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시간, 생명과 엔트로피 법칙

시간은 한 방향 즉 앞으로 흘러간다. 이 방향은 또한 엔트로피 변화의 함수이기도 하다.  시간은 에너지가 집중된 형태에서 분산된 형태로, 질서있는 상태에서 무질서한 상태로 변화하는 것을 비춰준다. 엔트로피 과정을 역행시킬수 있다면, 모든 것을 처음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의식은 주변에서 발생하는 엔트로피 변화를 끊임없이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이 늙어가고, 죽는 모습을본다. 화롯가에 앉아 빨갛게 탄 석탄이 차갑고 하얀 재로 변하는 모습을 보기도한다. 우리는 주변세계가 항상 변하는 것을 목격한다. 이 변화가 바로 제2법칙 전개 과정이다.  우리는 한 사건과 그 다음 일어나는 사건의 연속을 통해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지구상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날 때 마다 에너지가 소비되고, 엔트로피 총량은 늘어난다. 세계가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유용한 에너지가 고갈되어 간다는 뜻이다. 엔트로피 법칙은 자연의 모든 것이 쓸모있는 상태에서 쓸모없는 상태로 옮겨간다고 말한다. 로크는 그 반대라고 주장했다. 인간이 손을 대서 가치있고 유용한 것으로 만들기까지 자연의 모든 것은 쓰레기라는 생각에 입각하여 로크를 위시한 기계론적 패러다임 창시자들은 세상이 혼돈에서 질서를 향해 진보한다고 외쳤다.

 

우리는 시간을 뒤로 돌리거나, 엔트로피 과정을 역행시킬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엔트로피 과정이 발생하는 속도를 우리의 자유의지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이 지구상에서 행하는 모든 활동은 엔트로피 과정을 과속화하거나 늦춘다. 우리가 삶의 방식과 행동 양식을 결정하는 것은 지구상의 유용한 에너지를 얼마나 빨리 혹은 얼마나 천천히 소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 어린 아기가 성장해감에 따라 더욱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저장하게 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생명체들은 주변환경에서 자유에너지를 흡수하여 엔트로피 과정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자유에너지의 궁극적인 원천은 태양이다. 즉 모든 식물과 동물은 태양에 의존하고 있다. 광합성으로 살아가는 식물은 태양에 직접 의존하는 것이고, 식물이나 다른 동물을 잡아먹는 동물은 간접적으로 의존한다.

 

모든 생명은 평형상태로 나아간다. 움직일 때마다 에너지를 소비한다. 계속 소비만 하며 결국 평형상태에 도달하는데 그것은 곧 죽음이다. 생명체는 에너지를 흡수하여 평형상태에서 멀리 있으려고 한다. 이러한 상태를 정상상태라고 한다. 물질과 에너지가 생명체를 통해 흐르는 것을 멈추면, 정상상태는 깨지고  이 생명체는 평형상태, 죽음을 향해 흘러간다. 어떤 사람은 일년을 살아가는데 300마리의 송어가 필요하다. 그리고 300마리의 송어들은 9만마리의 개구리가 필요하고, 이 개구리들은 2700만 마리의 메뚜기가 필요하고, 이 메뚜기는 100톤의 풀을 먹는다. 그러므로 사람하나가 생명체로서 질서를 유지하려면 2700만 마리의 메뚜기나 1000톤의 풀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모든 생명체는 주변환경에 더 큰 무질서를 창조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의심할 여지가 있을까? 인간들 특히 고도의 산업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인간과 사회시스템 모두에서 에너지 흐름이 계속 증가하는 쪽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위기는 전환의 위기다. 다음 시대로 가면 인간은 절정의 단계로 옮겨가서, 인간과 사회시스템에서 에너지 흐름을 극소화하는 방향으로 옮겨갈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그러한 전환에 실패한 수많은 생물들과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생명의 역사는 멸종에 대한 기록으로 가득차 있다.

 

모든 생명은 주변환경으로부터 유용한 에너지를 빨아들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하고 있다. 다른 생물들이 눈, 귀, 코, 이빨, 발톱 등 자신의 신체에 달린 것에 의존하여 에너지를 얻는 반면, 인간만은 신체 외적인 도구를 이용한다. 더욱 발달된 신경계와 두뇌를 가진 인간은 여러가지 도구를 발명하여 자연이 준 생물학적 도구를 보충하고 확장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모든 신체 외적 활동은 문화의큰 부분을 이룬다. 사회발전이란 것도 결국은 인간의 생존을 확보할 수 있는 질서의 섬을 만들어 내려는 노력이다. 우리 인간은 다른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에너지의 지속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능력을 통해 생존한다. 또 문화는 더 큰 환경에서 에너지를 끌어내는 수단이 된다. 어떤 문화에서 발견되는 모든 복잡한 행동을 추출하여 몇 개의 범주로 나눈다면 에너지의 변환, 교환, 폐기 등의 용어가 맨 윗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에너지는 인간의 삶의 기반이자 문화의 기반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어떤 사회에서든 권력은 에너지를 변환, 교환, 폐기하는 신체 외적도구를 통제하는 사람이 장악한다. 신체 외적도구를 통제하는 사람들이 에너지 흐름을 통제한다. 이들은 사회라는 테두리에서 어떻게 일을 배분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엔트로피(제레미 리프킨 지음,이창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후의 에너지 분수령  (0) 2011.05.11
역사와 엔트로피  (0) 2011.05.04
엔트로피 법칙  (0) 2011.04.28
기계론적 세계관  (0) 2011.04.27
세계관-2  (0) 2011.04.25