의 경쟁은 항상 있어 있어왔다고 믿는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의 본성의 일부이며 따라서 변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다른 사회, 다른 문명, 그리고 역사상 다른 시점에 서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특성이 인간의 본성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것이 세계관이 가지는 힘이다.  세계관은 우리의 인식 과정에 너무나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다른 시각도 있음을 상상하지 못한다.

 

엔트로피 법칙은 열역학 제2법칙이다. 제1법칙은 우주 안의 모든 물질과 에너지는 불변이며, 따라서 창조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단지 그 형태만 바뀔 뿐이다. 제 2법칙은 물질과 에너지는 한방향으로만 변한다고 규정한다. 즉 유용한 상태에서 무용한 상태로, 획득가능한 상태에서 획득 불가능한 상태로, 질서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변한다는 것이다.  우주안의 모든 것은 일정한 구조와 가치로 시작해서 무질서한 혼돈과 낭비의 상태로 나아가며, 이 방향을 거꾸로 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엔트로피란 우주내 어떤 시스템에 존재하는 유용한 에너지가 무용한 형태로 바뀌는 정도를 재는 척도이다.

 

노벨상을 수상한 화학자 프레데릭 소디의 말대로 열역학 법칙들은  “궁극적으로 정치체제의 흥망, 국가의 성쇠, 상공업의 변화, 부와 빈곤의 원천 그리고 인간 모두의 물질적 복지 등을 좌우한다”  인간이 행하는 모든 물리적 활동은 열역학 제1법칙과 제2 법칙의 형태로 표현된 철칙에 철저히 지배된다. 엔트로피 법칙이 물리적 세계- 모든 것이 유한하고, 모든 생명체가 삶의 과정을 마치면 그 존재가 종식되는 세계-만을 다룬다는 것은 중요하다. 어떤 문명이 그 내부의 물질세계를 어떻게 구성하는가? 그리고 그 문명이 존재의 물질적 차원에 어느 정도의 중요성을 부여하는가에 따라, 정신적 깨달음을 추구하는 행위의 조건이 결정된다. 

 

어떤 문명이 물질세계에 덜 집착할수록 인간은 물질세계의 속박을 뛰어넘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심오한 정신적 본질과 하나가 될 수 있다. 열역학 법칙은 물질세계를 지배한다. 인간이 물질적 존재의 틀을 확립하는데 있어, 이 법칙들을 어떻게 다루는가 하는 것은 인간의 정신적 영역이 번영하느냐, 쇠퇴하느냐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특정한 환경의 에너지 상황이 그 시대, 그 환경에서 형성되는 세계관의 기본틀을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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